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2029년으로 2년 유예하되, 관련 법률 제정과 과세 인프라 구축 일정을 조건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제안은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2단계 입법과 과세 세부기준 마련, 거래소 과세 시스템 구축, 국내 거래소의 국제화 방안 등 4개 과제를 일정에 맞춰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 소득은 2027년 1월부터 연간 250만원을 공제한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연간 소득이 5000만원이면 공제 후 4750만원에 대해 1045만원의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12월 관련 소득세법 개정 이후 세 차례 유예됐다. 당초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2023년과 2025년을 거쳐 2027년으로 시행 시점이 변경됐다.
KDA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추가 과세 유예와 관련해 단순히 시행 시점을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입법 및 제도 정비 일정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첫 번째 과제로는 2단계 가상자산 관련 법률을 2027년 3월까지, 늦어도 상반기 중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 이견이 있는 사안은 추후 보완입법을 추진하는 조건으로 두고, 합의된 내용부터 입법하자는 것이다.
KDA는 2단계 법률에서 규정할 자산과 거래 유형이 과세 기준 마련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련 입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률 제정 이후 하위법령 정비와 행정적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2028년 하반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번째로는 2027년 말까지 가상자산 과세에 관한 소득세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및 고시 등 세부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유틸리티 토큰과 스테이블코인, 대체불가토큰(NFT), 토큰증권(STO), 탈중앙화금융(DeFi) 등 자산 유형별 과세 기준과 채굴, 스테이킹, 에어드롭, 하드포크, 렌딩 등 거래 방식별 소득 산정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세 수준에 대한 재검토도 요청했다. KDA가 인용한 타이거리서치의 지난 9월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 대상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5%가 22%의 세율이 과도하다고 답했으며, 65.2%는 연간 250만원의 기본공제가 적다고 응답했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과세 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은 72.1%였다.
세 번째 과제는 2028년 11월까지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KDA는 과세당국의 시스템 구축 지침 통보 이후 거래소별 시스템 개발에 약 8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세 시행 전 시험 가동과 오류 보완 기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로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외국인 이용 확대와 해외 거래소 이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에서 거래 상품을 다양화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거래소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다.
KDA는 타이거리서치가 지난 2일 국회 토론회에서 발표한 분석 결과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관련 지갑 약 12만개를 대상으로 추정한 2021년부터 2026년까지의 누적 해외 이동 규모는 약 700조원이며, 2025년 국내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수수료는 약 5조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연구기관의 추정치로 실제 자금 유출 규모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KDA는 2024년 7월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의 입법 과정에서도 부대의견을 통해 후속 제도 정비 과제를 제시한 사례가 있다며, 이번 과세 유예 법안에도 단계별 추진 일정과 국회 보고 의무 등을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강성후 KDA 회장은 “국회, 여야 정책위원회, 정부 당국에 대한 정책 건의 등을 통해 입장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KDA,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4개항 입법 로드맵 제안
기사입력:2026-11-04 15: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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