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청사.(사진제공=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 B는 피해자와 공동생활 직후부터 과거 피해자가 차량을 구입하면서 대출받을 당시 연체료 20만 원과 기름값을 대신 지급해 주었다는 이유로 임의로 계산한 60만 원의 채무와 고스톱 게임에서 피해자가 졌다는 이유로 부담시킨 1,000만 원의 허위 채무를 이유로, 매일 상습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수갑을 채우는 등 온갖 가혹행위를 하고 피해자에게 돈을 벌어오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도록 했으며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체크카드 및 은행계좌를 관리하는 등 피해자를 심리적, 육체적으로 압박해 허락없이 과자를 먹거나 담배를 피울 수조차 없게하는 등 피해자의 일상생활을 일일이 통제했다.
또 피고인 A와 피고인 C에게 피해자의 일상생활을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일명 '사수')한 후, 피해자가 심부름이나 집안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피해자를 폭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통제하도록 지시했다. 피고인 A와 피고인 C도 2021.7.경부터 2022.3.월경까지 피고인 B가 피해자의 목 부위를 발로 밟아 눌러 기절시키거나, 철제 수갑을 채운 채 알루미늄 재질의 삼단봉으로 때리거나, 물고문을 하거나 청량고추 약3-4개를 물없이 한 번에 먹도록 하거나, 팔꿈치로 30회 정도 허벅지를 내려찍는 등의 가혹행위에 함께 가담하거나 이를 묵인하는 방법으로 동조해 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험한 물건인 스테인리스 삼단봉과 철제 수갑을 휴대해 2022. 2.경부터 2022. 3. 19. 05:15경까지 피해자를 이 사건 원룸에 감금하고 가혹한 행위를 가함으로써 피해자로 하여금 2022. 3. 19. 09:43경 H병원 응급실에서 중증흉부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약 2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피해자를 감금하고 수시로 폭행하는 가혹한 행위를 하여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 피해자는 사망 당시 22세의 청년이었는데, 피해자는 위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하여 자신에게 펼쳐진 미래를 경험해 보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르기까지 가혹행위를 당하면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과 좌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유족들도 형언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는은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 B, C는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 피고인 B, C는 피해자 측과 합의해 피해자 측은 위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 A, C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피고인 B도 음주운전 또는 무면허운전으로 각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들 역시 20세 초반의 사회초년생들로 일정 기간의 수감생활을 통한 개선교화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