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 양산시장.
이미지 확대보기김 시장이 창녕군에 공장을 짓게 됐다는 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허위사실이 아닌 의견표명으로 봤다. 약 1년 4개월 만이다. 이 과정에서 무수한 말들이 나돌았다.
대법원은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준공식이 나동연 후보의 양산시장 재임시절에 개최되었다는 문장은 이러한 평가의 전제사실 내지 배경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여기에 이 사건 발언이 넥센타이어 공장 재유치 등을 통한 양산시 일자리 창출이라는 피고인의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기자회견문의 일부라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이 사건 발언은 ’전체적으로‘ 보아 의견의 표명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또 이 사건 발언을 가리켜 나동연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원심은 이 사건 발언의 맥락과 경과 및 전후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이 사건 발언의 의미를 단선적으로만 해석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이 규정한 허위사실공표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에서 말하는 ’사실‘의 공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 내용이 증거에 의해 증명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어떠한 표현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함에 있어서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해진 사회적 정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368 판결 등 참조).
김 시장은 선거에 앞서 2018년 5월 29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동연 후보 재임시절인 2012년 10월 12일 오후 4시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준공식이 개최됐다. 그 전에 양산공장 부지가 좁은데도 행정지원이 미비하고, 양산시가 이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없음에 창녕으로 그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는 B 후보 재임기간에 행정미숙으로 인해 일자리 대참사가 발생한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후보 선거캠프의 대변인인 변호사가 작성한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은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부지는 나동연 후보가 양산시의원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9년 9월 28일 넥센타이어(주)와 경상남도 사이에 공장설립협약 조인식을 맺어 창녕군에 유치하는 것으로 이미 결정됐던 사안이었고, 양산시장 재임기간은 그 이후인 2010년 7월 1일부터 2014년 6월 30일까지였으므로 양산시장으로서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부지선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양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나동연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울산지법 2019.4.16.선고 2018고합251 판결)과 2심(부산고법 2019.9.4. 선고 2019노198 판결)은 이 사건 발언은 의견표명이 아니라 사실의 적시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것인지 여부, 허위성을 ‘인식’했는지 여부, 피고인에게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공소사실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