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친생부인의 소 제기해야만 친생추정 번복”

길러준 부친에 친생부인의 소 제기한 후, 생부에 인지청구 소송 내야 기사입력:2012-10-02 23:13:14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유전자검사 결과 길러준 아버지가 생부(친아버지)가 아님이 밝혀졌더라도,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서만 친생추정을 번복할 수 있을 뿐이어서, 실제 생부에게 친생자라고 주장해 인지를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43·여)씨는 1991년 7월 B씨와 혼인신고를 마쳤다. 그런데 치과병원에서 간호보조사로 근무하던 A씨는 병원장 K(79)씨와 성관계를 갖고 1992년 8월 아들을 출산했다.

K씨는 A씨의 요구에 따라 낙태수술비, 수술휴양비 등 명목으로 몇 차례에 걸쳐 685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A씨가 아이를 출산하자 K씨는 위자료 명목으로 500만원을 지급했다.

한편 B씨는 아들이 K씨의 혈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1994년 2월 K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성년이 될 때까지의 20년간의 양육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2500만원을 받아냈을 뿐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소를 제기하지 않았다.

A씨는 2003년 4월 B씨와 협의 이혼한 뒤 2006년 4월 K씨에게 “남편 B의 사주에 의해 계획적으로 선생님을 괴롭혀 드린 점 사죄드립니다. 이제 다시는 염려하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라고 사과했다.

이후 A씨의 아들 C는 만18세가 되던 2010년 친아버지인 K씨를 상대로 ‘친생자 즉 친아들임을 인정해 달라’며 인지청구 소송을 냈다.
하지만, K씨는 C는 A씨가 B씨와의 혼인 중에 출산한 아이로 민법 제844조 친생추정제도에 의해 B씨의 아들로 추정을 받으므로 친생부인의 판결에 의해 그 추정이 번복되지 않은 이상 C가 자신을 상대로 인지청구를 하는 것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민법 제844조(부의 친생자의 추정) 1항은 처(妻)가 혼인 중에 포태한 자(子)는 부(夫)의 자(子)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친생추정 규정은 혼인관계의 특질에 비춰 처가 혼인 중에 출산한 자는 부(夫)와 진실한 혈연관계에 있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 근거한 것으로, 정상적인 혼인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간임에도 불구하고 자(子)가 진실로 모(母)의 부(夫)의 자(子)라는 사실과 혼인 중에 포태했다는 것을 개별적으로 입증케 한다면 가정의 평화가 불안하게 되므로, 부자관계를 조기에 확정함으로써 가정의 평화를 유지하고 자녀의 복리를 보장하려는 데 취지가 있다.

이와 같은 추정을 번복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846조, 847조에서 규정하는 친생부인(親生否認)의 소(訴)를 제기해 확정 판결을 받아야 한다. 또 부부 중 일방이 자신의 자식이 아닐 경우 제기하는 친생부인의 소는 부(夫) 또는 처(妻)가 다른 일방 또는 자(子)를 상대로 친생자가 아니라는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제기하지 않으면 친생자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없다.

1심과 2심은 유전자검사를 실시한 결과 A씨의 아들 C와 K씨 사이에 혈연적 부자관계가 성립할 확률은 99.9%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유전학적으로 C와 K씨 사이에 부자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C와 B씨 사이에는 혈연적 부자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며 “사정이 이와 같다면 C와 B씨 사이에 미치던 민법 제844조에 의한 친생추정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됐으므로 원고 C는 B씨와의 친생부인의 소를 경유하지 않더라도 생부인 피고 K씨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파기자판을 통해 1심 판결을 취소했다.

파기자판은 원심 판결의 일부 또는 전부를 깨고 사건을 스스로 재판하는 것을 말한다. 법률심인 대법원이 파기자판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법 적용이 잘못됐고 드러난 사실관계만으로 재판하기에 충분한 경우 등에서 이례적으로 내려진다.

대법원 제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C가 K씨를 상대로 인지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파기자판해 “원심 판결을 파기한다.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고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A씨가 B씨와 혼인 중에 포태해 출생한 자로서 민법 제844조 제1항에 따라 B씨의 친생자로 추정을 받는데, 원칙적으로 위 규정에 따라 친생추정을 받는 자(子)에 대해서는 민법 제846조, 제847조에서 규정하는 친생부인의 소에 의해서만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을 뿐이고 그 외의 방법으로 그 자가 부(夫)의 친생자가 아님을 주장할 수 없으며, 따라서 위 추정과 달리 다른 남자의 친생자라고 주장해 인지를 청구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이와 다른 견지에서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혼인 중 출생자인 원고에게 친생추정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함을 전제로 친생부인의 소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인지청구의 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친생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되, 이 사건은 대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해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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