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케 PC 런처 변조 사고…시프트업, 런처 보안 책임엔 '묵묵부답'

시프트업 "퍼블리셔와 긴밀히 협의"…런처 보안 책임·사고 인지 시점엔 답 안 해 기사입력:2026-11-05 17:12:00
[로이슈 심준보 기자] 시프트업의 간판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공식 PC 런처가 38일 동안 제3자에게 변조된 채 이용자에게 배포됐다. 변조된 런처는 10월 30일 새벽부터 이용자 PC에 악성 프로그램을 내려보냈다. 운영사 레벨인피니트는 11월 5일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반면 지식재산권(IP) 보유사인 시프트업은 공식 사과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니케는 시프트업 상반기 매출의 73.7%를 차지하는 핵심 게임이다.

레벨인피니트가 공개한 사고 경과에 따르면 최초 이상 징후는 9월 27일 오전 10시 59분에 나타났다. 일부 게임 서비스에 쓰이던 도메인을 제3자가 탈취한 것이다. 같은 날 오후 3시 41분부터 42분 사이에는 공식 CDN에서 내려받는 런처 스크립트 파일 4개가 변조됐다. 도메인이 탈취된 지 약 4시간 42분 만에 이용자가 실행하는 공식 런처의 구성 파일까지 바뀐 셈이다.

변조된 파일은 한 달 넘게 잠복해 있다가 10월 30일 오전 3시 52분부터 악성 프로그램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레벨인피니트가 런처 스크립트의 이상을 확인한 시점은 11월 4일 0시경이다. 유포가 시작된 뒤 이상을 확인하기까지 약 116시간이 걸렸다. 변조 시점부터 첫 탐지까지는 약 37일 8시간이다. 사실상 38일 동안 변조 파일이 공식 런처 경로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운영사는 11월 4일 오전 2시 4분부터 2시 23분 사이 비정상 스크립트 3개를 교체했다. 나머지 파일 1개는 같은 날 낮 12시 9분 CDN 캐시를 갱신한 뒤에야 정상화됐다. 이후 11월 5일 오전 8시부터 공식 PC 클라이언트에 악성 프로그램 탐지·제거 기능을 적용했다. 점검 대상은 9월 27일 오후 3시 41분 이후 Windows PC 런처를 한 번이라도 실행한 이용자다. 런처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직접 점검하려는 이용자를 위해 수동 검사 방법도 공개했다. 모바일 버전은 이번 사고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운영사는 밝혔다.

문제는 피해가 게임 안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레벨인피니트는 이용자에게 해당 PC에서 사용한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권고했다. PC에 저장했거나 사용한 API 키와 액세스 토큰이 있다면 기존 키와 토큰을 폐기하고 재발급하라고도 안내했다. 외부 서비스 계정에 이상이 생겼거나 금전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는 이용자는 고객센터에 문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접수 내용을 개별적으로 검토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는 설명이다. 피해 범위를 게임 계정과 게임 내 재화에 한정하지 않고 이용자의 외부 계정과 자산까지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다만 실제 정보 탈취나 금전 피해를 입은 인원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운영사는 재발 방지책으로 런처와 관련 시스템의 보안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외부에서 불러오는 파일과 데이터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런처 기능별 권한을 재점검해 작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권한만 쓰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이는 거꾸로 보면 파일 변조를 사전에 막거나 조기에 잡아낼 관리 체계가 사고 전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운영사가 사고 경위와 재발 방지책을 공개한 것과 달리 IP 보유사인 시프트업의 설명은 제한적이었다. 시프트업은 니케 PC 런처의 보안 관리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사고를 언제, 어떤 경로로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현재 니케 PC 런처 관련 보안이슈는 퍼블리셔측에서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시프트업도 퍼블리셔와 긴밀히 소통하며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태 대표는 11월 4일 개인 SNS를 통해 PC 런처 보안 점검 기능 적용을 알리고 이용자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회사 차원에서 사고 경위나 런처 관리 구조, 피해 보상 책임을 설명한 공식 발표는 없었다.

시프트업이 이번 사고를 퍼블리셔의 문제로만 두기 어려운 이유는 회사의 사업 구조에 있다.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니케 매출은 약 760억원으로 전체 매출 1030억원의 73.7%를 차지한다. 게임 하나가 회사 매출의 4분의 3가량을 담당하는 구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945억원보다 47.5% 줄었다.

매출 거래도 텐센트 계열사에 몰려 있다.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Proxima Beta와의 매출 거래액은 675억70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65.6%에 이른다. 같은 계열사에 대한 수취채권은 737억7000만원이다. 니케의 매출 비중과 퍼블리셔를 통한 거래 비중을 함께 보면, 시프트업의 핵심 사업은 니케와 텐센트 계열 유통망에 크게 기대고 있다.

이사회에도 텐센트 측 인사가 들어와 있다. 텐센트 IEG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인 밍리우가 시프트업의 기타비상무이사다. 퍼블리셔 측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라면, 런처 보안 사고의 대응 주체와 관리 책임을 어떻게 나눴는지 시프트업이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사고 공지와 후속 조치를 내놓은 주체는 레벨인피니트뿐이다. 런처를 직접 개발하고 관리한 주체가 어디인지에 따라 시프트업의 기술적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시장도 사고에 반응했다. 시프트업 주가는 사고 이상 현상이 처음 알려진 11월 4일 전 거래일보다 700원(2.29%) 내린 2만9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약 5만5000주였다. 사고와 주가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 매출의 4분의 3을 책임지는 게임에 보안 사고가 겹쳤다는 점은 시프트업이 설명해야 할 경영 위험 요인이다.

레벨인피니트는 "현재 피해 규모와 파일 변조 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시프트업이 이번 사고에 어떤 책임을 지는지도 이 조사 결과와 함께 가려질 전망이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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