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결정문, '잠정 조치'라 가벼이 여기다간 형사처벌 직면한다

기사입력:2026-05-12 10:45:00
법무법인 고운 서지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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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그저 사과하고 싶었을 뿐이다." 가정폭력 임시조치 결정이 내려진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조사를 받게 된 의뢰인들이 가장 자주 토로하는 말이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문에 명시된 문구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가정폭력처벌법 제29조에 근거한 임시조치는 검사의 청구와 판사의 판단으로 결정되는 잠정적 처분이다. 주요 내용은 ▲주거지로부터의 퇴거 및 격리 ▲피해자나 그 주거·직장 등으로부터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등이다. 명칭은 ‘잠정적’이지만, 효력은 결정 즉시 발생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그 자체로 별개의 형사범죄가 성립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행위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범하는 실수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내 명의의 집인데 잠시 들어가는 건 괜찮겠지’라는 안일함이다. 격리 결정이 내려지면 본인 소유의 집이라도 출입이 금지된다. 짐을 챙기기 위해 잠시 들르는 행위조차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경찰 입회나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둘째, ‘우연히 마주친 것’에 대한 오해다. 100미터 접근금지는 행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객관적인 거리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평소 동선에 피해자의 거처나 직장이 포함된다면 사전에 이를 우회하는 등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셋째,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반 사례인 ‘연락’이다. 문자, 전화, SNS, 이메일은 물론 제3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까지 모두 금지 대상이다. "사과하고 싶었다"는 동기만으로는 위법성이 사라지지 않는다.

처벌 수위 또한 엄중하다. 가정폭력처벌법 제63조 제2항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임시조치를 위반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 상습적인 위반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중된다. 한 번의 충동적인 행동이 기존 사건에 더해 새로운 형사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단계에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이다. 임시조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는 물론, 일반 형사사건과 가정보호사건 중 의뢰인에게 유리한 방향을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상담치료 처분으로의 전환이나 양형 자료 정리, 적절한 화해 시점 포착 등 가족관계 회복을 위한 합법적인 경로를 설계하는 데 전문가의 전문성이 반드시 요구된다.

결국 접근금지 결정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국가가 명하는 ‘일상의 강제적 변경’이다. 결정문을 수령한 순간부터 허용되는 행위와 금지되는 행위를 명확히 구분하고, 이후의 절차를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준비해야 한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자의적인 판단이 진정성 있는 사과 기회는 물론, 소중한 가족관계 회복의 가능성까지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도움말 : 법무법인 고운 서진수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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