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시장 국민연금, ‘최윤범 주주가치 훼손’인정

반시장 금융위의 ‘최윤범 봐주기’는 이재명 정부 ‘시장정책 정면도발’ 기사입력:2026-03-23 16:13:48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IEA '핵심광물 공급망' 세션 발언 전경.(사진=연합뉴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IEA '핵심광물 공급망' 세션 발언 전경.(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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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김영삼 기자] 국민의 노후 자금을 책임지는 국민연금공단이 3대 딜레마를 정면 돌파하며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를 선언하며 시장 정의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자본시장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본인들이 공표한 ‘1년 내 조사 종결’ 원칙마저 스스로 짓밟으며 최 회장에 대한 3차 제재 심의까지 아무 설명없이 연기하면서 ‘최윤범 봐주기’ 불씨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천명한 친시장·주주 중심 거버넌스 개혁 기조에 가장 앞장서야 할 금융당국이 정면으로 도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민연금, ‘기업가치 훼손’ 이력자에게 던질 표는 없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심의한 끝에 최윤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미행사(사실상 반대)’를 결정했다. 단순한 중립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반대 이유를 명확히 했다. 바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지목한 최 회장의 실책은 구체적이다. 시장과 언론을 통해 드러난 사례들만 봐도 그 심각성이 드러난다.

최윤범 회장은 친구가 만든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에 자금 수천억 원을 이 투입하며 발생한 손실을 회계에 적기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또한 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과대 계상하여 회사에 손실을 입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최윤범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했던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청호컴넷 등에 고려아연의 자금이 후속 투입된 정황이 드러나며 ‘이해상충’과 ‘사익 편취’ 논란까지 발생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최윤범 회장의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표심을 결정하면서 스튜어드십 코드(책임투자)’, ‘정부 지배구조 개혁(주주 충실 의무)’, ‘대통령의 주주권 행사 메시지’ 등의 이른바 ‘3대 딜레마를 시장과 정의를 선택하면서 정면돌파했다.

국민연금은 결국 ‘주주 충실 의무’를 선택해 시장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선택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평가받고 있다.

금융위 ‘최윤범의 주주가치 훼손’ 봐주기, ‘원칙도 무시한다’

국민연금이 시장의 심판관 역할을 자처하는 동안, 정작 법적 단죄 권한을 가진 금융당국은 ‘최윤범 봐주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금감원은 2024년 ‘조사 착수 후 1년 이내 사건 종결’이라는 혁신안을 발표하며 시장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고려아연 건은 이 원칙을 어긴 ‘장기 미제 1호 사건’이 됐다.

금감위는 올해 들어서만 제재 심의를 세 차례나 연기했다.

“검토할 자료가 방대하다”는 상투적인 변명만 내놓을 뿐, 구체적인 지연 사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3월 2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내려진 이러한 연기 결정은 사실상 최 회장에게 ‘방어용 시간’을 벌어주는 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24일 주총을 당장 앞둔 주주들이 최윤범 회장의 주주가치 훼손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도 못한채 주총에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되어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명확한 제재 결과를 내놓지 않는 것은 주주들에게 눈과 귀를 가리고 투표하라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시장 감시자로서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며 특정 기업인에 대한 특혜로 보일 수 밖에 없다”며, "금융위의 최윤범 봐주기가 확실하다면 이는 사정당국 고발감"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의 최윤범 봐주기, 이재명 정부 ‘친시장’ 정면 도발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상법 개정을 통한 ‘이사 충실 의무 확대’와 ‘지배구조 선진화’를 국정 과제로 삼아왔다. 대통령이 직접 “후진적 경영에 대해 국민연금이 확실하게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경고할 만큼 개혁 의지는 강력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보여주는 ‘특정인사 봐주기식 거북이 행보’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한 항명이자 도발로 해석된다.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지우겠다고 외치는데, 정작 실무 부처는 주주 가치를 훼손한 의혹이 짙은 경영진에 대해 면죄부성 시간 벌어 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관련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마저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공식화했는데, 시장을 지키는 금융위가 조사를 끄는 것은 누가 봐도 ‘최윤범 봐주기’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정부의 친시장 정책이 성공하려면 이런 ‘봐주기 조사’ 관행부터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 로이슈(lawissue) 기자 yskim@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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