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배우자의 외도는 단순한 감정 문제를 넘어, 법적 대응을 고려하게 만드는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혼 시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결심하지만, 법적 절차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특히 상간 소송은 오로지 ‘증거’로 성패가 갈리는 구조이기에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아무리 사실에 가깝더라도 법적으로는 입증되지 않은 주장일 뿐이다.

실제로 법원은 불륜이 있었는지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요구한다. 메시지 캡처, 통화 내역, 호텔 영수증과 같은 단편적인 자료만으로는 관계의 실체를 입증하기에 부족할 수 있다. 외도를 직접 촬영한 영상이나, 숙박 기간과 동선이 명확히 드러나는 CCTV 자료, 주변인의 진술 등 구체적인 증거가 뒷받침돼야 소송의 승산이 생긴다.

상간 소송에서 위자료 액수는 단순히 외도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관계의 지속 기간, 외도 사실로 인해 가정이 실제로 파탄에 이르렀는지 여부, 배우자와의 갈등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외도 시점이 이미 이혼 협의 또는 별거 상황이 진행되고 있었던 경우라면 위자료 청구 자체가 기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증거 없이 성급하게 소송을 제기할 경우, 되레 맞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명예훼손 등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소송이 단순히 한 번의 분쟁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법적 다툼으로 확대될 위험이 있다. 감정적인 판단으로 소송에 돌입한 이들이 겪는 가장 흔한 실수이기도 하다. 법원은 외도의 도덕적 비난 여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입증 가능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간 소송은 ‘불륜이 사실인가’라는 문제보다 ‘법적으로 증명 가능한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인 소송 절차에 돌입하기 전, 증거 확보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전략을 짜야 한다.

통신기록, 위치 정보 확인, 제3자 진술 수집 등은 모두 법적 절차를 고려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자칫 사적 촬영이나 불법적인 정보 수집은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 증거의 활용 비중이 커지면서, 문자메시지·SNS 대화·위치기반 앱 기록 등 기술적인 자료에 대한 분석 능력도 중요해졌다. 증거로 활용 가능한 범위와 한계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적 판단 기준을 사전에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 실무 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단순히 법률 조항을 해석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소송 전략을 설계하고, 증거 수집 방식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며, 감정적 접근을 법적 언어로 구조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릉 법률사무소 가나다 박광원 가사법 전문 변호사는 “상간 소송은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라, 법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이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실수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승소하려면 체계적인 증거와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하면서 “막연한 분노보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입증 가능한 근거를 바탕으로 차분히 접근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도는 명백한 배신이지만, 그 사실만으로 법적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감정의 파고를 넘어서, 법의 언어로 해석되고 판단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위자료 청구를 통해 실질적인 배상과 명예 회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이혼 전문 변호사와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실질적 증거와 주장을 갖추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