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은 동료교수에게 강간당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명예훼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사건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이 사건 공소사실(면소 부분 제외)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도16628 판결).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직권심판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피고인(50대·여) 김혜경은 경산시에 있는 한 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피해자는 같은 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이다. 두 사람 모두 2019년 5월경부터 국책사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2021년 4월 피고인은 기자에게 "2019년 6월 회식을 마친 후 피해자가 집에 바래다준다는 핑계로 집까지 따라왔고, 집에 가라는 말을 무시하고 들어와 강간했다"고 말했고 해당 내용은 기사화됐다.
피고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며 동료 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강간 피해사실이 치욕스러워 한동안 피해 사실을 숨겨오다가 용기를 냈다. 해당 교수를 성폭행과 강요협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석 달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후에도(2021.5., 2022. 5.) 관련 내용으로 다른 방송국 기자와 인터뷰 등을 진행해 총 3차례 걸쳐 명예를 훼손했다.
다만 강간 사건에 대해선 피고인이 2021. 2. 19. 피해자를 고소했으나 경산경찰서는 2021. 7. 13.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했고, 이에 피고인이 이의신청을 했으나 대구지방검찰청도 같은 이유로 2021. 12. 29. 불기소처분을 했다(증거기록 366쪽). 피고인은 이에 재정신청을 했으나, 대구고등법원은 2022. 9. 29. 이를 기각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발언 및 게시글은 허위사실이 아니다. 피해자가 특정않았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게재했을 뿐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쟁점사안)명예훼손 성립 여부, 수사기관 결론으로 피고인의 발언을 허위로 단정할 수 있는지
1심(대구지방법원 2023. 12. 14. 선고 2023고단1585 판결)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두사람이 연구원에서 함께 일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점, 피해자가 특정된 점 등을 판단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 범행의 내용, 방법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무거운 점,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
피고인은 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으로, 검사는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원심(2심 대구지방법원 2025. 9. 19. 선고 2023노5581 판결)은 1심판결을 파기하고 3차례 언론 인터뷰로 인한 각 명예훼손의 점은 각 무죄를 선고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의 점은 면소.
피고인은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소외 피해자 E(센터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대구지방법원은 2022. 8. 25.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 등을 선고했다(2022고정327 판결, 증거기록 319쪽). 위 판결은 2023. 8. 17. 확정됐다. 피고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피해자를 지칭하며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위 센터장에게 분리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저에게 돌아온 말은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라는 것이었다. 오히려 저를 내쫓으려고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정보통신망 이용 명예훼손 공소사실에도 미치므로, 결국 위 공소사실은 확정판결이 있은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에 따라 면소를 선고하여야 한다.
2심도 1심과 같이 국민청원에 피해자의 실명이 명시되어 있었기때문에 피고인이 적시한 사실에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인정했다.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의 주장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은 물론 형사소송법상 증거재판주의 및 검사의 증명책임에 반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참조).
피고인은 2021. 2. 19. “피해자가 2019. 6. 9. 피고인을 강간하였다.‘고 경산경찰서에 고소했고, 그 수사과정에서 피해자는 ”두 사람이 서로 동의하여 성관계를 하려고 했지만 피해자의 발기부전으로 성관계를 하지 못하였다.“고 진
술했다.
2심은 피해자의 진술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3개 언론사와의 각 인터뷰에서 피해자로부터 강간당했다고 한 발언이 허위라는 점이 합의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는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경찰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았다. 3회 모두 거짓반응이 나왔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강간 및 강제추행 등을 이유로 피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강간 및 강제추행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인용되지 않았으나, 피해자의 부적절한 언행들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이유로 위자료 1,000만 원을 인용하는 판결을 받았다(대구지방법원 2021가단114904 판결, 2022나328183 판결).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에서 구성원이 변경될 경우 연구비 삭감 등 불이익이 발생하여 사업에 차질이 생기고, 이 사건 사업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피해가 미칠 것을 우려하여, 강간 피해를 입은 직후 피해자를 고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2019년도 F센터 신규과제 신청요강 18쪽에는 ‘선정 당시 연구계획에 대한 일관성 유지를 위해, 선정 후 1년 이내 주관연구책임자, 핵심연구원, 연구주제 변경 등 주요 내용 변경 시 차년도 연구비의 30% 내외 삭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 점은 즉시 고소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해명과 부합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동료교수에게 성폭행 당했다"언론 인터뷰 각 명예훼손 무죄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6-03-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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