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국 대구가정법원장 “집안 화목하면 모든 일 잘 이뤄집니다”

대구가정법원홈페이지 부모 동영상 꼭 시청 하길 권해 기사입력:2016-11-02 22:04:45
[로이슈 전용모 기자]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하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모든 일은 가정에서 비롯된다. 공동체의 근간인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의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 결국 서로 반목하게 된다.”
14년간 변호사 경력이 있는 김상국(58) 대구가정법원장이 키워드로 내세운 한자성어다. 대구시민들에게도 꼭 실천을 권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영화 변호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당시 변호사)의 부산지역 공동변호인단 90여명 가운데 한 사람이 김상국 법원장이다.

1981년 신군부 정권이 22명의 독서모임 회원들을 불법 감금, 고문한 '부림사건'이 실제 영화 배경이다.

부친의 권유로 법조계에 길을 걷게 된 김상국 법원장. “지금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1958년 경남의령 출신인 김 법원장은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학교에 야구부가 있었는데 한 번도 전국대회에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응원해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 소원을 서울대 법대에 다니면서 풀었다는 일화를 전했다. 당시 부산고 출신 후배 양상문 선수(LG트윈스 감독)가 전국 무대를 주름잡던 때였다고.

-14년간의 변호사 생활 마치고 판사로 임관

사법시험(25회)에 합격한 뒤 2년간의 사법연수원(15기)을 마치고 바로 변호사업계로 뛰어들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선택한 길이었다. 소위 가장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4명의 여동생을 모두 시집보냈다. 그렇게 14년간의 변호사 생활을 마감하고 2000년 창원지방법원 판사로 임관돼 법관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부산고법 판사,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부산지법ㆍ울산지법 부장판사, 부산지법 가정지원장, 부산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5년 2월부터 대구가정법원장을 맡고 있다.
-변호사 경력이 재판장 시절 도움 많이 돼...당사자들 공평한 기회 제공
재판에 앞서 사건에 관해 철저하게 파악한 후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재판을 진행해 당사자들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았고, 법정에서는 당사자의 주장을 경청하고 증거조사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 소송절차나 결론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고와 피고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줘야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김상국 법원장이 변호사 시절 법정 재판대가 높아 보였고 판사가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을 잘 이해할까 걱정한 경험이 있어 누구보다도 당사자의 입장을 잘 헤아릴 줄 알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는 한 재판부가 맡은 재판이 여러 건으로 재판진행 시간이 짧았고 당사자의 주장역시 시간이 없어 서면으로 제출하는 분위기였다. 지금은 공판중심주의라 말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늦어도 재판기일 3~4일 전에 서류 접수해야 재판에 도움

소송당자와 변호사들에 대한 조언의 말도 잊지 않았다.

“변호사들이 늦어도 재판기일 3~4일 전에는 서류를 접수해야 재판에 도움이 되는데 대개 재판 전날이나 심지어 당일에도 접수하는 사례가 있다. 물론 소송 당사자가 재판기일이 잡히면 그때서야 변호사에게 서류를 넘기다 보니 이해는 하지만 재판부가 사건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재판 진행을 위해서는 빨리 접수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부산가정법원 출범 과정에서 선임 부장판사로서 솔선수범하며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한 가정법원장으로서의 얘기도 들어봤다.

경제적 문제와 상대방의 부정행위가 원인이 돼 부부의 갈등을 겪게 되고 이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혼으로 귀결되는 것에 늘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상대방의 과거 얘기 서로 자제해야...자녀 면접교섭시 상대 칭찬해야

이혼재판 과정을 보면 서로 과거 얘기로 폭로전이 되는데 상대방의 과거 얘기는 자제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유도한다고.

또 이혼 후 자녀면접교섭에 있어서도 아이들이 엄마나 아빠를 만나면 아이를 통해 서로 험담하고 비난하는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양육자나 비양육자의 눈치를 보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런 사례를 보더라도 서로 험담보다는 칭찬해 주는 것이 결국 아이들의 정신건강이나 양육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혼판결을 하면서 매월 양육비 지급을 명하는데 이를 잘 이행하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돈을 입금해 주면 자녀를 위해 쓰지 않고 딴 데 쓴다는 생각 때문에 차라리 법원에 양육비를 주지 상대방에게는 못주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양육비 이행을 안 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최대 30일 범위 내 감치도 한다. 막상 감치재판에 들어가면 이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한다.

-양육비 문제 도움 받으려면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요청

법원에서는 급여에서 원천징수 할 수 있는 양육비 직접지급명령을 내린다. 양육비를 지급받지 못하면 법원과 MOU를 체결한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대구가정법원은 특이한 점이 있다. 명절 전후에 ‘욱하는 기분’에 이혼접수 건수가 늘어난다는 것에 착안해 명절 전후 각 5일씩 전문가 상담을 실시한다.

상담위원들이 양육문제와 재산분할 문제 등으로 설득해 이혼을 막는다. 가령 협의이혼 시 자녀가 없으면 1개월, 자녀가 있으면 3개월의 숙려기간을 둔다.

대구가정법원청사 전경.

대구가정법원청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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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정법원 홈페이지 ‘부모’ 동영상 시청 꼭 하시길

특히 이혼을 막기 위해 대구가정법원은 홈페이지에 ‘부모’ 동영상(http://dgfamily.scourt.go.kr/dcboard/new/mediaBoardList.work?gubun=760&pageSize=6)을 탑재해 놨다. 미혼이든 기혼이든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홈페이지 내 ‘부모 책자’는 이혼하는 부부가 알아야 할 미성년자녀에 관한 지침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세계 각국어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이혼 과정에서 감정을 자제하고 자녀를 먼저 생각하며 사랑과 관심을 다한다면, 아이들은 보다 더 훌륭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김상국 대구가정법원장은 ‘건강한 이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자녀양육에 대한 문제해결, 위자료와 재산분할 문제가 협의돼야 한다. 이렇게 합의되면 행복한 두 가정이 생긴다는 얘기다.

혼인신고시 반드시 쌍방이 가도록 하고 자녀양육 안내 교육을 필해야 신고가 되도록 서울가정법원이 주축이 돼 입법운동을 하고 있다.

화제를 바꿔 김 법원장의 가족얘기를 들어봤다.

-결혼 5년 만에 쌍둥이 아빠 되다...아들 서울대, 딸 한양대 로스쿨

김상국 법원장은 쌍둥이(1남1녀) 아빠다. 두 살 차이 나는 부인 강제경 여사와 결혼 후 5년 만에 얻은 귀한 자식들이다.

아들(25)은 군 제대 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다니고 있고, 딸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며 법조인의 꿈을 다지고 있다.

김 법원장은 교직에 있다가 사업을 했던 부친과 오로지 자식의 뒷바라지에 한 평생을 바친 모친으로부터 들은 말은 ‘공부하라’ 대신 ‘건강해라’ 였다. 그만큼 스스로 공부를 잘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자녀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집안내력인 모양이다. 평소 책을 많이 보는 김 법원장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대신 “겸손하고 공중질서를 잘 지킬 것”을 늘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김 법원장은 부산에 근무할 때 아내와 등산이나 해운대 문탠로드 산책을 하고 나서 온천을 자주 즐기며 부부애를 다졌는데 대구에 와서는 온천을 못해 아쉽다고 한다.

-가정법원장이 설거지, 집안청소에다 요리까지 배우는 이유

강제경 여사는 부산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결혼 후 석사과정을 마쳤다. 전공을 살려 부산 동래구청 문화해설사로 일하고 있다. 김 법원장은 아내가 PPT자료를 만들 때 옆에서 도와주곤 했다고.

김상국 법원장이 달라졌다. 2015년 2월 대구에서 관사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아내가 없을 때 설거지나 청소를 하고 요리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간혹 재판에서 이혼사유를 보면 제 경우가 더 심한데도 이혼 안 당하는 것을 보고 아내가 더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웃음)

그래서일까 대구가정법원 직원들은 가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한다.

김상국 법원장의 주량은 소주 1~2병이다. 애창곡은 빗속을 둘이서(금과은), 사랑의 이름표(현철)라고 한다. 제목보다는 노래방기기 번호를 먼저 알정도로 즐겨 부르는 낭판적인 면도 있다.

직원들과도 상하 구분 없이 편하게 대한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도 소탈하면서도 품격을 잃지 않는 성품으로 통한다.

-스트레스는 사색과 산책으로 해결..걷기운동으로 건강다져

김상국 대구가정법원장은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고민이 있을 때면 사색을 통해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산책으로 푼다고 한다.

등산과 걷기운동으로 건강을 다진다. 평소에도 청사근처 공원에서 1시간 이상 걸으며 하루일과를 정리한다. 그의 걷기 사랑은 부산에 근무할 때는 관사에서 법원까지 매일 걸으면서 출퇴근 했을 정도다.

김상국 법원장은 “요즘 황혼이혼이 늘고 있는데 황혼이혼 안 당하려면 아내가 손주 봐주러 갔을 때 청소나 설거지도 하고 반찬 한두 가지 정도는 할 수 있도록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내에게 사랑받는 방법 아닐까요.”라며 웃음을 건네며 끝으로 다시 한 번 가화만사성의 실천을 주문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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