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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세월호 오보 및 보도 개입’ 길환영 전 KBS사장 해임 정당

기사입력 : 2016.11.21 16:36 (최종수정 2016.11.21 16:37)
[로이슈 신종철 기자]
공영방송으로서 세월호 참사 오보 그리고 방송보도 내용에 개입했다는 보도국장의 폭로 등 직무수행능력 상실, 부실한 재난보도 등의 이유로 내려진 길환영 전 KBS 사장에 대한 해임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통령은 2012년 11월 24일 길환영씨를 한국방송공사(KBS)의 사장으로 임명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5월 3일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수를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비교하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짐에 따라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커졌다.

이에 김시곤 보도국장은 2014년 5월 9일 보도국장직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길환영 사장이 수시로 보도 내용에 개입하는 등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왔음을 폭로하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길환영 전 KBS 사장
길환영 전 KBS 사장
이후 KBS 내부 구성원들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보직사퇴 등을 감행하고, KBS의 양대 노조(KBS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5월 29일부터 총파업을 실시하는 등 KBS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됐다.

KBS 이사회는 2014년 6월 5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재적이사 11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7명 찬성, 4명 반대로 길환영의 사장으로서 직무수행능력 상실, 부실한 재난보도와 공공서비스 축소, 공사 경영실패와 재원위기 가속화를 사유로 해임제청을 결의하고, 대통령에게 길환영 사장을 KBS 사장직에서 해임해 줄 것을 제청했다.

대통령은 해임제청을 받아들여 2014년 6월 11일 길환영 사장을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길환영 KBS 사장은 “이사회는 기자협회 등 일부 직능단체의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여론몰이에 의해 사태를 과장되게 보고 해임제청안을 가결한 것이고, 세월호 사건 당시 국내 언론 대부분이 국민적 불신을 받았으므로 KBS만의 문제는 아니었고, KBS 뉴스 보도와 관련해 해임될 만큼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2015년 9월 길환영 전 KBS 사장이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패소 판결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해임제청 단계에서 이사회가 원고(길환영)에게 사전통지를 하고,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했다면, 해임처분에 있어서 절차적 보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봐야한다”며 “따라서 해임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장으로서의 직무수행능력 상실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은 원고가 보도에 개입하는 등 공영방송의 독립성ㆍ공정성ㆍ자율성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확산됐기 때문인데, 원고는 김시곤 보도국장의 발언 이후의 사태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사태가 급속히 악화돼 감에도 불구하고 수습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도 않았고, 다수의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조직관리 능력에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해임처분 이후에 비로소 KBS의 운영이 정상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해임제청 및 해임처분 당시 KBS는 정상적인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었고, 원고는 KBS 사장으로서의 공적 책임을 실현해야 할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사회가 더 이상 원고에게 사태 수습 및 직무수행능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봐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민의 화합과 조화로운 민주적 여론 형성의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KBS의 공적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대표자 겸 업무총괄자의 지위에 있는 원고에 대한 해임제청을 의결한 것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고, 피고가 이를 원고에 대한 해임사유로 삼은 것 또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실한 재난보도 등에 대해 재판부는 “KBS는 다른 방송사들과 달리 국가기간방송으로서 국가의 재난주관방송사이므로, 단순히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 상황을 정확히 확인해 제대로 보도해야 하는 지위에 있으며, 특히 세월호 사건은 국민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슬픔을 안긴 국가적 재난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정확한 보도의 필요성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사건에 관한 KBS의 오보는 위 규정에 위반해 초래된 것인 점,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KBS의 보도 내용으로 인해 세월호 사건의 유가족들이 피해를 입고, 공영방송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면, 이는 단순히 보도국장의 사퇴나 기자들의 자성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KBS를 대표하고 업무를 총괄하며, 보도국장 등을 포함한 직원에 대한 임명권을 갖는 원고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세월호 관련 보도의 문제는 원고의 보도 개입 의혹과 함께 일련의 사태와도 연결돼 있다고 보이는 점 등까지 함께 고려해 보면, 이사회가 해임제청 당시 세월호 침몰 및 구조작업과 관련된 KBS 보도의 문제점을 처분사유와 더불어 원고에 대한 해임사유로 삼은 것이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9행정부(재판장 김주현 부장판사)는 지난 6월 길환영 전 사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길환영 전 KBS 사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16두45578)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해임처분 당시 KBS는 정상적인 기능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원고가 사장으로서 공적 책임을 실현해야 할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를 원고에 대한 해임사유로 삼은 것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해임사유와 함께 세월호 침몰과 구조작업에 관한 KBS 보도의 문제점을 해임사유로 삼은 것이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오인했거나, 재량권 일탈ㆍ남용의 정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거나, 이유에 모순이 있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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