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성범죄, 군인 등 피해 입었다면 징역형 피하기 어려워

기사입력:2024-03-27 13:48:24
사진=배연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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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군대 내 인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으며 과거에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던 군대 내 성범죄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군사법원의 통계에 따르면 군 성범죄 재판 건수는 2021년 기준 787건을 기록하며 2018년에 비해 77.6%나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외출과 외박이 제한되며 군대 내 성범죄 자체가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와 달리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군대 내 성범죄는 대부분 군인이나 이에 준하는 군무원이 가해자 혹은 피해자인 경우이다. 군인이나 군인에 준하는 자가 군인 등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면 형법 대신 군형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언제나 강한 국방력을 유지해야 하는 군의 특성상, 군대는 사회와 다른 독특한 질서 문화, 예컨대 상명하복을 포함한 엄격한 규율과 규칙이 적용된다. 군형법도 이러한 군의 특성을 고려해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조직의 기강이나 안정을 해치는 범죄에 대해 매우 강도 높은 처벌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람을 폭력이나 협박으로 간음하는 강간죄는 형법에 따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지만 군형법이 적용되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군형법상 강간죄 혐의가 적용될 경우, 형의 하한선이 5년이나 되기 때문에 기소유예나 집행유예와 같은 선처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으며 아무리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제추행죄 역시 형법에 따르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군형법이 적용되면 벌금형 없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만 처벌한다.
만일 당사자가 직업군인이나 군무원이라면 군형법상 처벌과 별도로 징계 처분을 받게 된다. 군대 내 성범죄는 해임이나 파면 등의 중징계가 가능한 사안으로, 만일 상급자나 지휘관이 자신의 계급을 악용하여 범죄를 저질렀다면 별도의 고려 없이 즉시 신분을 박탈당할 수 있다. 설령 해임이나 파면을 피한다 하더라도 현역복무부적합심사 대상자가 되어 군복을 벗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나아가 성폭력처벌법 등 특별법에 의거하여 보안처분까지 추가될 수 있다. 보안처분은 재범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판사의 재량으로 부여하는 추가적인 제재로, 신상정보 등록부터 공개, 고지, 약물치료, 취업 제한 등 매우 다양한 내용이 있다. 보안처분 대상자가 되면 징역형 등을 통해 처벌을 받은 후에도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지속적으로 받게 된다.

해군 군검사 출신의 법무법인YK 배연관 형사전문변호사는 “군대내성범죄는 피해자 개인에게 크나큰 아픔을 안겨주는 범죄일 뿐만 아니라 유사 시 서로를 믿고 목숨을 맡겨야 하는 전우들 사이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조직 내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엄히 벌하는 경향이 있다. 군인이나 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무게인지 잊지 말고 항상 처신에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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