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미수와 강제추행을 가르는 기준, 처벌 수위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기사입력:2026-02-10 09:00:00
사진=박지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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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우리 형법은 비록 범죄의 결과가 완결되지 않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려는 구체적인 시도가 있었다면 이를 강간미수로 규정하여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단순히 '시도에 그쳤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가볍게 여겼다가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구속 영장이 발부되거나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강간미수가 성립하는 기준과 더불어 유사한 성격의 다른 성범죄들과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강간미수를 판단하는 가장 핵심적인 잣대는 이른바 실행의 착수가 있었느냐는 점이다. 실행의 착수란 범죄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강간죄에 있어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했을 때 이를 실행의 착수로 본다. 예를 들어 간음을 목적으로 상대방을 강제로 눕히거나 신체를 강하게 제압하며 옷을 벗기려 시도했다면 그 시점부터 이미 강간미수 혐의가 성립한다. 이후에 피해자가 강력히 저항하여 가해자가 도망쳤거나 제3자가 개입하여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앞선 강압적인 행동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일부 사건에서는 강간미수 혐의를 부인하고 강제추행을 주장하기도 한다. 두 범죄 모두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한다는 점은 같지만, 가해자의 내심의 목적과 행위의 수위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강제추행은 상대방의 신체 부위를 만지거나 접촉하여 성적 수치심을 주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반면 강간미수는 종국적으로 성관계, 즉 간음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만약 가해자가 성관계를 하려는 의도로 물리력을 행사했다면 이는 강제추행이 아닌 강간미수로 다뤄지며 형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입을 맞추거나 특정 부위를 만지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신체 내부에 성기를 침입하려 했다면 유사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성관계가 아니라 신체 접촉 자체가 목적인 경우라면 강제추행 혐의로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건 당시의 정황과 진술이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강간미수 사건의 처벌 수위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요소는 또 있다. 바로 범행의 중단 사유이다. 가해자가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거나 마음을 돌려 범행을 멈췄다면 중지미수에 해당하여 형을 감경받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거나 발로 차는 등 강렬히 저항해서 멈췄거나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놀라 중단했다면 장애미수로 분류된다. 장애미수는 원칙적으로 본죄인 강간죄와 동일한 처벌을 받으며 재판부의 재량에 따라 형량이 결정될 뿐이다. 성범죄는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고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 제한 같은 보안처분이 병행되는 경우가 많아 경제적, 사회적 타격이 매우 크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법무법인 YK 분당 분사무소 박지석 변호사는 "강간미수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뿐 법적으로는 강간죄에 준하는 무거운 죄책을 묻는 사안이다. 나아가 유사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다른 혐의와 명확히 구분하기 쉽지 않아 수사 단계에서의 진술 한마디가 죄명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라며 “구체적인 사건 정황과 행위 태양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전문적인 대응에 나서야 지나친 해석에 의한 불이익을 최소화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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