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號 건설기술연구원, 비위 4건 중 3건 징계 미착수…직위해제자 월 1672만원 수령

순환골재 의혹 자체 조사 6개월 중단…특허 무상 제공·입찰자료 19차례 유출도 적발 기사입력:2026-10-14 18:35:00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선규 원장. 사진=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선규 원장. 사진=건설기술연구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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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박선규 원장이 이끄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특허 무상 제공과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금품수수 등 비위 의혹 4건이 확인되거나 제기됐지만, 이 중 3건은 징계 절차조차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자 4명은 모두 직위해제된 상태에서도 매달 총 1672만1000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특히 순환골재 관련 비위 의혹은 연구원이 자체 조사를 약 6개월간 중단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확인된 비위 의혹은 총 4건이다. 특허 관련 내부 규정 위반과 용역 수주 대가 여행상품권 수수, ODA 사업 금품수수, 순환골재 관련 해외 골프여행 등으로, 연구원은 해당 직원들을 직위해제한 상태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로 적발된 ODA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수사 등을 이유로 징계인사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 ODA 사건 역시 1차 인사위원회에서 해임이 의결됐지만 당사자가 재심을 청구해 최종 처분은 확정되지 않았다.

◆ 순환골재 비위 의혹 조사 6개월 중단…업체 대표 9명 고발까지

현 경영진의 관리 책임과 관련해 주목되는 사안은 순환골재 품질인증 관련 비위 의혹이다.

김선민 의원실이 확보한 내부감사 자료에 따르면 연구원 건설시험센터 소속 수석연구원에 대해 순환골재 관련 업체와 협회 임원, 시험기관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직무 관련 업체 관계자들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오고, 시험성적서의 합격·불합격 판정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연구원은 2025년 4월 30일 익명 제보를 접수하고 같은 해 5월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4월 26일부터 5월 1일까지 관련자들과 태국 골프여행에 동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연구원은 2025년 9월 3일 감사원이 관련 제보를 인지하자 중복감사 우려를 이유로 자체 조사를 중단했다. 이후 올해 3월 5일에야 조사에 다시 착수했다. 자체 조사가 약 6개월간 중단된 셈이다.

연구원은 올해 4월 14일 관련자 문답 등을 거쳐 직무관련자와의 국내외 골프 동행에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뇌물수수 등 혐의는 자체 감사만으로 실체를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고, 제보에 근거해 징계할 경우 소송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같은 달 28일 일산서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어 5월 15일에는 순환골재업체 대표 9명이 협회 관계자 등을 고발하면서 해당 연구원 직원도 피고발인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징계인사위원회는 열리지 않은 상태다. 당사자는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특허 무단출원·무상 전용실시권 계약…내부감사서 징계 요구

특허 관련 비위 의혹에서도 내부 규정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연구원은 2025년 12월 겸직·창업자의 특허 신고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직무발명을 연구원에 신고하지 않고 창업기업 명의로 특허를 출원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와 함께 특정 업체와 특허 전용실시권 계약을 무상으로 체결하고, 창업 연장승인 절차를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원장의 허가 없이 물품공급·기술지원 협약서와 물품공급 확약서에 연구원 인장을 사용한 행위도 감사에서 지적됐다.

연구원 자체 감사는 이 같은 행위를 문제 삼아 관련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다만 특허 관련 권리의 제공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형사상 책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공개한 기술이전 안내에서는 통상실시권을 원칙으로 하고, 기술을 이전받는 기업이 대가로 실시료를 지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무상 전용실시권 계약이 어떤 근거와 승인 절차를 거쳐 체결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연구원은 해당 직원을 직위해제했지만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인사위원회 절차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사건은 용역 수주를 돕는 대가로 하와이 여행상품권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제보를 통해 드러난 이 사안 역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관련자는 직위해제됐지만 징계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다.

◆ ODA 수주 대가 5000만원 수수 혐의…해임 의결에도 재심 진행

가장 구체적으로 확인된 금품수수 사건은 해외 ODA 사업과 관련한 비위다.

감사원이 올해 7월 공개한 「공직기강 점검 Ⅱ」에 따르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 모 선임연구위원은 2022년 '해외 스마트시티 건설기술 협력센터 구축사업'과 관련해 사업 수주를 돕는 대가로 업체 측에 금품을 요구하고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감사원 조사 결과 박 위원은 업체 측에 수주 대가로 3000만원을 요구한 뒤 자신의 대출금 상환을 이유로 2000만원을 추가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입찰 관련 미공개 내부자료를 19차례 제공했으며, 해당 업체는 실제 사업을 수주했다.

박 위원은 베트남 현지 지인 명의 계좌로 총 5000만원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개로 사업 참여 업체들로부터 항공료와 숙박비 등 253만원 상당을 제공받고, 직무관련성이 없는 지인에게서도 106만원 상당의 항공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해당 직원에 대한 해임을 요구하는 한편 뇌물수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연구원은 감사 결과 발표 이후인 8월 19일과 31일 징계인사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의결했다. 그러나 당사자가 9월 22일 재심을 청구하면서 최종 징계는 확정되지 않았다. 연구원은 11월 초 재심 징계인사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2022년 발생했지만 감사원 발표 이후 해임 의결까지는 비교적 신속하게 진행됐다. 따라서 징계 절차 자체가 장기간 지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외부 감사로 적발되기 전까지 입찰자료 유출과 금품수수 혐의가 내부통제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은 별도의 과제로 남는다.

◆ 직위해제자 4명, 월 급여 1672만원…박선규號 내부통제 시험대

비위 의혹 관련자들의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직위해제자에게 지급되는 급여도 논란의 대상이다.

건설연이 김선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직위해제자 4명의 당초 계약연봉을 월 기준으로 환산한 금액은 총 2508만2000원이다. 이들이 실제 지급받는 월 급여는 총 1672만1000원으로, 기존 금액의 66.7%에 해당한다.

개인별 월 지급액은 각각 314만5000원, 503만2000원, 484만9000원, 369만5000원이다. 기존 월 환산액과 비교하면 모두 약 3분의 2 수준이다.

박선규 원장은 2024년 11월 27일 임기를 시작했다. 따라서 2022년 발생한 ODA 금품수수 사건의 직접적인 발생 책임을 현 원장에게 묻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특허 관련 내부감사와 순환골재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수사 의뢰 등은 박 원장 취임 이후 이뤄졌다. 특히 순환골재 사건은 현 경영진 재임 중 자체 조사가 약 6개월간 중단됐다는 점에서 그 사유와 후속 조치의 적정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12월 내부감사에서 적발된 특허 관련 규정 위반 역시 감사 이후 징계 요구가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비위 의혹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연구원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가 충분히 작동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선민 의원은 "수사 중인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확인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적기에 진행할 수 있도록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이번 비위 의혹 4건에 대한 조사 및 징계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허·용역·해외사업 전반의 내부통제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며 "개별 사건의 책임 규명에 그치지 않고 유사한 비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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