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성범죄사건, 민간 이관 이후의 사법 잣대와 군 내부 징계의 이중적 압박

기사입력:2026-04-22 14:55:36
사진=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사진=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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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군복을 입은 자에게 군인성범죄사건은 이제 부대 안에서 적당히 갈무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2022년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성범죄를 저지른 군인은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이는 군 내부의 온정주의를 원천 차단하고 사법 정의를 투명하게 실현하겠다는 국가적 의지의 발현이다. 하지만 피의자 입장에서는 민간의 엄격한 성인지 감수성과 군 내부의 가혹한 징계라는 두 개의 칼날을 동시에 마주해야 하는, 전례 없는 사법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사법권 이관 이후 군인성범죄사건의 가장 큰 변화는 재판의 문법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민간 법원은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기보다 일반 시민과 동일한 기준에서 범죄의 파렴치성을 판단한다. 특히 계급을 이용한 위력 행사나 상명하복의 문화를 악용한 경우, 민간 재판부는 이를 지위를 남용한 가중 처벌 요소로 매우 엄중하게 다룬다.

군인 성범죄는 군형법을 근거로 처벌된다. 군형법 제92조의3(강제추행)에 따르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간 형법보다 하한선이 높게 설정되어 있어, 벌금형 선택이 불가능하고 곧바로 징역형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또한 민간 재판부는 군의 폐쇄성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저항이 어려웠음을 폭넓게 인정한다. 특히 2인 이상이 공모하거나 흉기 등을 휴대했을 경우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병합되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

형사 판결과 별개로 진행되는 징계는 군인사법 제56조 및 군인 징계령에 근거한다. 성범죄는 군 내부에서 가장 엄격하게 다루는 비위 항목으로, 국방부의 '원스트라이크 아웃' 기조에 따라 관용 없는 처분이 내려진다. 성희롱의 경우 최소 '정직'에서 최대 '해임'까지, 성폭력(강간, 강제추행)은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즉시 최하 '강등'에서 최대 '파면'에 처하도록 징계 양정 기준이 고정되어 있다.

나아가 파면 처분을 받으면 군인연금법에 따라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50%가 삭감되며, 재임용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명예로운 전역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만 확정되어도 법률상 '당연 퇴직' 사유에 해당하여 즉시 군복을 벗어야 한다. 사실상 유죄 판결 자체가 직업적 생명의 종결을 의미한다.

실무상 처벌 수위는 상상 이상으로 높다. 단순 추행이라 할지라도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장소(부대 내) 등을 고려하여 초범에게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중범죄의 경우, 양형 기준표상의 권고 형량을 상회하는 판결이 이어지는 추세다. 이는 군의 폐쇄성을 악용한 범죄를 민간 사회보다 더 엄격히 단죄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사법권 이관으로 인해 이제는 민간 법원을 설득할 수 있는 언어가 필요하다. 동시에 군 징계위원회라는 내부 절차를 방어하기 위한 군 조직 생리에 대한 이해도 병행되어야 한다. 억울한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군 내부의 규정과 실제 생활 관계를 치밀하게 대조하여 수사기관이 주장하는 '위력의 행사'가 법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음을 통신 기록, 부대 동선 등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해야 한다.

로엘 법무법인 권상진 대표변호사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실과 군사법원장으로 재직하며 군 사법 개혁의 흐름을 안에서 지켜본 결과, 민간 법원은 군인 성범죄를 일반인 사건보다 훨씬 매섭게 들여다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는 과거처럼 군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안일한 기대는 금물이다. 수사기관이 어떤 지점을 파고드는지 정확히 아는 경험과 이를 민간 법리의 언어로 번역해내는 전문 역량이 결합되어야 실질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권상진 대표변호사는 “실제 실무에서는 형사 재판의 전략과 징계 항고, 인사 소청의 논리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조율하는 것이 핵심이다. 군인성범죄사건에서 첫 조사는 단지 진술의 시작이 아니라, 향후 벌어질 행정 소송과 징계 절차의 모든 토대를 쌓는 일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말고 자신을 다각도로 보호할 수 있는 법리적 근거를 사건 초기부터 빈틈없이 마련해야 한다. 군인성범죄사건은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가 남은 삶을 결정하기 때문에 자신을 논리적으로 보호해 줄 탄탄한 밑바탕을 사건 초기부터 조성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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