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법원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은 이날 김포시 소재 주택 2층 주거지에서 귀가한 피해자와 함께 주방 식탁에 앉아 술을 마시다가, 아직 내연남을 만나느냐는 피고인의 물음에 오히려 피해자는 “요즘 안 만난다구, 왜 자꾸 그래?”라고 불쾌해 하며 집밖으로 나가려 하자, 화가 나서 피해자를 나가지 못하게 막아섰다.
그런 뒤 양손으로 넘어져 있는 피해자를 밟고 걷어차고 수회 때리고, 옆에 있는 골프채(총 길이 97cm 가량의 피칭 웨지)를 집어 들어 손잡이 또는 막대기 부분으로 온몸을 수회 때렸다.
피고인은 계속해 옆에 있는 다른 골프채(총 길이 104cm 가량의 4번 아이언)를 집어 들어 손잡이 또는 막대기 부분으로 피해자의 온몸을 수회 때리고 온몸을 걷어차거나 짓밟았다.
이후 피고인은 안방으로 기어들어가는 피해자의 엉덩이를 위 4번 아이언의 손잡이 또는 막대기 부분으로 2~3회 가량 때린 후 피해자를 침대에 방치해 둔 채 주방에 흘린 피나 오물을 닦고 부러진 골프채를 치우는 등의 행위를 하다가, 같은 날 오후 4시 55분경 피해자가 건드려도 반응이 없고 호흡이 멎은 것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을 발견하자 비로소 119신고를 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해자의 불륜관계를 확인하고 화가 나 상해를 입힐 의도로 피해자의 팔, 다리 부분을 때린 것이지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2019고합120)인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임해지 부장판사)는 2019년 11월 8일 살인,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15년 및 1년의 자격정지를 선고했다. 당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에 대한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살인의 점)와 양형부당으로, 검사는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원심(2심 2019노2637)인 서울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2020년 6월 3일 피고인의 살인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인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락한 채 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검사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김상환)는 2020년 9월 24일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0.9.24.선고 2020도7804 판결).
대법원은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살인 부분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