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오파칼림’ 도입…2029년 美 출시 목표

바이오헤이븐서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 확보…계약 규모 최대 7억9500만달러

엑스코프리 이어 ‘세컨드 프로덕트’ 확보…美 직판 인프라 활용

상반기 영업익 1868억원…RPT·TPD·AI까지 더해 ‘빅 바이오텍’ 도약 추진
기사입력:2026-08-26 16:24:26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이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이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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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Opakalim)’을 도입하며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할 두 번째 혁신신약 확보에 나섰다. 기존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현지 영업망을 활용해 다제품 체제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SK바이오팜은 26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 바이오헤이븐(Biohaven Ltd.)으로부터 오파칼림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파칼림은 뇌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칼륨 채널인 Kv7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기전의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특히 Kv7.2·Kv7.3 채널을 선택적으로 활성화해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고 발작을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성인 부분발작(Partial-Onset Seizures·POS) 환자를 대상으로 2개의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다. RISE-2와 RISE-3는 전통적인 임상 2상과 3상의 특성을 통합한 FDA 허가용 중추임상이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말 RISE-3의 첫 탑라인 결과를 확보하고 2028년 두 번째 임상 결과를 발표한 뒤, 임상과 허가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29년 미국 시장에 오파칼림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계약 규모는 Kv7 플랫폼 관련 선급금과 개발·허가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7억9500만달러, 한화 약 1조996억원이다. 선급금은 현금 총 4억달러로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종결 1년 뒤 나머지 5000만달러를 지급한다.

향후 개발 및 허가 진행에 따라 최대 3억9500만달러의 마일스톤이 추가 지급된다. 이 가운데 오파칼림 관련 마일스톤은 3억3500만달러다. 미국 순매출에 따른 단계별 로열티도 별도로 지급하며 일부 마일스톤과 로열티는 원개발사인 놉 바이오사이언스(Knopp Biosciences)에 돌아간다.

거래가 종결되면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의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뿐 아니라 Kv7 디스커버리 플랫폼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Kv7 계열 화합물에 대한 권리도 확보한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의 차별화 요소로 내약성을 꼽았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개된 오픈라벨연장시험(OLE) 예비 데이터에서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았으며 대부분 경증으로 나타나 자연 소실됐다. 바이오헤이븐 측도 졸음과 어지럼증 등 기존 뇌전증 치료제에서 나타날 수 있는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내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오파칼림이 승인될 경우 기존 미국 직판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방침이다.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재 150명 이상의 전담 영업 조직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뇌전증센터와 신경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회사는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이 상호보완적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으면 영업·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뇌전증 환자의 미충족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 도입 발표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SK바이오팜 제공]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 도입 발표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SK바이오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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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파칼림 도입은 SK바이오팜이 제시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한 축이기도 하다. 회사는 기자간담회 발표자료에서 엑스코프리를 중심으로 한 ‘원 프로덕트 컴퍼니(One Product Company)’ 구조를 기존 사업의 한계로 짚고, 두 번째 제품과 신규 모달리티를 추가해 지속적으로 신약을 창출하는 ‘빅 바이오텍(Big Biotech)’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특히 엑스코프리의 성장에 힘입어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 186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정착시킨 가운데, 향후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신규 모달리티에 자체 개발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을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엑스코프리와 두 번째 제품에 이은 지속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엑스코프리의 특허 이후를 대비한 현금흐름 다변화도 오파칼림 도입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엑스코프리 물질특허는 현재 기준 2032년 10월 만료 예정이며, 회사는 관련 ANDA 소송이 원만하게 합의될 경우 특허 기간이 추가 연장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여기에 오파칼림 등 두 번째 제품 매출을 더해 장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SK바이오팜은 특허 존속기간과 배타권 유지 여부는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소식인 만큼 이번 오파칼림 도입 계약은 의미가 크다”며 “SK바이오팜은 멀티 프로덕트를 미국 시장에서 직판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바이오텍과 미국 연구기관으로부터 초기단계 후보물질을 도입한 데 이어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바이오텍으로부터 최종 결과가 임박한 후보물질을 확보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K-바이오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적응증 확대와 제형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현탁액 제형에 대한 신약허가신청(NDA)을 완료했으며 전신 강직-간대발작(PGTC)과 소아 환자로의 적응증·처방연령 확대도 연내 추가신약허가신청(sNDA)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파트너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지난 3월 상업화를 시작했고, 중남미에서는 올해 페루와 칠레에 이어 8월 브라질에도 출시했다. 일본 승인과 국내 출시를 위한 절차도 진행 중이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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