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가 회사에서 타인을 속이고 지배하는 법

직장 내 '사이코패스'는 어떻게 타인을 지배하는가? ① 기사입력:2025-05-25 15:48:58
- 사이코패스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통념
- 조직 내 사이코패스는 감정 조작자

범죄 실화 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사이코패스(psychopath)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범죄자 혹은 교도소 수감자 중 약 10%에서 35%가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우리 주변 일반인 중에서도 약 4.5%가 사이코패시(psychopathy) 성향을 지닌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점입니다(출처: Sanz-Garcia 외, 2021). 이들은 교도소 안에서보다 밖에서, 우리 일상 가까이에 존재하며 때로는 더 큰 해악을 끼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사회복지사인 키 썬 박사(Key Sun, Ph.D., MSW, MPH)가 <싸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기고한 글을 통해 사이코패스가 타인의 감정을 어떻게 조종하고 파괴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이코패스를 단순히 ‘감정이 없는 사람’으로 보는 통념은 현실과 다르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입니다.

사이코패스는 감정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 조작의 전략가다. 특히 조직 내 관리자형 사이코패스는 매력과 기만으로 타인을 통제하며, 거짓말, 가스라이팅, 공감심 이용으로 정서적 학대를 가한다. 워싱턴 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인 키 썬 박사는 이들과의 관계 단절을 효과적인 대처법으로 제시하며, 조기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

사이코패스는 감정이 없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 조작의 전략가다. 특히 조직 내 관리자형 사이코패스는 매력과 기만으로 타인을 통제하며, 거짓말, 가스라이팅, 공감심 이용으로 정서적 학대를 가한다. 워싱턴 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인 키 썬 박사는 이들과의 관계 단절을 효과적인 대처법으로 제시하며, 조기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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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정말 감정이 없을까?

TV나 영화, 서적 등 대중매체는 사이코패스를 흔히 감정이 결여된 냉혈한 연쇄살인범으로 묘사하지만, 현실의 사이코패스는 훨씬 더 정교하고 교묘하다.

사이코패스의 상당수는 감옥이 아닌 조직 내 관리자급(managerial)이나 권력자 위치(power positions)에 존재한다.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사이코패스는 사회 안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는다. 그 이유는 그들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범죄형 사이코패스든, 관리자형 사이코패스든 이들이 타인의 삶에 미치는 악영향은 동일하다. 단, 전자는 물리적 폭력에 의존한다면, 후자는 언어적 폭력, 기만, 정서적 학대와 조작을 통해 타인을 통제한다는 차이가 있다.

사이코패스는 감정이 결여된 존재가 아니다. 다만 감정의 유형이 다를 뿐이다. 감정은 ‘자기 중심적 감정(self-serving)’과 ‘타인 중심 감정(pro-other)’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사이코패스는 타인을 위한 감정에는 심각한 결함을 보이지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감정은 풍부하다.

특히 조직 내 권력형 사이코패스는 감정을 전략적으로 이용해 타인을 조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 과정에서 타인의 안녕을 희생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오만, 쾌감, 분노, 적개심, 경멸, 자만, 질투, 시기, 탐욕, 의심, 짜증 등 다양한 자기 중심적이고 부적응적 감정들을 강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이들이 겉보기에 ‘매력적인 성격(superficial charm)’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은 종종 이들의 ‘충동성’과 ‘비양심적인 행동’을 용기나 결단력으로 오해하고, ‘자기 과대평가’와 ‘자기애’를 자신감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반면, 사랑, 연민, 온화함, 동정심, 죄책감, 후회, 공감, 그리고 일반적인 도덕적 감정(예: 수치심, 불안, 두려움 등)은 결여되어 있다. 물론 사이코패스는 이마저도 피상적이고 인위적으로 흉내 내는 데 능숙하다.

■왜 감성적인 사람이 사이코패스의 표적이 될까?


사이코패스는 감정적으로 타인을 학대하고 조종하는 데 능숙하다. 그들은 강한 통제 욕구와 간섭 욕구를 지녔으며, 이를 덮기 위해 겉으로는 매력적인 인상을 유지한다. 그렇다면 왜 감성지수가 높은 친절한 사람들이 이들의 표적이 될까?

키 썬 박사는 그 이유를 관리자형 사이코패스가 타인의 감정까지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다음은 키 썬 박사가 관찰한, 실제 조직 내 중간관리자 출신 사이코패스가 사용한 세 가지 조종 전략이다.

지속적인 거짓말
이 인물은 통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했다. 피해자가 진실을 확인하려 할 때마다 그는 “그게 뭐가 문제냐?”며 부정하거나 정당화하며 혼란을 유도했다. 대화는 언제나 회피와 왜곡으로 점철되었으며, 피해자는 점차 자기 의심과 혼란을 겪게 된다.

가스라이팅을 통한 죄책감 유발
감정적으로 폭발한 후에는 피해자에게 “괜찮다”는 말을 반복해 피해자가 자신의 정당한 분노 반응이 과한 것처럼 느끼게 했다. 결과적으로 피해자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느끼고 자신의 감정 반응에 대해 죄책감을 갖게 된다.

공감심 이용
가해자는 분노를 통해 타인을 통제하는 동시에, 극단적 분노에서 갑작스럽게 슬픔으로 감정을 전환함으로써 주변의 연민을 유도했다. 이는 연기가 포함된 조작된 감정 표현이며, 상대방은 그가 상처받은 사람인 것처럼 느끼며 죄책감을 갖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경계성 인격장애에서 나타나는 감정 기복과는 성격이 다르다.

■사이코패스에 대처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키 썬 박사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사이코패스와의 관계를 끊거나, 그들이 작동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그는 사이코패스가 유전적 성향이 강하므로 치료나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일반적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키 썬 박사에 따르면, 영국 심리학자 한스 아이젠크(Hans Eysenck)의 조건화(Conditionability) 및 양심에 대한 연구는 사이코패스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아이젠크는 충동적이며 죄책감이나 양심이 결여된 사람은 조건화 능력이 낮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조건화 능력은 특히 아동기 동안의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경험을 통해 개선될 수 있으며, 뇌의 변연계(limbic system: 감정, 동기 부여, 학습, 기억과 관련된 뇌 부위)가 이 과정에 관여한다. 즉, 반복적인 감정 학습과 환경적 자극이 사이코패스의 조건 반응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론

사이코패스는 대중매체가 묘사하는 단순한 범죄자보다 훨씬 복잡한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단순히 감정이 결여된 존재가 아니다. 대중매체 속 연쇄살인범의 이미지와 달리, 현실의 사이코패스는 감정을 도구로 삼아 타인을 지배하는 감정의 조작자이자 고도의 전략가다. 이들이 우리 주변에서 은밀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는 정서적 학대, 기만, 언어적 조종 등 감정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통해 타인을 조종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정체를 인식하고, 조기에 단절하는 것이 자기 보호의 첫걸음이다. (계속)

▶원문 기사 및 자료 출처

- “How managerial psychopaths use emotions to manipulate others”, Key Sun, 2010. 11. 29.

- Sanz-Garcia, A., Gesteira, C., Sanz, J., & Garcia-Vera, M. P. (2021). Prevalence of psychopathy in the general adult popula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ec. Psychopathology, 12.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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