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코오롱제약이 판매·유통하는 NMN, 글루타치온, 알부민 제품군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기준상 일반식품에 허용되지 않는 기능성 암시 표현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단순 광고 문구 논란을 넘어 제품 기획과 판매 구조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단독] '착시 NMN' 논란… 카카오메이커스, 함량 부정확한 현대판 불로초 펀딩했다' 보도를 통해 NMN 제품군의 함량 표시와 소비자 오인 가능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 유사한 문제를 코오롱제약 제품군에서도 확인한 것.
논란은 개별 제품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식약처가 식품 원료로 인정하지 않은 NMN 성분이 일반식품 형태로 시장에 풀리고, 과학적 근거 자료는 핵심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게 처리된 채 제시되며, 규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제품군은 공식몰이 아닌 외부 채널로 분산됐다. 이 세 가지 흐름이 하나의 기업에서 동시에 포착됐다는 점에서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 전면엔 1000mg, 실제 NMN은 1mg 수준... '착시 NMN'
본지가 확인한 코오롱제약 더 타임 NMN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록 상품명은 '코오롱제약 더타임 NMN NAD+감소완화 500mg x 60정'이다. 제품유형은 일반식품인 과·채가공품이다.
식약처는 본지 공식 질의에 "NAD+ 수치 증가 등 문구는 거짓·과장 광고이자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상세페이지를 열기도 전에, 검색 결과 목록에서 이미 위반이 성립하는 구조다.
함량은 더 노골적이다. 제품 라벨 원재료명에는 '브로콜리추출분말(NMN 10%) 125mg 함유/2정'이라고 적혀 있다. 역산하면 1정당 실제 NMN은 약 6.25mg이다. 'NMN 500mg'이라는 상품명이 소비자에게 주는 인상과는 80분의 1 수준이다.
더 주목되는 건 쎈 리포좀 NMN 플러스다. 제품 전면에는 '1,000mg × 90정'이 크게 찍혀 있다. 그러나 라벨 원재료명을 역산하면 1정당 순수 NMN은 약 1mg 수준으로 추정된다. 소비자가 전면에서 가장 먼저 읽는 숫자와 실제 성분량 간의 격차가 극단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함량 정보를 꼼꼼히 읽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전형적인 착시 마케팅"이라는 말이 나온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NMN 자체다. 현재 NMN은 식약처가 일반 식품 원료로 인정한 성분이 아니다. 코오롱제약 두 제품 모두 NMN을 함유한 브로콜리추출분말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나, 상품명과 광고 전반이 NMN의 기능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진다. 단순 광고 논란을 넘어, 미인정 성분이 일반식품 형태로 유통되는 구조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논문은 흐릿하게, 하버드 교수 저서는 광고에…근거인가 연출인가
더 타임 NMN과 쎈 NMN 상세페이지에는 국제 학술논문과 원료 성적서 이미지가 삽입돼 있다. 공통점이 있다. 핵심 수치와 실험 내용이 식별되지 않을 만큼 흐릿하게 처리돼 있다. 소비자는 '논문이 있다', '성적서가 있다'는 인상만 받을 뿐 정작 어떤 내용인지 확인할 수 없다. 쎈 NMN 한 페이지에서만 "본 내용은 원료에 관련된 정보로 상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라는 면책 고지가 10회 이상 반복된다.
코오롱제약은 "개인정보·거래처 정보·영업상 민감 정보 등을 비식별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광고의 핵심은 정보 보호 여부가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인상을 받느냐다. 내용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근거가 있는 것처럼 연출하는 구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 타임 NMN 상세페이지에는 하버드 의대 노화 연구 권위자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의 저서 '노화의 종말' 표지 이미지가 삽입되어 있으며, 그의 안티에이징 섭취 프로토콜에서 NMN 항목이 노란색으로 하이라이트돼 있다. 같은 페이지에는 "미국 H대학교 유전학 박사", "일본 G대학 의과대학 연구", "미국 W대학교 의과대학의 S박사" 등 이니셜 처리된 익명 전문가 발언도 등장한다. 코오롱제약은 "제품이 아닌 NMN 원료 연구 동향 설명을 위한 참고 정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인용들이 제품 상세페이지 안에 배치된 이상, 소비자가 제품 효능의 근거로 읽는 것은 불가피하다.
식약처는 "광고의 부당 여부는 특정 단어가 아닌 전체 광고의 종합적 인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흐릿한 논문과 익명 전문가, 저명인의 저서와 반복되는 면책 고지까지 이 모든 요소가 만들어내는 '종합적 인상'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는 자명하다.
◆ 자사몰 제품도 예외 없어…글루타치온엔 식품유형 허위 표기·알부민엔 심전도 아이콘
코오롱헬스케어 공식몰에서 직접 판매하는 제품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Ai.me 브랜드 스노우화이트(글루타치온 제품)는 실물 라벨에 제품유형이 '당류가공품(일반식품)'으로 표기돼 있다. 그런데 본지가 확인한 공식몰 상품필수정보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기재돼 있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의 까다로운 임상 검증과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소비자는 대기업 공식몰의 공식 표기를 신뢰하고 구매한다. 코오롱제약은 "단순 등록상의 오기"라고 일축했지만, 그 오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됐는지, 그 사이 오인 구매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상세페이지의 내용도 문제다. "눈처럼 환하게 빛나는 순간 Snow white",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감소시켜주며 체내 산화환원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문구에 나이에 따라 글루타치온 수치가 급감하는 그래프와 "꾸준하게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안내까지 더해지며, 일반식품이 항산화·미백·노화 대응 이미지를 층층이 쌓고 있다. 식약처는 "항산화", "세포 보호" 문구가 일반식품 광고에서 명시적으로 금지된다고 확인했다.
기능성 이미지를 강조하는 광고일수록 소비자는 가격과 실제 성분 함량의 관계를 함께 따져보게 된다. 비교 대상으로는 국내 소비자 접근성이 높고 NMN·글루타치온 제품군에서 대표적인 해외 판매 사례로 꼽히는 California Gold Nutrition 제품을 기준으로 삼았다.
정당 가격만 놓고 보면 해외 제품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California Gold Nutrition의 NMN 제품은 1정당 약 380원, 코오롱제약 더 타임 NMN은 약 330원, 쎈 리포좀 NMN 플러스는 약 553원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NMN 함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계산은 달라진다. California Gold Nutrition의 경우 NMN 1mg당 약 2.2원 수준인 반면, 더 타임 NMN은 약 52.8원으로 약 24배, 쎈 리포좀 NMN 플러스는 추정 실함량 기준 약 280배 수준이다. 다만 쎈 NMN의 경우 라벨상 NMN 정량이 명시되지 않아 역산에 의한 추정값이며, 코오롱제약은 실제 함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글루타치온도 비슷한 흐름이다. California Gold Nutrition의 L-글루타치온은 1정당 약 536원, Ai.me 스노우화이트는 정상가 기준 약 953원으로 정당 가격 기준 약 1.8배 차이다. 실제 글루타치온 함량 기준으로 환산하면 California Gold Nutrition은 1mg당 약 1.1원, 스노우화이트는 약 3.2원으로 약 3배 수준이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가격 자체가 부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 타임 NMN은 NMN 외에도 적포도농축분말 유래 레스베라트롤 계열 성분이 2정 기준 370mg 이상 함유돼 있고, 스노우화이트 역시 글루타치온 외에 저분자 콜라겐펩타이드, 엘라스틴가수분해물, 히알루론산, 밀크세라마이드 등 다양한 이너뷰티 성분이 함께 배합된 복합 제품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보다 제품의 전면 메시지다. 더 타임 NMN의 경우 실제 배합 구조상 다른 원료 비중이 더 크지만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구는 "NMN 500mg"이다. 쎈 리포좀 NMN 플러스 역시 전면에 "1,000mg"이 크게 표시된다. 복합 성분 제품이면서도 특정 성분만을 제품의 정체성처럼 전면에 내세우는 광고 방식이 소비자 오인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부민 제품의 경우 한 겹 더 나아간다. 대한의사협회는 먹는 알부민이 소화 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혈중 알부민 수치를 직접 높이는 효과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그런데 코오롱 공식몰 알부민 제품 상세페이지에는 "내 몸을 가득 채우는 건강한 흐름의 핵심"이라는 문구와 함께 심전도(ECG) 형상의 시각 요소가 배치돼 있다.
심전도는 의료기기·의약품을 연상시키는 기호다. 추천 대상에는 "활력이 떨어지고 입맛이 없으신 분", "기력이 떨어진 부모님을 위한 건강 선물"이 명시돼 있고, "바이탈파워 포뮬러", "막힘 없는 에너지 설계"라는 문구가 뒤따른다. 사슴태반 가수분해물을 강조 부원료로 올려 고가의 프리미엄 의학적 제품이라는 인상도 더했다. 먹는 알부민이 체내에서 결국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는 의협의 설명과 달리, 상세페이지는 마치 전문 의약품이나 의료 처치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었던 셈이다.
의협이 공개 경고를 발령한 카테고리에서, 코오롱제약은 자사 공식몰을 통해 동일한 방식의 광고를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 NMN은 외부 채널로, 자사몰엔 직접 관리 제품만…"리스크 분산 구조" 의혹
코오롱제약의 판매 채널 구조는 흥미로운 패턴을 보인다.
글루타치온·알부민은 코오롱헬스케어 공식몰에서 직접 판매된다. 반면 더 타임 NMN과 쎈 NMN은 공식몰에 올라와 있지 않다. 코오롱제약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판매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제3자 판매처, 하늘家내츄럴푸드, 쿠팡 등 외부 채널에서만 이루어진다.
더 타임 NMN의 경우 제조원이 (주)코지맘바이오로 확인되는 OEM 제품이므로, 공식몰 미등록이 어느 정도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쎈 NMN은 다르다. 코오롱제약이 직접 기획하고 브랜드를 붙여 유통·판매하는 제품임에도 자사몰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외부에서 자사 광고소재로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정작 자사 채널에는 없는 구조다. 이를 단순한 채널 선택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코오롱제약은 "외부 판매 채널의 광고 소재는 당사 제공 자료 또는 제품 정보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자사가 만든 광고소재가 외부 채널로 흘러가고, 그 채널에서만 제품이 판매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서로 다른 판매처인 쿠팡과 하늘家내츄럴푸드의 쎈 NMN 상세페이지는 구성·이미지·문구가 사실상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이 구조를 두고 "문제 발생 시 자사 브랜드의 직접 타격을 줄이고 판매 책임을 외부 채널과 나누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 해명은 주변부만, 핵심엔 침묵…전승호 체제의 신뢰 시험대
코오롱제약의 공식 답변은 "비식별 처리", "단순 오기", "참고 정보"라는 세 마디로 요약된다. 그러나 정작 식약처가 인정하지 않은 NMN의 일반식품 유통 근거, 전면 함량 표기의 소비자 오인 가능성, 외부 채널 중심 유통 구조의 법무상 판단 배경 등 핵심 쟁점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저서 이미지와 프로토콜 사용에 대한 저작권자 동의 여부, 익명 전문가 인용의 출처, 글루타치온 식품유형 오기 지속 기간과 그 사이 피해 소비자에 대한 조치 계획도 모두 무답이었다.
식약처는 이렇게 확인했다. "세포 보호·항산화·NAD+ 수치 증가 문구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 면책 문구 병기 여부와 관계없이 부당 광고는 금지된다." 코오롱제약의 해명이 주변부에서 맴도는 동안, 법적 판단의 기준은 이미 식약처가 선을 그어놓았다.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말 코오롱티슈진 대표 전승호가 제약 대표직을 겸임하면서 새 체제가 출범했다. 전승호 대표는 대웅제약 시절 신약 개발 성과로 이름을 알렸지만, 코오롱티슈진은 허가 성분과 다른 세포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2019년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가 취소된 '인보사 사태'의 당사자다. 형사 재판에서는 1·2심 모두 무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허가 취소 처분은 유지되고 있다. 그 계열사에서 다시금 성분 함량 표기와 소비자 오인 논란이 불거진 사안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기업 신뢰의 문제"라는 말이 나온다.
NMN, 글루타치온, 알부민 이 세 제품군은 성분도 판매 채널도 다르다. 하지만 원료 기능 설명 뒤에 면책 고지를 붙이고, 논문과 성적서로 신뢰를 연출하며, 소비자가 효능을 스스로 연상하도록 설계된 광고 문법은 제품군이 달라도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단독] 인보사 겪고도 반복되는 '성분 문제'?… 전승호의 코오롱제약, 착시 NMN·글루타치온 논란
"미인정 성분 NMN, 일반식품 우회 편입 의혹"… 흐릿한 성적서·면책 문구로 근거 연출자사몰엔 글루타치온·알부민, 외부 채널엔 NMN… 판매 구조 놓고 '리스크 분산' 시선도 기사입력:2026-05-11 16: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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