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알, 생명을 앗아간다"…美 청소년 덮친 죽음의 펜타닐

[크라임 렌즈] 미국 오피오이드 중독의 그늘… '벤조도프' 확산과 청소년 사망률 증가 기사입력:2025-07-29 13:47:28
미국에서 오피오이드(opioid) 과다복용 문제는 21세기 들어 가장 심각한 공중보건 및 형사정책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2000년부터 2014년 사이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고, 현재는 약물 관련 사망 중 40%, 처방약물로 인한 사망의 73.8%가 오피오이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출처: CDC, 2011; Warner 외, 2011).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펜타닐(fentanyl)로 인한 치명적인 사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약물 사용률은 감소했지만, 펜타닐을 중심으로 한 합성 오피오이드의 위협은 오히려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청소년 펜타닐 남용의 최근 동향과 이를 줄이기 위한 예방 전략에 대해, 중독 의학 분야의 권위자인 마크 S. 골드(Mark S. Gold) 교수(플로리다 대학교)가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기고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의 'One Pill Can Kill' 캠페인은 DEA가 2021년에 출시한 공공 인식 캠페인이다.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이 포함된 위조 처방약의 치명적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소셜 미디어, 교육 자료, 학교 및 스포츠 단체 파트너십을 통해 부모, 교사,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홍보하며, &quot;한 알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quot;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One Pill Can Kill' 캠페인은 DEA가 2021년에 출시한 공공 인식 캠페인이다.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이 포함된 위조 처방약의 치명적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소셜 미디어, 교육 자료, 학교 및 스포츠 단체 파트너십을 통해 부모, 교사,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홍보하며, "한 알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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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조도프'의 위협… 의식 잃는 사람들

2025년 7월 10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Baltimore, Maryland)에서 구조대가 한 동네에서 동시에 약물 과다복용 증세를 보인 25명을 발견했습니다. 이들 모두 동일한 지역에서 '길거리 유통용 마약 샘플'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검사 결과 펜타닐과 함께 미국에서 승인되지 않은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s)계 약물인 N-메틸클로나제팜(N-methylclonazepam), 아세트아미노펜, 만니톨, 키니네, 카페인 등이 혼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벤조디아제핀 성분은 날록손(naloxone; 오피오이드 길항제로, 과다복용을 효과적으로 역전시키는 약물) 투여 이후에도 의식 회복이 어려울 만큼 강력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NIDA)에 따르면, 2021년 미국 내 치명적인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사례 중 약 14%가 벤조디아제핀과 연관돼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펜타닐과 메스암페타민('합성 스피드볼') 혹은 코카인과의 혼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펜타닐이 벤조디아제핀에 오염된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합성 벤조디아제핀이 포함된 오피오이드 혼합물은 '벤조도프(benzodope)'로 불리며, 기존 오피오이드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펜타닐과 벤조디아제핀은 모두 호흡을 억제하는 진정 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함께 복용 시 사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 펜타닐, 청소년 사망의 주범으로 떠올라

2024년에는 미국 전역에서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가 11만 명에서 8만 명으로 감소했지만, 펜타닐은 여전히 젊은 층 사망의 주요 원인입니다.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21년까지 20세 미만 청소년 13,861명이 오피오이드로 사망했으며, 이 중 37.5%가 펜타닐과 연관됐습니다. 특히 15~19세 연령대가 전체 펜타닐 사망자의 90%를 차지했고, 이 중 약 17%는 벤조디아제핀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5년 <소아과학(Pediatrics)>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2018~2022년 기간 동안 펜타닐 단독 사용이 청소년 과다복용 사망의 주된 원인이며, 그 증가 속도 역시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4세 청년층의 과다복용률은 훨씬 높았는데, 무려 168%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초기에는 비히스패닉 백인이 주 피해자였지만, 2022년 이후 흑인, 아메리카 원주민, 히스패닉 청소년의 오피오이드 혼합물로 인한 사망률이 이들 집단에서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 "약물 사용 줄었지만, 치명성은 커졌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됩니다. 2024년 기준 청소년의 알코올, 대마, 니코틴 사용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이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유의미한 약물 사용 감소입니다. 미시간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감소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활동 축소, 건강 인식 향상, 온라인 활동 증가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시간대학 연구진은 또한 2009년에서 2022년 동안 청소년의 처방 오피오이드, 벤조디아제핀, 각성제의 비의료적 사용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을 보고했습니다. 처방약 사용 감소의 요인으로는 만성 통증에 대한 오피오이드 처방의 제한, 단기 처방 권장 등 의학적 지침의 변화가 지목됩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청소년의 인식 변화에 따른 것인지, 단지 처방량 감소 때문인지는 향후 연구가 필요합니다. 약물 사용 자체는 줄었지만, 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인 펜타닐과 같은 합성 오피오이드의 등장으로 인해 청소년의 사망 위험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단순한 사용률 지표보다 '약물의 독성'과 '혼합물에 따른 위험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One Pill Can Kill' 캠페인, 실제로 효과 보인다

미국 마약단속국(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DEA)은 2022년부터 '한 알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One Pill Can Kill)' 캠페인을 통해 펜타닐이 포함된 위조 알약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마약단속국 분석에 따르면, 2021년에는 위조 알약 10개 중 4개에서 치명적인 펜타닐 성분이 검출됐고, 2022년에는 6개로 증가했습니다. 2024년 한 해에만 무려 6천만 정이 넘는 펜타닐 함유 위조 알약이 압수되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SNS, 교육 자료, 스포츠 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청소년 대상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약물오남용방지 커뮤니티연합(Community Anti-Drug Coalitions of America; CADCA)은 미국 전역과 해외 30개국 이상에서 지역 연합을 조직하여 이 캠페인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텍사스 라레도(Laredo, Texas) 지역에서는 펜타닐 관련 사망이 1년 새(2023~2024)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독성의 시대, 예방은 생존이다

청소년 약물 중독의 양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펜타닐과 같은 고독성 약물이 다른 약물과 혼합된 채 유통되면서 한 알의 약물이 생명을 위협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청소년 사망을 줄이기 위한 예방 전략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나이·문화·지역별 맞춤형 경고와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한 알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경고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원문 기사 출처
"Increased Youth Overdose Deaths From Fentanyl," Mark S. Gold. M.D. 07.21. 2025. <Psychology Today>.
Increased Youth Overdose Deaths From Fentanyl | Psychology Today

▶ 추가 출처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CDC; 2011). Vital signs:overdoses of prescription opioid pain relievers—United States, 1999–2008. *Morb Mortal Wkly Rep*, 60, 1487–1492.
Warner M., Chen L. H., Makuc D. M., Anderson R. N., Miniño A. M. (2011). *Drug Poisoning Deaths in the United States, 1980–2008*. Hyattsville, MD: 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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