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조치 결정, 5가지 정량·정성 기준 알고 대응해야

기사입력:2026-10-31 08:00:00
사진=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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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이지훈 기자] 자녀가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 부쳐졌다는 통보를 받으면 보호자는 당혹감 속에 감정적인 대응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현재의 학교폭력 절차는 교내 계도나 양측 학부모 간 대화로 마무리되는 간이 절차가 아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교육지원청 단위로 이관된 학폭위는 사실상 가사·행정 심판에 준하는 엄격한 절차로 운용된다.

학폭위 심의 현장에서 당사자나 보호자가 가장 많이 범하는 잘못은 감정적인 억울함이나 일방적인 주장을 반복해서 피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폭위 심의위원들은 당사자들의 주관적인 입장보다 법령이 정한 다섯 가지 평가 지표의 정량·정성 점수 합산을 토대로 조치 수위를 결정한다.

학폭위는 먼저 신체적·정신적 피해 정도와 진단서 발급 여부로 행위의 심각성을 다룬다. 단발성 마찰인지 수개월에 걸친 괴롭힘인지로 지속성을 가린다. 즉흥적 부주의인지 명확한 목적을 가진 행동인지를 따지는 고의성, 사안 발생 직후의 사과 노력과 태도를 반영하는 반성 정도, 실질적인 손해 배상과 진정한 합의 성립을 의미하는 화해 정도까지 다섯 가지 항목을 수치화해 조치 수위를 정한다.

심의위원회가 가장 비중 있게 보는 대목은 고의성과 지속성이다. 사이버 폭력이나 언어폭력 사안이라면 단체 대화방 내 메시지 전송 횟수, 대화의 전후 맥락, 퇴장한 학생을 재초대한 정황 등을 검증해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괴롭힘인지를 구체적으로 가려낸다. 정황을 왜곡하거나 객관적 사실에 위배되는 주장을 펼치면 고의성이 높고 반성 정도가 낮게 평가돼 징계 수위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폭행, 금품갈취, 성폭력 등 형사 범죄 성격을 띤 사안은 학폭위 절차와 별개로 경찰의 소년보호사건 조사 또는 형사 입건 절차가 병행된다. 이때 작성되는 경찰 조사 조서와 사안조사서는 교육지원청 학폭위에 그대로 공유·제출돼 심의의 핵심 판단 자료로 쓰인다. 수사기관 조사에서의 진술과 학폭위에 제출하는 의견서 내용이 서로 엇갈리면 해당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당사자가 반성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수사 현장과 학폭위 심의 절차를 두루 다뤄오며 거듭 확인하는 지점이 있다. 학폭위와 수사기관 모두 주관적인 해명이나 감정적인 주장만으로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의위원과 수사관은 오로지 제출된 증거와 입증 자료를 근거로 사안을 규명한다. 당사자 간 교환된 메시지, 당시 정황이 담긴 대화록, 주변 학생들의 진술처럼 객관적인 자료를 갖추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 증거와 진술의 방향이 어긋나는 순간, 유리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진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변호사

이지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jh78@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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