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잘못했는가’보다 중요한 것, 이혼재산분할에서 법원이 보는 핵심 요소

기사입력:2026-02-05 11:46:20
사진=공락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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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이혼이 더 이상 낯선 선택이 아닌 시대가 되면서, 이혼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르는 문제는 이혼재산분할이다. 단순히 부부 관계를 정리하는 문제를 넘어,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된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이후 삶의 안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과거 이혼재산분할의 대상은 주로 부동산과 예금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 가상자산, 법인 지분 등 금융자산의 비중이 커지면서 재산분할을 둘러싼 법적 판단 역시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재산의 형태가 다양해질수록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언제 평가할 것인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혼재산분할은 민법 제839조의2에 따라 혼인 중 부부가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다. 여기서 기여도는 소득의 크기나 명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가사와 육아, 재산의 유지·관리 역시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폭넓게 인정된다. 전업주부의 기여가 재산분할에서 배제되지 않는 이유도 이 같은 판단 구조에 있다.

다만 혼인 전부터 보유하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취득한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판례는 특유재산이라 하더라도 다른 배우자가 그 유지나 가치 증가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예외적으로 이혼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재산의 출처뿐 아니라 혼인 기간 동안의 관리와 기여 과정까지 함께 살피는 것이다.

최근 이혼재산분할 사건에서 특히 문제 되는 부분은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이다. 상장주식은 거래소에 형성된 시가를 기준으로 비교적 명확한 가치 산정이 가능하지만, 비상장주식은 시장 가격이 없어 평가 방식 자체가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법원은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종합하거나, 필요에 따라 감정 절차를 통해 주식 가치를 산정한다.

중요한 점은 부부 일방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라 하더라도 회사 명의의 자산을 곧바로 개인 재산으로 보아 분할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혼재산분할의 대상은 어디까지나 회사 가치가 반영된 주식 자체이며, 법인 자산을 직접 나누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재산분할과 관련해 자주 제기되는 오해 중 하나는 유책배우자의 권리 문제다. 배우자의 외도나 폭력 등으로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경우에도, 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구분해 판단한다. 따라서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혼인 기간 동안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면 이혼재산분할 자체가 전면적으로 배제되지는 않는다.

다만 유책성이 중한 경우에는 재산분할 비율이 상대 배우자에게 유리하게 조정되거나, 위자료 산정에 반영되는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책배우자가 이혼재산분할을 주장하려면 소득 구조와 자산 형성 경위, 혼인 기간 동안의 역할 분담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대한변호사협회 이혼전문 공락준 변호사는 “이혼재산분할은 결국 법원이 보는 기준에 맞춰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며, “재산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재산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고 유지됐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이혼소송에서 법원은 당사자의 감정보다 일정한 판단 구조에 따라 사안을 검토한다. 혼인관계의 파탄 여부와 위자료 책임을 살핀 뒤,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된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판단된다. 이 가운데 이혼재산분할은 책임을 묻는 절차가 아니라 공동의 노력에 대한 정산이라는 점에서 다른 쟁점과 성격을 달리한다.

이혼은 관계의 종료이자 삶을 다시 정비하는 과정이다. 이혼재산분할을 단순한 금액 싸움으로 접근하기보다, 재산의 형태와 형성 과정을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법원의 판단 기준에 맞춰 설명하는 접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혼재산분할의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인 결과에 가까워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도움말 : 법무법인 난 공락준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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