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원지법)
이미지 확대보기-성명불상자는 SNS를 통해 이성에게 환심을 산 뒤 돈을 가로채는 사기범행(일명 '로맨스 스캠')을 하는 사람이고, 피고인은 이를 인식했음에도 성명불상자의 지시대로 피고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해 성명불상자가 지정하는 전자지갑을 전송해 주는 방법으로 사기범행을 돕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 성명불상자는 팔레스타인에서 근무중인 캐나다 국적의 군인이 아니었고 피해자 명의 계좌로 보낼 퇴직금도 없었다. 성명불상자는 피해자를 기망해 이에 속은 피해자 E로부터 2022년 2월 7일경부터 2022년 4월 1일경까지 총 5명의 피해자들을 기망해 그들로부터 총 9회에 걸쳐 합계 1억3300만 원을 피고인 명의 계좌들로 송금 받아 이를 편취했다.
피고인은 위 돈이 사기 범행으로 인하여 입금된 것임을 알면서도 성명불상자의 지시대로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등록된 피고인 명의 위 F 계좌를 이용하여 위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다음 2022. 2. 8.경부터 2022. 4. 4.경까지 총 1억1484만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성명불상자가 지정하는 전자지갑으로 전송하여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을 용이하게 방조했다.
성명불상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방법으로, 팔레스타인에 근무중인 군인인데, 퇴직금을 피해자 명의 계좌로 보내려고 하니 퇴직금이 들어 있는 휴면계좌 해제 비용을 보내달라고 기망하거나 레바논에서 근무 중인 군인인데, 금괴를 대신 보관해 달라며 배송비를 보내달라거나, 예멘에 파견된 군인인데 금괴를 보관해 주면 금괴 10개를 주겠다며 통관비, 인증서 발급비용을 보내달라고 기망했다.
피고인은 2022. 2.경 성명불상자로부터 ‘피고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해서 알려주는 전자지갑으로 보내주면 나중에 집과 차를 사 주겠다’라는 제안을 받고, 이에 응하여 성명불상자가 일명 ‘로맨스 스캠’이라는 수법으로 사기범행을 하는 것임을 인식했음에도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 명의 F계좌번호 및 G 계좌번호를 알려주어 성명불상자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피해자들로부터 피해금을 송금 받는 데 사용하게 했다.
1심 단독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있 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의 정범은 피고인을 통해 비로소 범행의 수익을 취득할 수 있었으므로 그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고 할 것인 점, 피고인은 과거에도 매우 유사한 방법의 '로맨스 스캠(연애 사기)'범죄에 가담해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취득한 범행수익이 적다고 보기 어려운 점(이 사건 피해자별 입금액과 비트코인 전송액 사이의 차액인 약 1,800만 원 상당이 피고인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피해가 매우 커 그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재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일정 기간 실형을 선고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