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스마트워치의 시대에 반대 방향으로 가는 제품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착용 부담을 줄인 스마트밴드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화면을 아예 없앤 스크린리스 스마트밴드다. 피트니스 트래커라고도 불리는 이 제품군은 후프(WHOOP)가 개척한 이후 흄 밴드에 이어 구글이 '핏빗 에어'를, 가민이 '서카'를 내놓으며 경쟁이 본격화됐다.
숫자도 이 흐름을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웨어러블 밴드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 줄었지만, 스크린리스 제품은 밴드 시장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중저가 기본 밴드가 9% 감소하는 사이 화면 없는 트래커가 빈자리를 채운 셈이다.
가격의 경우 구글 핏빗 에어는 99.99달러, 가민 서카는 국내 권장소비자가 32만9000원이다. 다만 핏빗 에어의 경우 국내 정식 발매가 이뤄지지 않아 해외직구로 약 20만원에 구매해야 한다. 기자는 가민코리아로부터 서카를 대여받아 직접 구매해 쓰고 있는 핏빗 에어와 함께 착용했다. AI 코칭 기능은 비교 대상에서 제외하고 사용성, 디자인, 목적성 세 가지를 살폈다.
사용성 — 가민 서카
일상에서 쓰는 편의성은 서카가 앞섰다. 서카는 상태 표시등과 물리 버튼을 갖춰 기기 상태를 확인하고 조작하기 쉬웠다.
가장 큰 차이는 배터리였다. 일주일 동안 핏빗 에어는 두 번 충전해야 했지만, 서카는 100%에서 시작해 절반도 줄지 않았다. 공식 배터리타임은 서카가 최대 10일, 핏빗 에어가 최대 7일이다.
충전 방식도 갈렸다. 핏빗 에어는 자석 결합에만 의존해, 충분히 충전했다고 생각했는데 결합부가 떨어져 있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 서카는 '딸깍' 소리와 함께 물리적으로 체결돼 충전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있었고, 충전 케이블 부피도 더 작았다.
디자인 — 핏빗 에어
디자인은 취향을 탈 수 있어, 착용 편의성과 '얼마나 눈에 띄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봤다. 이 기준에서는 더 작은 핏빗 에어가 앞섰다.
두께는 서카도 9mm로 핏빗 에어와 0.7mm 차이뿐이다. 특히 제품의 곡률을 감안할 시 체감 두께는 더 감소한다. 하지만 제조사 사양 기준 밴드 폭이 핏빗 에어 18mm, 서카 24mm로 6mm 차이가 났다. 착용감은 두 제품 모두 좋은 편이었다.
목적성 — 측정 안정성은 서카, 편의는 핏빗 에어
러닝과 수면으로 두 제품의 지향점을 비교했다. 전반적으로 핏빗 에어가 사용 편의에 중점을 뒀다면, 서카는 상세한 측정에 무게를 실었다.
수면 시간과 러닝 페이스, 심박 수치는 어느 기기가 더 정확한지 평가하기 어려웠다. 손목에 차는 소형 기기는 구조상 측정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측정 안정성에서는 차이가 드러났다. 두 기기를 함께 차고 약 5km를 달린 날, 평균 심박은 서카 164bpm, 핏빗 에어 165bpm으로 거의 같았다. 그러나 핏빗 에어는 이동 거리를 0.06km, 걸음 수를 76보로 기록했다. 같은 러닝에서 서카가 측정한 거리는 4.88km였다.
서카는 측정 데이터를 더 자세히 풀어 보여줬다. 서카는 GPS를 내장하지 않고 스마트폰 GPS와 연동해 거리와 페이스를 기록한다. 4.88km를 28분40초에 달린 러닝에서 가민 커넥트 앱은 평균 심박 164bpm, 평균 페이스 1km당 5분53초를 기록했고, 구간별 랩과 차트를 따로 제공했다. 이번 러닝이 최대산소섭취량(VO2 Max)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도 내놨다.
수면 데이터는 비슷했다. 구글 헬스는 호흡수, 혈중 산소 포화도, 안정 시 심박수, 심박 변이도(HRV), 피부 온도 변화 등 5개 활력징후를 보여주는데, 두 기기 모두 혈중 산소 포화도가 측정애서 빠지는 날이 있었다. 다만 구글 헬스의 경우 산소 포화도 외에 심박 변이도와 피부 온도 등 다른 지표도 빠지는 날이 잦았다.
구글 헬스는 데이터 누락을 막으려면 밴드를 손목에 더 꽉 조여 차고 자라고 안내했다. 작은 크기로 얻은 착용 편의성이 이 지점에서 상쇄된 셈이다.
서카는 가민 커넥트 앱에서 수면 점수와 수면 단계, 수면 필요량 등을 함께 보여준다.
코칭을 대하는 방식도 다르다. 핏빗 에어는 AI 코칭이 본체이고 기기는 데이터를 모으는 도구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서카는 유료 AI 구독 없이도 러닝과 수면에 대한 기본적인 코칭을 제공한다.
다만 접근성은 핏빗 에어가 낫다. 구글 헬스를 통해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이 더 간편했다. 가민 커넥트 앱은 기능이 많은 만큼 화면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두 제품은 같은 형태로 다른 사용자를 겨냥한다.
오래 차고 꼼꼼히 기록하려는 사용자에게는 서카가, 가볍게 차고 손쉽게 건강 상태를 확인하려는 사용자에게는 핏빗 에어가 맞는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리뷰] 가민 '서카' vs 구글 '핏빗 에어'…화면 없는 밴드, 직접 차보니
사용성은 서카, 착용 부담은 핏빗 에어…같은 형태, 다른 목적 기사입력:2026-10-28 10: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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