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시의무 불이행 손배의무 인정한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1-05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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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원심판결 중 피고들(코스닥 상장회사 대표, 사내이사)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3다271798 판결).

원심은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이 있었다면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보아야 함을 전제로 피고들의 공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이 있었다고 하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1조 제3항 제2호의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소외 회사가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상 주요사항보고서 제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들은 코스닥 상장 법인인 스틸앤리소시즈(소외 회사)의 주주들이다. 피고는 스틸앤리소시즈의 대표이사, 다른 피고들은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포스코엠텍은 스틸앤리소시즈 소유의 아산시 공장용지 외 8개 공장동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해 2014. 12. 15.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부터 경매개시결정을 받았다. 또 인천 공장용지에 대한 임의 경매를 신청해 2014. 12. 16. 인천지법으로부터 경매개시결정을 받았다.

스틸앤리소시즈는 2015. 1. 6.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이 있었다는 내용의 공시를 한 후 다음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다.

스틸앤리소시즈는 2015. 1. 28. 위 경매 관련해 적정한 시기에 공시하지 않아 공시불이행을 이유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원고들은 임의경매개시결정은 회생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이고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함에도 피고들이 고의·과실로 법령에 따른 기간 내에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사안)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1조 제3항 제2호의 '소송'이 증권에 관한 소송뿐 아니라 증권에 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소송을 포함하는지

1심과 2심은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70%로 제한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8. 19. 선고 2015가단5386643 판결)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인용금액란 기재 각 금원 에 대해 2016. 2. 13.부터 2020. 8.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날까지는 소송ㅇ촉진등에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원심(2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20. 선고 2020나62251 판결)은 당심에서 확장된 청구를 포함해 1심판결을 변경했다. 이 사건 소 중 2014. 10. 27.자 공시에 관한 자본시장법 제162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 A, B, D, G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 인용하며,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했다.

임의 경매 개시 결정은 회생 신청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이다.

피고들은 이 사건 임의경매개시결정을 최종 송달받은 다음날인 2014. 12. 23.까지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을 송달받은 사실을 공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고의ㆍ과실로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을 적정한 시기에 공시하지 아니함으로써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1조 제3항 제2호의 '소송'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67조 제1항 제2호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증권에 관한 소송만을 의미하고, 그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소송을 포함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증권에 관한' 소송 외에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모든 소송이 포함된다면 주요사항보고서 제출의무가 있는 법인 스스로 그러한 소송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해서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중대한 영향'이란 문언은 그 자체로 일의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명확하게 해석되기도 어려우므로 그 해석에 따른 위험을 제출의무자인 법인이 부담하게 되고, 결국 법인으로서는 주요사항보고서 미제출에 따른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법인과 관련된 소송이 제기된 모든 경우에 주요사항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결과를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이 있었다고 하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1조 제3항 제2호의 ‘소송’이 제기된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소외 회사가 주요사항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 사건 각 임의경매개시결정이 있었다면 ‘증권에 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칠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보아야 함을 전제로 피고들의 공시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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