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 고발 건설업자 징역 4년·경찰관 집유

기사입력:2020-01-12 13: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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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법청사.(사진=전용모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의 의혹을 고발한 건설업자 K씨(56)가 아파트사업 시행투자 명목과 소송비용 명목으로 상가분양 대금과 소송비용을 편취하고 명예훼손과 무고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일부 사기혐의는 무죄를 받았다.

K씨와 유착한 현직 초급간부 경찰관 S씨(50)는 피고인 K씨에게 검사 압수수색검증영장기각결정서, 수용위원회 심의 녹취록, 내부보고서 등 공무상비밀을 누설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및 비서실장과 박천동 전 북구청장에 대한 각 강요미수의 점은 무죄를 받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김관구 부장판사)는 2020년 1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2019고합6)된 피고인 K에게 징역 4년을, 공무상비밀누설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S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피고인 K는 2005년 운영한 ◇◇하우스 명의로 380억 원을 대출받은 후, 2007년 7월 31일경 울산시로부터 주택건설 사업계획을 승인받아 울산 북구 90번지 등 부지에서 아파트 신축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시공사의 부도 등으로 인해 자금상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농협중앙회에 대출금 및 이자를 변제하지 못하게 됐고,해당 부지에 대한 매각절차가 수차례 유찰 된 후 ●●씨앤디가 2012년 2월 27일 197억원에 매수했다, 그후 ●●디앤씨(피해회사)가 ●●씨앤디로부터 매수인 지위를 이전받고, 2012년 10월 2일경 대한토지신탁에 매매대금 197억 원을 완납, 90번지 등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후, 2014년 11월 14일경 울산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2015년 4월 16일경 울산시로부터 주택건설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이 사건 사업을 진행, 2018년 6월 28일경 동별 사용승인, 2018년 10월 31일경 전체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시행업자인 피고인 K는 2012년 2월 427억 원 이상의 대출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90번지 등 부지에 대한 매각절차가 진행되어 향후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지자, 마치 피해회사의 이 사건 사업 시행부지에 아파트 신축사업을 시행해 피해자에게 상가를 분양해 줄 것처럼 피해자 KA를 속여 합계 7억 3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이어 피고인은 당시 진행하던 사업이 없었을 뿐 아니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대해 수백억 원 상당의 양수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이에 속은 피해자 KA로부터 2012년 9월 28일경 선이자 1000만 원을 공제하고 90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했다.

또 피해자 KA로부터 소개받은 다른 피해자 KB에게 아파트 및 상가를 신축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투자하면 신축할 상가 1동을 분양해 주겠다'고 기망해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2년 7월 31일경 및 2012년 8월 1일경 합계 4억 원을 교부받음으로써 M 명의 계약서 1통을 위조해 행사하고, 재물을 교부받았다.

여기에 피해자 L에게 '현재 진행중인 아파트 토지수용 취소소송과 현 시행사와의 아파트 관련한 소송비용을 빌려달라'고 거짓말을 해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8년 2월 7일경 1억 원, 2018년 3월 9일경 1억 5000만 원, 합계 2억 500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피고인은 2018년 5월경 자신이 아파트 신축사업을 진행하려 했던 90번지 등 부지를 피해회사가 매수해 울산시로부터 사업계획승인을 받아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하게 되자, 자신에게 수억 원을 투자한 L과 함께 수용재결절차나 사업승인 과정에서 사업승인이 취소될 정도의 위법이 확인된 바 없었음에도 마치 위법이 확인된 것과 같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

아울러 자신에게 10억 원 이상을 투자한 KA와 함께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게시하여 피해자를 비방함으로써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방해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가 이 사건 사업 관련하여 부당하고 불법하게 사업승인을 받은 사실이 없었고, 입주자들에게 부당한 사업승인 관련 문제로 인해 휘트니스센터, 스크린골프, 옥상경관조명 등의 시설을 설치해 주려고 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거짓내용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했다.

피고인은 2018년 7월 12일경 M으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하고 검찰에서 같은 해 11월경 참고인 조사 등 수사를 진행하자, M을 허위사실로 형사 고소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키고, 마치 자신이 진행하려던 사업이 M의 방해로 성공할 수 없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한 것처럼 가장해 사기 혐의를 은폐하며, 형사처분 받게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뒤「M과 K○○이 공모해 피해회사가 ◇◇하우스 소유 부지를 낙찰받았으나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다가 2012년 9월 대우건설로부터 잔금을 차입하려는 사실을 알고 ‘주택사업관련 현황 및 대책’이라는 서류를 대우건설에 제출해 대우건설이 피해회사에 잔금을 대여하는 데 일조하고, 그 대가로 M의 회사가대우건설로부터 약 25억 원 상당의 공사를 두 차례 수주받아 업무상배임 행위를 하고, 피고인 운영하는 건설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라는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한 다음, ’주택사업관련 현황 및 대책‘ 서류를 증거삼아 2018년 11월 16일 울산지방검찰청 민원실에 고소장을 제출해 무고했다.

피고인 K는 주무부서인 울산시청 건설도로과에서 98번지 등 토지수용에 대한 안건을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상정, 울산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서 2017년 7월 12일 위 토지에 대한 수용재결 원안이 가결되자 토지수용에 불만을 품고 멸치액젓을 공무원들에게 던져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한편 피고인 S는 경찰관이고, 피고인 K는 아파트 시행사업을 하는 건설회사의 대표로, 피고인들은 피고인 K의 외삼촌인 D의 소개로 서로 알게 된 후 아파트 신축사업의 진행상황과 사업을 진행할 경우 얻을 이익에 관한 내용을 공유하는 등 오랜 기간 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피해자 김기현은 2014년 7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울산시장으로 재직한 자이고, 피해자 P는 김기현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한 자이며, 피해자 P의 친형은 피고인 S가 수사하던 사건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있다.

그리고 피고인 S는 같은 기간 울산시 북구청장으로 재직한 바 있는 피해자 박천동에 대한 2014년 지방선거 관련 공직선거법위반 고발 사건을 담당했고, 그 과정에서 위 피해자를 알게 됐다.

피고인들은 피고인 K와 시장 동생과의 2014년 3월 26일자 ‘PM용역계약서’가 작성된 것을 기화로, 울산시에서 아파트 신축사업에 대한 피해회사의 주택건설 사업계획승인 신청을 반려하고 피고인 K가 운영하는 건설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할 수 있도록, 피고인 S가 경찰관의 신분을 내세워 ‘PM용역계약서’의 존재로 인해 피해자 김기현 및 동생에게 마치 변호사법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는 등 형사적인 문제에 연루될 수 있고 피해자 김기현의 비서실장인 피해자 P 또한 직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하기로 상호 공모했다.

피고인 S는 비서실장의 형을 찾아가 "시장 동생이 어떤 일에 대해 해결해주기로 피고인 K에게 약속한 각서가 있다. K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경찰관인 내가 볼 때 시장동생은 무조건 구속이다. 그러니 무조건 동생(비서실장)한테 전달해서 김기현 시장한테도 들어가도록 하라. 시장동생이 잡혀가면 시장도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고, 비서실장인 동생도 쫓겨날 수밖에 없다"라고 하면서 이를 피해자 비서실장애게 전달하게 했다.

또 "피고인 K가 운영하는 회사가 사업을 해야 시장 동생도 문제가 없게 된다, 시장님이 피고인 K를 못 믿겠다면, 내가 책임지고 시장님과 비서실장도 잘 아는 OOO엠텍이라는 큰 회사의 M회장에게 피고인 K가 갖고 있는 모든 시행 사업권을 이양하도록 하겠다. 동생에게 그렇게 말해 보라. 이렇게까지 우리가 양보하는데도 K가 원하는 대로 해결해주지 않으면 사건을 할 수밖에 없다"며 피해자들에게 전달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해 2015년 3월 9일경, 3월 20일경 비서실장의 형에게 찾아가 이같이 말했지만 비서실장이 이에 응하지 않고 시장에게도 전달하지 않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 피고인 S는 피해자(북구청장)를 협박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 하여금 위 98번지 등에 대한 기부채납을 받지 않고 피해회사의 아파트 신축사업 공사를 중지시키게 한 다음 피고인 운영 건설회사가 아파트 신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 2016년 9월 8일 오후 5시경 울산 북구청장실을 찾아가 피해자를 만난 자리에서 ‘2차 공원부지 허가를 북구청에서 허가한 것이 위법하다. 이를 K가 고발해 수사 중인데, K가 검찰에 갔다 왔고 검사도 확실히 위법하다고 했다 한다. 내가 봐도 북구청이 2차 공원부지에 대해 기부채납을 받는 것이 문제가 된다. K가 앞으로도 당신을 상대로 계속 고소, 고발을 진행할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면 계속 공사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면서 피해자에게 겁을 주었으나, 피해자가 이에 응하지 않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와관련, 비서실장의 형은 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울산지방경찰청에서 2018년 1월경 피고인 K와 시장 동생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서에 관해 수사에 착수하고, 2018년 3월경 울산시청 비서실을 압수․수색하자 2018년 3월 21일 사건 발생 후 약 3년이 경과해서야 피고인들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그 고발장에는 피고인 S를 수사담당자로 인사발령 한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인 황운하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울산시장 비서실장은 형이 피고인들을 고발한 후 4일 만인 2018년 3월 25일 황운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나아가 일반인 신분에 불과했던 비서실장의 형은 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울산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당시 울산시장 비서실장인 동생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고, 동생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고발에 나아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경험칙에도 부합한다. 그렇다면 비서실장의 형이 사건 발생 후 약 3년이 지나서야 한 이 사건 고발에는 동생 또는 김기현을 위한 다른 의사와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 고발 경위에 상당한 의문이 든다"고 했다.

재판부는 양형이유에서 "피고인 K가 KA로부터 소개받은 피해자 KB에 대한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공무집행방해 등 일부 범죄사실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동종범죄전력 및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사기 범행의 피해 규모가 상당함에도 대부분의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점, 공무집행방해죄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는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자신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후 피해자 및 공범에 대해 진술번복을 회유한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 후의 정황이 좋지 아니한 점 등은 K에게 불리한 정상이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 S는 아무런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K와 부적절해 보일 정도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로 인하여 수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직무상 비밀이자 개인정보가 담긴 수사자료를 피고인 A에게 제공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서 범행 경위, 방법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아니한 점, 범행 후의 정황도 그리 좋지 아니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 S의 강요미수에 대해서는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당시 비서실장 형과 비서실장의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이 있을 뿐인데, 이들의 각 진술은 이를 선뜻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가 비서실장의 형을 통해 김기현, 비서실장이 공포심 또는 위구심을 일으킬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했다는 점과 박천동에 대한 것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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