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이 마침내 시공자 선정 국면에 들어섰다. 1~14단지 등 모든 단지가 정비구역으로 확정되면서 총 2만6000여 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재건축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주 경쟁 단계로 접어들 전망이다. 정비업계에서는 목동 재건축 전체 사업비를 3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건설업계와 조합원들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업계를 양분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내세운 ‘디에이치’와 ‘래미안’이 어떤 단지에 들어설지가 조합 내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한강변 핵심 사업지에서 브랜드 가치를 입증해온 만큼, 이들 브랜드의 참여 여부에 따라 단지별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본격화…올해 시공자 선정 러시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아파트는 모두 재건축 추진 채비를 마쳤다. 2025년 말 1·2·3단지까지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완료되며 전 단지가 재건축 테이블에 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각 단지가 순차적으로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며, 일부 단지는 이미 입찰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는 곳은 6단지다. 지난해 5월 조합 설립 이후 정비계획과 구역 지정을 마무리했고, 시공자 선정 입찰 공고에 이어 현장설명회까지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복수의 대형 건설사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10단지와 13단지는 이미 설계사 선정을 마쳤고, 나머지 단지들 역시 상반기 내 주요 협력업체 구성을 마무리한 뒤 시공자 선정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할 때, 올해 안에 상당수 단지에서 시공자 윤곽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추진 속도를 높이려는 배경에는 외부 변수도 작용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강화 기준이 2030년부터 서울 전역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그 이전에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이 목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삼성물산, ‘노른자 단지’ 수주에 각자 화력 집중
건설사들의 관심이 목동 재건축 시장에 집중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각자의 ‘주력 단지’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개 단지를 모두 한 건설사가 수주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양사는 입지와 상징성이 뛰어난 ‘노른자 단지’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목동 10단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호선 신정네거리역과 인접한 이 단지는 기존 2160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거쳐 최고 40층 약 4050가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는 현대건설 관계자가 직접 참석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은 목동신시가지 최대 규모인 14단지와 학군 수요가 높은 7단지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4단지는 현재 3000여가구 규모지만, 재건축 후에는 약 5000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목동 재건축을 대표하는 상징 단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7단지는 목동오거리와 5호선 역세권에 위치해 교통 접근성과 교육 환경 모두에서 강점을 지닌 단지로, 오랜 기간 지역 시세를 이끌어온 핵심지로 꼽힌다.
반면 삼성물산은 1·3·5단지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가운데 5단지는 용적률이 약 117%로 목동 전체 단지 중 가장 낮아 재건축 후 개발 여력이 크며, 인근에 현대백화점과 공공시설이 밀집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과거부터 7단지와 함께 목동 시세를 견인해온 대표 단지로도 꼽힌다.
3단지는 파리공원과 명문 학군에 인접한 입지로 주거 선호도가 높고, 최근 서울시의 종상향 기준 완화로 재건축 사업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1단지는 9호선 초역세권 입지에 더해 1980년대 시공 당시 삼성건설이 시공을 맡았던 단지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어,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브랜드 충성도와 원 시공자라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은 단지별 입지, 규모, 노후도 등 조건이 천차만별이라 각 건설사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단지를 선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일부 단지는 단지 경계가 맞닿아 있는 만큼, 양사가 공동 수주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강변에서 입증된 브랜드 경쟁력…목동 수주전에도 영향력 확대
목동 재건축 수주전에 나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이미 한강벨트를 따라 이어진 대형 정비사업지에서 입지를 굳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압구정, 반포, 한남 등 서울 중심부 핵심 지역에서 양사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잇달아 시공권을 따내면서, 이 같은 실적이 목동 수주전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반포1·2·4주구, 신반포2차, 한남3구역 등 상징성이 큰 사업지를 잇달아 수주했다. ‘디에이치’는 서울 고급 주거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며,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 브랜드의 희소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한강변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른바 ‘프리미엄 주거 벨트’에서 디에이치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앞세워 한남4구역과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등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준공 이후 높은 시세와 선호도로 브랜드 가치를 입증했고, 한남4구역 역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핵심 사업지로 평가된다.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시공력, 사후 관리에 대한 신뢰도가 래미안의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이처럼 한강변 주요 정비사업지를 양분해온 두 건설사는 목동에서도 유사한 경쟁 구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어떤 브랜드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단지의 가치와 프리미엄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양사의 브랜드 경쟁력이 향후 시공자 선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2025년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에서도 두 회사는 독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초로 ‘10조 클럽’을 달성하며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삼성물산은 창사 이래 최대 수주고인 9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양사의 수주액을 합하면 20조원에 육박해 전체 10대 건설사 도시정비 수주액의 40%에 달할 정도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을 비롯해 서울 주요 재건축지에서 양사의 경쟁 구도가 계속될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와 실적을 앞세운 전략적 수주전이 올해 정비시장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랜드 파워는 물론 신용도·자금력까지 따지는 조합들
목동 재건축 수주전이 본격화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어느 브랜드가 들어오는지에 따라 단지의 미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한강변 재건축 단지에서 이미 입지를 다진 ‘디에이치’와 ‘래미안’의 위상이 조합 내부에도 알려지면서 시공자 선정 단계에서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대규모 재건축이 처음 추진되는 목동인 만큼, 조합원들은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자금력, 금융 조건까지 꼼꼼히 따지고 있는 분위기다. 고금리와 이주비 대출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이주비 지원과 금리 조건 등 건설사의 금융 역량이 선택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AA급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과 금융 지원 여력을 갖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타 건설사에 비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단지일수록 건설사 신용등급에 따라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민감한 요소인 만큼, 브랜드 못지않게 자금 조달 능력이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동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단지별 입지와 개발 잠재력이 뚜렷해 조합마다 원하는 브랜드나 건설사가 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결국 어떤 건설사와 브랜드가 들어오느냐에 따라 해당 단지의 프리미엄 형성이 결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
30조원 ‘목동 재건축’, 시공권 ‘디에이치-래미안’ 중 어디?
14개 단지, 시공자 선정 앞둬…연내 윤곽 드러날 듯현대 ‘7·10·14단지 정조준’…삼성 ‘1·3·5단지 저울질’
업계 “브랜드가 집값 좌우”…조합 “기대감 최고조” 기사입력:2026-02-25 14: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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