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8조 카카오의 크라우드펀딩 메이커스, 전용 약관 부재·환불 기준은 실종 ①

기사입력:2026-06-24 2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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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연 매출 8조 원대 카카오가 운영하는 크라우드펀딩형 서비스 '카카오메이커스'가 선주문·후생산 거래를 운영하면서도 관련 기준을 별도 약관이나 운영정책으로 공개하지 않고 통합 약관 체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 삼았던 '주문제작 상품' 반품 제한 문구 역시 다양한 상품군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로이슈가 카카오메이커스 가입·구매 동선과 약관을 분석한 결과, 가입 화면의 필수 동의 항목은 '카카오쇼핑 이용약관', '전자금융거래 이용약관', '개인정보 수집 이용에 대한 동의' 등 세 개였다. 이들 동의 항목 안에 '카카오메이커스 이용약관'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부터 시행된 카카오쇼핑 이용약관에도 선주문·후생산 거래, 공동주문 성사 요건, 목표 수량 미달 시 처리 절차 등에 관한 별도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대기업 카카오의 계열 서비스다. 하지만 회원가입은 카카오 본사의 모바일 쇼핑 부문이 함께 쓰는 '카카오쇼핑 약관'으로 받는다. 크라우드펀딩형 거래를 운영하면서, 자기 사업에 맞는 약관과 운영방침은 따로 만들지 않았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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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크라우드 펀딩플랫폼인 와디즈는 거래의 위험을 항목별 약관과 정책으로 공개하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회원가입약관, 서포터 이용약관, 메이커 이용약관, 환불 정책, 배송 정책, 수수료 정책 등 19개의 정책 문서가 게시돼 있다.

반면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쇼핑 통합 약관 체계를 사용하고 있었다. 2025년 매출 427억 원 규모의 와디즈가 거래 구조와 분쟁 처리 기준을 세분화해 공개하고 있는 반면, 같은 해 연간 매출 8조991억 원·영업이익 732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는 메이커스를 통합 약관 체계 안에서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제작이 무산됐을 때 환불 절차는 가입·구매 과정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 와디즈는 목표 미달로 취소되면 신청 없이 결제금을 일괄 반환한다고 명시했다. 실패한 프로젝트에는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판매자가 환불을 미루면 와디즈가 직접 승인한다. 카카오메이커스에서는 같은 기준이 보이지 않았다.

배송이 늦어졌을 때 환불 신청 시점도 동선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 와디즈는 제공예정일을 종료일로부터 11개월 이내로 명시한다. 발송 준비 2일, 배송 10일이 지나면 미발송·배송완료로 본다. 해외 배송 기준은 20일이다. 카카오메이커스는 통합 약관으로 인해 환불 기준이 상품 별로 달랐으며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선결제금이 생산 전까지 어떻게 보관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와디즈는 결제금의 60%만 먼저 지급한다. 나머지 40%는 환불에 대비해 보관한다. 리워드가 정상 제공된 뒤 정산한다. 카카오메이커스에서는 같은 장치를 찾을 수 없었다.

판매자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달랐다. 와디즈는 판매자의 재무상태와 기본정보를 공개한다. 외부 기업데이터까지 붙인다. 카카오메이커스에는 브랜드 정보의 회사명과 로고만 알 수 있었다.

구매자의 주소와 연락처가 어느 판매자에게 넘어가는지도 구매 과정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와디즈는 펀딩·구매·선물 등 서비스별로 수집 항목을 따로 적는다. 펀딩에서는 수취인의 이름·휴대전화·주소를 받는다. 해외 배송이면 개인통관고유부호까지 받는다고 밝힌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 통합 처리방침 하나로 갈음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카카오쇼핑 약관은 선물하기, 톡딜, 프렌즈스토어, 메이커스 등 카카오의 커머스 관련 서비스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약관"이라고 밝혔다. 약관 하나를 여러 서비스에 함께 쓴다는 뜻이다. 카카오는 메이커스를 포함한 커머스 서비스를 통합 약관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메이커스 홈페이지 하단. ‘구매안전서비스’ 안내와 ‘통신중개판매업자’ 면책 문구가 병기돼 소비자 혼선을 낳을 수 있는 구조다. 사진=카카오메이커스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메이커스 홈페이지 하단. ‘구매안전서비스’ 안내와 ‘통신중개판매업자’ 면책 문구가 병기돼 소비자 혼선을 낳을 수 있는 구조다. 사진=카카오메이커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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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불 막을 땐 '주문제작', 책임 물을 땐 '쇼핑몰'

특히 카카오메이커스는 과거 주문제작 상품이라는 이유로 취소·교환·반품을 제한하는 안내를 일률적으로 적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카카오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판매화면에 "카카오메이커스의 상품은 주문제작 상품이므로 취소 및 교환·반품이 불가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당시 공정위는 상품별 특성을 구분하지 않은 채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제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된 상품 중에는 이미 생산이 완료된 재고확보 상품도 있었고, 견본을 먼저 공개한 뒤 주문만 받은 상품도 있었다. 청약철회가 제한될 수 없는 상품까지 모두 '주문제작 상품'으로 묶어 취소·반품이 불가능한 것처럼 안내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행위로 판단해 2019년 6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250만 원을 부과했다. 카카오는 거래의 특수성을 근거로 환불·반품 제한을 고지했지만, 공정위는 모든 상품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주문을 먼저 모은 뒤 생산하는 선주문·후생산 방식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제작이 무산될 수 있고, 배송이 지연될 수 있으며, 소비자는 물건이 생산되기 전에 돈을 먼저 결제한다. 과거 카카오가 특수한 거래 구조를 근거로 환불 제한을 설명했다면, 현재는 그 거래 구조와 소비자 보호 기준이 어떤 문서로 안내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특수한 거래 구조는 존재하지만, 책임 기준은 별도 문서로 정리되지 않은 채 통합 약관 체계 안에 흡수돼 있는 상태다. 소비자는 거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그 위험이 어떻게 배분되고 보호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로 확인됐다.

주문 제작이 아닌 카카오메이커스 상품의 상세 페이지 하단에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던  문구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카카오메이커스 캡처

주문 제작이 아닌 카카오메이커스 상품의 상세 페이지 하단에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던 문구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카카오메이커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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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구도 여행도 세제도… 모든 상품에 '주문제작' 환불 제한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현재에도 본지가 확인한 침구류, 세탁세제, 수제식품, 여행상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상품 상세페이지에는 '개별생산 제품 또는 맞춤형 주문제작 제품'을 교환·반품 제한 사유로 적시한 동일 문구가 사용되고 있었다.

다섯 상품의 '취소·교환·반품' 안내에는 동일한 제한 문구가 들어 있었다. 교환·반품이 제한되는 사유로 "고객의 주문에 따라 개별생산되는 제품 또는 이와 유사한 제품(맞춤형 주문 제작 제품 등)"을 명시한 항목이다. 여섯 개 제한 사유의 마지막에 토씨까지 동일하게 적혀 있었다.

문제는 이 다섯 상품 가운데 '개별생산'이나 '맞춤형 주문제작'에 해당하는 제품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세탁세제와 바디 드라이어는 각각 안전기준 신고와 KC 인증을 받은 양산 공산품이었다. 수제 꽈배기는 HACCP 인증 시설에서 만들어 10개씩 박스로 포장한 식품이었다. 당일 기차여행은 실물 배송이 없는 예약 상품이었다. 어느 것도 소비자가 주문할 때 규격을 지정해 개별 생산하는 형태가 아니었다.

2019년 공정위가 지적한 구조가 형태를 바꿔 남아 있는 셈이다. 당시 카카오는 일률적인 '주문제작' 문구로 청약철회를 제한해 제재받았다. 현재는 그 제한 사유가 상품별 상세페이지 하단의 공통 안내문 안으로 자리를 옮긴 모습이다.

카카오메이커스 회원가입 시 나오는 카카오쇼핑 이용약관.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메이커스 회원가입 시 나오는 카카오쇼핑 이용약관. 사진=카카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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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페이지에서 엇갈리는 '책임 주체'

판매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한 상품 안에서 엇갈렸다. 다섯 상품 모두 상세페이지에는 "(주)카카오는 고객이 현금성 결제수단으로 결제한 거래에 대하여 구매안전서비스를 자동 적용하고 있다"며 카카오가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를 적용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같은 페이지 맨 아래에는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에는 개별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이 포함되어 있다"며 "(주)카카오는 통신중개판매업자로서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며 상품의 주문, 배송 및 환불 등과 관련한 의무와 책임은 각 판매자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었다. 한 화면 안에 '카카오가 안전을 보장한다'는 설명과 '카카오는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면책이 함께 놓인 것이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이 카카오 직접 판매인지, 입점 판매자의 중개 상품인지는 상세페이지를 끝까지 펼쳐 봐야 가늠할 수 있었다. 당일 기차여행 상품에는 통신판매중개로 진행되는 상품이라는 별도 고지가 있었으나, 다른 상품에는 같은 표시가 없었다.

◆ "공동주문 안 한다는 뜻 아니다"… 카카오메이커스의 해명

카카오메이커스 측은 취재 과정에서 카카오메이커스가 공동주문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주문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동주문을 우선하는 다른 플랫폼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기의 최소수량 충족형 거래보다, 제조업체의 판로 지원과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임팩트 커머스'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카카오메이커스는 주문 수익의 일부로 환경 기금을 적립하는 '에코씨드', 농가 판로를 지원하는 '제가버치' 등 사회공헌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관련 법령을 준수하면서 다양한 상품 구성과 판매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본지가 확인한 상품들에는 여전히 주문 기간과 목표 수량을 설정해 주문을 모으는 공동주문 방식이 적용되고 있었다. 예컨데 한 바디 드라이어 상품은 목표 수량 600개에 현재 누적 주문 17건으로, 마감까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해당 상세페이지에는 목표 수량에 미달할 경우 결제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안내가 확인되지 않았다.

회사 측은 분쟁 처리 기준에 대해 "카카오메이커스는 관련 법령과 카카오쇼핑 이용약관에 따라 운영되며, 취소·환불·교환 등 상품별 거래 조건은 상품 특성에 따라 상세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동주문 미성사나 배송 지연 시의 환불 기준이 어느 문서에 규정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통합 약관과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라 운영하며 필요한 경우 상세페이지나 개별 안내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카카오커머스' 명칭도 그대로

소비자가 가입 단계에서 동의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 문서에는 "(주)카카오가 제공하는 카카오커머스 서비스"라는 표현이 남아 있었다. 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카카오에서 분사했다가 2021년 9월 1일 (주)카카오에 흡수합병돼 법인으로서는 소멸한 이름이다. 카카오메이커스는 합병 이전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던 서비스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서비스'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여러 커머스 관련 서비스 영역을 통칭하는 용어이며, 카카오쇼핑 이용약관은 선물하기·톡딜·메이커스 등에 적용되는 통합 이용약관"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문서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과 서비스 변경 사항에 따라 지속적으로 점검·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카카오는 메이커스가 다양한 형태의 주문을 운영하는 '임팩트 커머스' 플랫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선결제 위험과 공동주문 실패 가능성, 배송 지연 등에 관한 기준은 여전히 통합 약관과 개별 상품 안내에 분산돼 있었다.

과거 공정위 제재 이후에도 공통 반품 제한 문구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선주문·후생산 거래 구조에 맞는 이용자 보호 기준과 운영정책을 보다 명확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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