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비접촉사고로 상해 입게하고도 별다른 조치없이 도주 운전자 벌금형

기사입력:2026-01-09 09:37:10
울산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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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울산지방법원 형사5단독 조국인 부장판사는 2025년 12월 10일 피해자가 공유킥보드로 횡단보도로 진입했다가 피고인의 차량을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제동 하다가 넘어져 상해를 입었음에도(비접촉사고),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도주치상)혐의로 기소된 피고인(50대)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배상신청인의 배상명령신청은 각하했다.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않아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됐다.

-피고인은 2024. 8. 27. 오후 4시 10분경 승용 차량을 운전해 울산 동구 한 공원 앞 편도 1차로의 도로를 ○○월드아파트 쪽에서 방어진우체국 쪽으로 진행하던 중 문정사거리 쪽으로 우회전하여 진행하게 됐다.

그곳은 제한속도가 시속 30㎞인 도로로서 신호기가 설치된 교차로가 있는 곳이고, 피고인의 직진 방향으로 횡단보도 및 정지선이 설치되어 있었으며, 당시 위 교차로의 피고인의 직진 방향 신호기에 적색 등화가 켜져 있었다. 이러한 경우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우회전을 하기 전 정지선 내지 횡단보도 직전에서 정지한 후 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 등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전방 및 좌우를 주시하고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여 안전하게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위 제한속도를 초과하여 시속 약 43.7㎞로 진행하다가 위 적색 신호에도 불구하고 위 정지선 직전에서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한 업무상의 과실로, 피고인의 진행방향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전거전용도로를 따라 공유킥보드를 운전하여 진행하던 피해자 Y(51)가 위 횡단보도로 진입했다가 피고인의 차량을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제동하다가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지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의 과실로 피해자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 다발성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도, 피해자를 구호하고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현장을 이탈해 도주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는 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주행했으므로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의 ‘보행자’에 해당하지 않고, 따라서 피고인에게 위 규정에 따른 일시정지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차량 때문이 아니라 킥보드 최고 속도로 불규칙한 횡단보도 면을 진행하다가 스스로 넘어진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인의 과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 얼굴의 가벼운 찰과상 외에는 심각한 부상을 인지하지 못했고, 이에 물티슈로 상처를 닦아주는 등 피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조치를 취했으며, 피고인이 사고 현장을 이탈해야 할 특별한 동기도 없어 피고인에게는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교통사고가 피고인의 전적인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과실도 경합하여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그 교통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974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883판결 등 참조).

1심 단독재판부는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되었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이 사건 사고와 피고인의 과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은 당시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하지 않고 우회전을 하려고 하다가 전방 좌측에서 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뒤늦게 정지했으나, 피해자는 피고인의 차량을 발견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브레이크를 작동하고 왼발로 도로면을 디디며 킥보드를 왼쪽 방향으로 꺾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던 점, 피해자에게도 킥보드를 탑승한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했던 과실이 있다고 보이나, 위와 같은 사고의 경위와 피고인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과실이 경합했다고 하여 주의의무를 위반한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피해자가 사고로 다쳤을 수도 있었음을 인식했음에도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도주의 의사로 사고 현장을 이탈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은 자신이 보기에 피해자가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거나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이름, 연락처 등 인적사항을 가르쳐주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사고 현장을 이탈한 점 등을 고려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및 내용, 피해자의 상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에게도 상당한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자동차보험을 통해 피해 일부가 회복됐거나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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