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층간소음 제대로 확인 없이 욕설·민원제기 아랫층 손배책임

"수인하기 어려운 고통가하는 것은 민법상 불법행위" 기사입력:2019-08-05 11: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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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법원현판.(사진제공=대구지법)
[로이슈 전용모 기자]
아파트 윗층에 거주하는 원고들이 층간소음을 유발했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도 해보지 아니한채, 층간소음을 항의한다는 명목으로 윗층을 찾아가 욕설을 하고, 수십 차례 인터폰으로 항의를 하며 원고의 직장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고통을 가한 아랫층 거주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원고들(가족4명)은 2017년 1월 대구의 한 아파트에 이사온 이후부터 아랫층 거주자(피고들-부부)와 층간소음관련 타툼이 발생했다.

피고 남편은 교사인 원고 아내에게 비하하는 욕설과 반말을 하고 대구시교육청 장학사에게 주민에게 민폐를 끼치는 등의 고발취지의 민원(6차례)을 넣는가 하면 엘리베이터 안에 써놓은 '층간소음에 유의하고 서로를 배려하자'는 게시물에 '너나잘해라'고 조롱의 의미를 써두기도 했다.

원고들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원고들이 별다른 소음을 유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수차례에 걸쳐 직접 찾아오거나 인터폰을 하고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민원을 넣는 식으로 참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가했는데 이는 이웃으로서의 수인한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 공연히 모욕하고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학대하고 허위사실적시로 명예훼손 등을 했다"고 주장하며 위자료 각 750만원, 치료비 등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들은 "원고들과의 층간소음 갈등과정에서 여러차례 다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다소 거친 언사를 한 적은 있지만 이것이 원고들이 주장하는 협박, 아동학대, 모욕,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대구지법 민사24단독 황형주 판사는 지난 7월 12일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 이◇◇(남편)는 원고들에게 각 100만원과 이에 대하여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2. 3.부터 판결선고일인 2019. 7. 1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피고 남편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아내에 대한 원고들의 청구는 기각했다.

황 판사는 원고들이 소음의 진원지가 자신들이 아니라고 항변함에 대하여 피고들이 사실확인도 해 보지 않은 채 거짓말로 치부했던 점, 서로간에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쥐새끼같은. 바퀴벌레. 싸가지 없다. 이X아. 머리가 모자라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감내할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 점, 윗층의 아이들에게 '너희가 범인인 것 다 알아'라고 말해 아이들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준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의 욕설, 민원제기, 게시물에 조롱의 의미를 담은 낙서를 한 행위 등은 포괄적으로 원고들의 평온한 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여 수인하기 어려운 고통을 가하는 것이어서 민법상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로 인해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 또한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남편)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