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지평선에너지 김재흥 대표 “사모펀드에 플라스틱 재생 사라질 판… 사법부의 균형 잡힌 판단 절실”

금융기관 실사서 700억 원대 가치 평가… 85억 원 전환사채로 지분 100% 넘어갈 위기 기사입력:2026-11-05 10:58:10
지평선에너지 김재흥 대표. 사진=지평선에너지

지평선에너지 김재흥 대표. 사진=지평선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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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심준보 기자] 국내 열분해유 생산량의 약 49%를 담당해 온 친환경 자원순환 기업 (주)지평선에너지가 투자사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존립의 기로에 섰다. 회사는 2024년 8월 '에코리사이클링신기술투자조합'으로부터 8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유치했으나, 조합은 올해 기한이익상실(EOD)을 통지한 뒤 군산 제2공장 근저당 대신 창업자 김재흥 대표의 지분 100%에 대한 담보권을 실행해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조합 측이 신청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로이슈는 김 대표를 만나 분쟁의 쟁점과 입장을 들었다.

Q1. 최근 친환경 자원순환 분야의 대표 기업인 지평선에너지가 사모펀드 운용 조합과 겪고 있는 경영권 갈등이 업계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은 어떠합니까?

A1. “회사의 존립 자체가 걸린 매우 엄중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법원에서 임시주주총회 및 가처분 관련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임시주총이 그대로 열리게 된다면, 채권자 측 인사들로 이사회가 재편되어 기존 경영진은 사실상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됩니다. 이후 본안 소송에서 1년 이상 다투어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그 사이 24시간 가동되어야 하는 공장 운영과 대기업 납품망, 핵심 엔지니어 조직이 흔들려 회사는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번 법원의 판단에 수십 명 임직원의 일터와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Q2. 지평선에너지는 국내 열분해유 시장 점유율 49%를 차지하며 정부 해외 실증사업까지 수행하는 대표적 친환경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실제 기업가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A2. “지평선에너지는 전남 영광과 전북 군산에 총 14기의 배치식 열분해 설비를 구축해 하루 140톤 규모의 폐비닐을 정유·석유화학 원료로 재생해 온 기업입니다. 지난해 64억 원 매출을 기록했고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내년 160억 원대 매출을 바라볼 만큼 성장 궤도에 올라 있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유수의 금융기관으로부터 공식 실사를 진행했을 당시, 우리 회사의 기업가치는 ‘700억 원대’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런데 조합 측은 자체적으로 의뢰한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회사 가치를 약 93억 9,000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결국 700억 원대의 잠재력과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이, 불과 85억 원의 전환사채 원금과 이에 따른 담보권 실행만으로 지분 100%가 통째로 이전되는 모순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Q3. 조합 측은 계약 위반에 따른 ‘적법한 채권 회수 절차’라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점이 가장 불합리하다고 보십니까?

A3. “채권 회수의 비례성과 합리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이 많습니다. 조합은 85억 원을 투자할 당시 이미 군산 제2공장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110억 5,000만 원(원금의 130%)의 1순위 근저당권을 확보해 두었습니다. 공장 부지와 신축 건물만으로도 채권 전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산이 존재합니다. 또한 사채 만기(2028년 2월)는 아직 1년 7개월이나 남아 있었고, 주요 거래처의 일시적 정비 문제로 인한 실적 변동은 단기간에 정상화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회사의 부동산 자산에 대한 통상적인 집행 절차는 전혀 밟지 않은 채, 기한이익상실 통지 직후 창업자의 개인 보유 주식 100%에 질권을 실행하여 경영권부터 확보하려 나섰습니다. 이는 통상적인 모험자본 투자나 채권 보전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Q4. 투자계약 당시 체결된 ‘대표이사 연대책임’과 ‘구상권 제한’ 특약도 큰 쟁점입니다. 어떤 배경이 있었습니까?

A4.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투자법 체계에서는 대표이사 연대책임 약정 자체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의 관할에 있어 이러한 규제가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입법 공백이 있습니다. 계약 당시 자금 조달의 다급한 사정과 상대방의 강한 요구 속에서, 대표이사 개인의 연대채무는 물론 ‘개인 자산으로 회사 채무를 대신 갚더라도 회사에 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구상권 포기 조항까지 포함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85억 원 규모의 공장 자산을 온전히 남기게 되었지만, 창업자는 700억 원대 가치의 회사 지분 전량을 넘겨주고도 약 10억 7,000만 원의 개인 채무만 남는 가혹한 구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동일한 성격의 벤처 투자임에도 법률 사각지대로 인해 창업자의 법적 보호가 완전히 배제된 것입니다.”

Q5.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원순환 산업의 특성과 단기 차익 중심의 사모펀드 운용 방식이 충돌하며 생태계 전반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A5. “정확한 지적입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산업은 국가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위한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며, 기술 안정화와 시장 정착에 최소 10년 이상의 ‘긴 호흡’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하지만 존속기간이 5년 안팎인 금융 펀드는 단기 회수와 즉각적인 수치 창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기술과 설비를 일궈온 지방 중소기업들이 일시적인 업황 부진이나 분쟁 과정에서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열분해유 시장의 절반을 지탱해 온 기업이 흔들리면, 그 여파는 지역 내 폐비닐 수거·선별 체계의 혼란과 자원순환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Q6. 이번 주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사법부와 당국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A6. “상대방과의 계약 관계에서 발생한 다툼은 향후 본안 소송을 통해 법리적으로 차분히 가려져야 합니다. 그러나 임시주총이 열려 회사의 지배구조가 급변하면,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기회조차 잃고 맙니다. 법원에서 이번 분쟁의 실질이 어디에 있는지, 담보권 실행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권익과 경영권이 과도하게 침해된 것은 아닌지 깊이 살펴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피땀 흘려 기술을 개발하고 일자리를 지켜온 중소기업이 공정한 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간절히 호소드립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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