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청사.(사진제공=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은 펜션에서 피해자가 스님의 반찬을 챙겨오지 않은 것을 알고 불만을 품던 중, 피해자가 스님방에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를 도둑질한 것처럼 비난했고 피해자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일정을 중단한 채 혼자 귀가하기 위해 펜션을 떠났다가 스님으로부터 '일정을 모두 마치고 가라'는 말을 듣도 다음 날 다시 펜션으로 돌아오게 됐다.
피고인은 다음날 오전 9시 30분경 피해자를 방으로 데리고 온 후 피해자에게 “무릎을 꿇고 빌어라, 니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 니가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 내가 원하는 답을 말하라, 그렇지 않으면 답을 말할 때까지 방에서 못 나간다.”라고 말하는 등 피해자를 협박해 이에 겁을 먹은 피해자로 하여금 약 40분 동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협박해 피해자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
이어 피고인은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경 관광버스 안에서, 사실은 피해자가 스님의 물건을 훔친사실이 없음에도 신도들이 있는 자리에서 피해자를 지칭하며 "어제 스님 방에 들어가 도둑질을 했다, 도둑X, 죽일X, 미친X"이라고 말해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 결국 피고인은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아느냐 등의 이야기를 했을 뿐이고, 무릎꿇고 빌어라고 강요하거나 방에서 못나간다고 협박하지 않았다. 또한 관광버스 안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스님의 물건을 훔친 사실이 없는데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도둑이라고 몰아세우며 피고인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고 피고인에게 사과를 하도록 강요하고, 다른 사람이 듣는 자리에서도 피해자를 도둑으로 지칭하면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명예훼손 관련,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관광버스 안에서 “지가 그 방에 왜 들어 가냐. 저X이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몰라 그런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이 부분은 무죄로 봤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