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과 워터파크, 지역 축제, 야외 공연장 등 인파가 몰리는 장소에서 스마트폰 촬영이 늘고 있다.
풍경이나 일행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신체가 화면에 들어오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의도적으로 촬영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당사자는 “바다 풍경을 찍었을 뿐이다”, “사람이 많아 우연히 화면에 들어왔다”, “저장된 파일이 없다”고 해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실제 촬영물, 촬영 전후 파일, 카메라가 향한 방향, 촬영 횟수와 삭제 흔적 등을 함께 확인한다.
가령 A씨가 해수욕장에서 바다와 백사장을 촬영하던 중 수영복을 입은 여성의 뒷모습과 하체를 촬영했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A씨는 풍경을 찍다가 우연히 상대방이 화면에 포함됐다고 주장하지만, 신고자는 자신이 이동할 때마다 카메라 방향도 따라 움직였다고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특정인의 신체가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중, 화면 중심에 특정 부위가 놓였는지, 확대 기능을 사용했는지, 같은 인물을 유사한 구도로 반복 촬영했는지 등이 주요 판단자료가 된다.
촬영 전후 사진이 풍경과 일행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우연히 포함됐다는 설명을 뒷받침할 수 있다. 반대로 특정인을 따라가며 반복 촬영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부각했다면 의도적인 촬영으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축제나 공연장처럼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는 무대를 촬영하다 앞 관람객의 신체가 화면에 포함되기도 한다. 타인의 신체가 영상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불법촬영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영상 전체에서 무대가 차지하는 비중, 카메라가 움직인 방향, 특정 신체 부위가 반복적으로 화면 중앙에 위치하는지, 상대방이 자리를 옮긴 뒤에도 촬영 방향이 따라갔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휴대전화를 허리 아래 등 통상적인 촬영 위치보다 낮게 들었는지, 항의를 받은 직후 파일을 삭제했는지, 현장 CCTV나 목격자 진술이 있는지도 사건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반드시 나체나 속옷을 촬영해야만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뿐 아니라 촬영자의 의도와 경위, 장소, 각도, 거리, 원본 이미지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따라서 수영복이나 평상복 차림이거나 해수욕장·축제장처럼 공개된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촬영에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일반적인 풍경 촬영에 다른 사람이 우연히 포함된 경우와 특정인의 신체를 의도적으로 부각해 촬영한 경우는 객관자료를 바탕으로 구별해야 한다.
신고를 받은 뒤 촬영물을 삭제하더라도 최근 삭제 항목이나 클라우드에 파일이 남아 있거나, 디지털 포렌식 과정에서 일부 촬영·삭제 흔적이 확인될 수 있다. 삭제 자체가 혐의 성립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고 직후의 급한 삭제는 증거를 감추려 했다는 의심을 낳을 수 있다.
억울한 상황이라면 원본 사진과 촬영 전후 파일을 임의로 편집하거나 삭제하지 말고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촬영 흐름이 풍경이나 일행을 찍으려 했다는 설명을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도 촬영자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거나 파일을 직접 삭제하기보다 경찰이나 현장 안전요원에게 신고하고, 촬영 시간과 위치, 휴대전화 방향, 목격자와 주변 CCTV 위치를 기록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불법촬영물을 메신저나 사회관계망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송·게시하면 촬영행위와 별도로 촬영물 제공·반포 혐의가 문제 될 수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지 않고 지인 한 명에게 전송한 경우에도 법률상 ‘제공’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처음 촬영에는 동의했더라도 이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유포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불법촬영물임을 알면서 소지·저장하거나 시청한 행위 역시 별도의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에서는 초기 진술의 구체성·일관성과 객관자료의 정합성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촬영 자체를 부인했다가 휴대전화에서 파일이 발견된 뒤 풍경을 찍었다고 말을 바꾸면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신체가 화면에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촬영물의 전체 맥락을 확인하지 않은 채 혐의를 섣불리 인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사건 발생 시간과 장소, 실제 촬영 대상, 휴대전화를 들고 있던 방향, 일행의 위치, 촬영 전후 파일, 현장 CCTV와 목격자 등을 정리해야 한다. 휴대전화 임의제출이나 디지털 포렌식에 동의할 때도 제출 범위와 절차상 의미를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류헌 이재도 성범죄전문변호사는 “여름철 불법촬영 사건은 피해자 진술과 함께 실제 촬영물의 구도와 반복성, 촬영 전후 행동, 디지털 포렌식 자료가 종합적으로 검토된다”며 “신고 직후 파일을 삭제하거나 사실과 다른 해명을 하기보다 원본 자료와 당시 동선을 보존하고, 첫 조사 전에 사실관계와 대응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법무법인 류헌 이재도 성범죄전문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풍경을 찍었을 뿐인데”...여름철 불법촬영 쟁점
수영복 차림·공개된 장소도 촬영 동의는 아냐…구도·반복성·원본 파일이 핵심 기사입력:2026-07-15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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