김 총장은 퇴임사에서 “공직은 봉사와 헌신의 자리”라며 “저에게 맡겨진 시대적 소임을 다하고 이제 종착역에 내린다”고 아쉬운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직도 세상은 어두운 곳이 많다. 거짓, 가짜, 부패, 퇴폐, 폭력이 여전히 세상을 뒤덮고 있다. 또한, 위선이 진실을 가리고 가식이 성실을 누르고 있다”며 “검찰은 우리사회에서 등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 어두움에 계속 빛을 비춰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특히 검ㆍ경 수사권 조정 합의가 깨진 것을 염두하며 “약속도 합의도 지켜지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지만, 원칙이 무너지면 안 된다”며 정치권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항상 곧고, 바르게, 그리고 명예롭고 당당하게 나가야 한다. 검사는 검사답게, 검찰은 검찰답게 본연의 임무를 다해 주길 바란다”며 “화려하고 의기양양하게 비뚤어진 길을 가기 보다는, 질퍽거리더라도 쩔뚝거리면서도 바른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정치권을 꼬집었다.
김 총장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매우 크다. 기대가 큰 만큼 검찰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가혹하기까지 하지만 이 또한 검찰이 지고 가야할 운명”이라며 “항상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순간의 지지에 들뜨지도 말고, 순간의 비난에 흔들리지도 말아야 한다”고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변모, 개혁, 그리고 수사, 부패수사는 쉼 없이 계속돼야 하고, 검찰은 수사로 말해야 한다”며 “검찰은 변하고 있고, 많이 변했다. 이제 변모된 검찰이 세상을 변화시킬 때다. 정직한 사회,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기수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끝으로 “저는 후배 여러분과 우리 검찰 가족을 믿습니다. 이제 든든한 마음으로 모든 짐을 내려놓고 떠납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정든 친정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