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현장 경찰 대응, 시민 60% "공정" vs 참여자 20%... 집회 현장 '체감 온도차' 3배

[형사정책 연구브리핑] 대구 시민·경찰·참여자 520명 분석... 준법·제도·대응 적절성이 민주적 집회 결정 기사입력:2026-02-07 22:32:03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21조 제1항)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민주사회 핵심 기본권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집회·결사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라는 공적 법익이 충돌하는 상황이 적지 않다.

집회·시위는 통상 2인 이상이 행동이나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견을 표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집회·시위 과정에서 소음, 교통, 통행, 안전 등 제3자의 권리·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군중이 과열될 경우, 생명·신체·재산상 피해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

집회의 양면성을 분석한 윤보한(대구북부경찰서)·김효진(경운대) 연구진은 '한국의 집회·시위 문화에 대한 시민과 경찰의 인식분석에 관한 연구(<한국치안행정논집>)'를 통해 집회·시위의 자유는 무제한적 '절대적 자유'가 아니라, 공익과 타인의 기본권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에서 보장되는 '상대적 자유'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집회·시위는 원칙적으로 평화적·비폭력적·비무장 상태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헌법질서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전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윤보한·김효진 연구진(2025)에 따르면 집회·시위 참여자, 경찰, 일반시민 간 경찰 대응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quot;같은 집회 현장을 두고도 집단별로 체감이 크게 다르다&quot;며 &quot;예측 가능한 기준과 일관된 법 집행, 신고 단계부터의 소통 강화가 시급하다&quot;고 강조했다. / 사진출처=연합뉴스 (*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기사 본문과는 무관합니다.)

윤보한·김효진 연구진(2025)에 따르면 집회·시위 참여자, 경찰, 일반시민 간 경찰 대응의 공정성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같은 집회 현장을 두고도 집단별로 체감이 크게 다르다"며 "예측 가능한 기준과 일관된 법 집행, 신고 단계부터의 소통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사진출처=연합뉴스 (*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기사 본문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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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돌의 최접점에 선 경찰… "보호·지원"과 "제지·해산" 사이 딜레마

집회·시위가 과격화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필요한 범위에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장에서 경찰 역할은 양면적이다. 적법한 집회·시위에는 교통정리, 노약자·장애인 보호, 방해 차단, 안전조치, 부상자 후송 등 보호·지원이 포함된다. 반면 불법 집회·시위에는 간섭과 제지, 해산 권고, 해산 강제, 주동자 체포, 사법처리 등 제한·집행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경찰과 참여자라는 두 주체가 충돌하는 접점에서 물리적 마찰이 발생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집회 현장 최다 민원은 '소음'…단속·중지명령·사법조치 증가

집회·시위 관련 민원 가운데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항목은 '소음'이다. '소리'는 표현의 수단이지만, 수인한도를 넘는 과도한 소음은 제3자의 업무방해와 생활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대구경찰청의 최근 3년 소음 단속 결과(2024년은 9월 말 기준)를 보면 단속 건수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확인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지명령과 사법조치가 2023년 이후 늘어난 점은 현장에서 소음 규제를 보다 엄격히 적용하는 기조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 설문 520명 분석…집단별 인식 격차 드러나

연구진은 집회·시위 현장을 둘러싼 인식 격차를 실증적으로 살폈다. 일반시민, 경찰, 집회·시위 참여자가 동일한 상황을 얼마나 다르게 평가하는지 비교해 갈등 구조를 완화할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데 목적을 뒀다.

문헌·보고서·언론보도 등 2차 자료 검토와 함께 대구광역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520명(일반시민 275명, 경찰 154명, 참여자 91명)이 응답했다. 연구진은 일반시민을 '잠재적 집회·시위자'이자 '피해 가능 집단'으로 보고, 시민 인식이 집회·시위의 민주적 정착에 중요한 변수라고 전제했다.

경찰 신뢰도, 집단별 방향 다르게 나타나

연구진은 집회·시위의 '민주성'(자유 보장, 기본권·인권 보장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경찰 신뢰성, 집회·시위 준법성, 법·제도 적정성, 경찰 대응 적절성으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집회·시위 준법성, 법·제도 적정성, 경찰 대응 적절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로 나타났다. 다만 집단별 체감은 엇갈렸다. 경찰 대응의 공정성·일관성·비강압성 등에 대해 시민과 경찰은 비교적 긍정 평가가 많은 반면, 집회·시위 참여자는 부정 평가 비율이 높게 나타난 항목이 다수 관찰됐다. 같은 현장을 두고도 집단에 따라 공정성 인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소음·교통·인파 '3대 관리'…"기준은 일관되게, 소통은 촘촘하게"

연구진은 갈등 완화를 위해 '집회·결사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가 조화될 수 있는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핵심 과제는 인파관리, 교통관리, 소음관리로 요약된다.

1) 인파관리: 신고 단계부터 협의, '대화경찰' 실효성 강화
집회 신고·접수 단계부터 주최 측과 경찰이 동선을 협의하고, 시민 통행 불편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 주최 측의 질서유지인 제도 실질 운영과 경찰의 대화경찰관 활용 확대가 제시됐다.

2) 교통관리: 도로행진 '불편 최소화'가 핵심 과제
도로행진으로 인한 교통체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통행량이 적은 시간대 활용, 신고 차로 준수 지도, 느림보 행진이나 신호체계 무시 등 시민 불편을 키우는 방식에 대한 엄정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 소음관리: "표현 수단"이지만 수인한도 넘으면 규제 불가피
소음은 표현의 자유와 직결되지만,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제3자 권리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소음 기준 위반에 대한 채증·사법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고, 인접 집회 간 중복소음 측정·입증의 어려움을 줄일 기술·제도 개선도 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예측 가능한 기준이 출발"…집회 문화 성숙 위한 지원 체계 필요

연구진은 집회 현장의 법질서 확립과 예측 가능한 기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합법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기조 아래, 불법·폭력 행위에는 일관된 기준으로 대응하고, 현장 조치부터 사후 수사 종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동시에 주최 측 역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일 때 집회 목적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신뢰를 더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제시됐다.

▶연구논문
윤보한·김효진(2025). 한국의 집회·시위 문화에 대한 시민과 경찰의 인식분석에 관한 연구. 한국치안행정논집, 22(2), 167-188.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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