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고문에 가까운 신체적 학대행위로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위탁모 징역 15년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0-03-24 12: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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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피해자들은 영·유아로서 신체적, 정신적 방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보호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부모가 보육료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이 양육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유로 2명에게 고문에 가까운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고 방치해 또 다른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위탁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위탁모인 피고인(40)은 2016년 3월 16일 오후 9시경 남아의 보호자가 보육료를 제대로 주지 않자 분풀이로 피해자(15개월)가 앉은 대야를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수도꼭지 밑으로 밀어 넣었다. 피해자는 비명과 함께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피고인은 즉시 병원치료를 받으라는 119 직원의 권유를 마다하고 거즈만 붙였다. 3일이 지나 피해자의 피부가 벗겨지고 물집이 생기는 등 상처가 점점 심해지자 뒤늦게 병원으로 데려갔다. 피고인은 보호자에게 모든 상황이 끝났을 무렵 마치 불행한 사고인 것처럼 말하며 자신의 잘못을 애써 감추었다.

다음으로 2018월 10월경 피고인은 여아(2018년 4월생)의 보호자와 평소 연락조차 안 되고 보육료도 거의 받지 못하자 더는 피해자를 양육할 의사가 없었다. 그런데 피해자의 평일 양육을 책임지던 어린이집 원장마저 피해자를 보내지 말라고 선언했다. 피고인은 자기가 피해자의 양육을 모두 떠맡게 되자 보호자에 대한 분노와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피고인은 자신의 큰 손으로 아무런 잘못도 없는 피해자의 얼굴이 파랗게 질릴 때까지 코와 입을 약 10초간 세게 틀어막았을 뿐만 아니라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얼굴을 담그는 방법으로 3회에 걸쳐 질식시키는 방법으로 학대했다. 피고인은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를 보면서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자신의 학대행위를 휴대전화로 촬영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 중 가장 비극적인 2018년 10월경 발생한 아동학대치사 사건이다. 여아(2017년 7월생)의 이야기이다.

20대의 젋은 부부는 아이를 임신하게 되자 책임감을 갖고 낳아 함께 키우기로 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의 벽은 아이와 함께할 시간마저 빼앗았다. 아이를 키울 형편이 안 되었던 부모는 2018년 7월경 위탁모로 활동하는 피고인을 알게 됐고, 평일에는 어린이집에 보내고 월 50만 원에 주말 동안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육을 맡기로 했다.

피해자는 자주 안아달라고 떼를 쓰고, 항상 다른 사람을 빤하게 쳐다보는 아이였다. 하지만 피고인은 그런 피해자를 싫어했고, 고개를 돌리라고 야단치기 일쑤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돌아, 돌아’ 소리를 치면 이 당시 만 15개월에 불과했던 피해자는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스스로 몸을 반대편으로 돌렸다.

피고인은 2018년 10월초경 피해자가 다니는 어린이집을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어린이집에 갈 때까지 계속 데리고 있었다. 그 무렵 피해자는 영문도 모른 채 피고인으로부터 매일같이 주먹과 발로 배나 머리를 맞았고, 새로운 어린이집 입소를 며칠 앞두고 뜻하지 않게 장염을 앓게 됐으며, 평소보다 부족한 식사로 인해 늘 굶주릴 수밖에 없었다.

피고인의 학대행위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면서 피해자는 점차 죽음에 가까워져 갔고, 결국 2018년 10월 21일경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팔을 잡아 올려 세게 앉히는 순간, 피해자는 의식이 끊어진 후로 영원히 깨어나지 못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굳어가는 몸을 보면서도 자신의 학대행위가 발각될 까봐 두려워 즉시 119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피고인은 그 다음 날까지도 다른 사람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고는 등 태연하게 평소처럼 생활했다. 결국 피해자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서 2주 가까이 연명치료를 받다가 1년 4개월 남짓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결국 피고인은 재판에 넘겨졌다.

1심(2018고합580)인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오상용 부장판사)는 2019년 4월 26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 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상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아동학대치사의 점에 대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을, 검사는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2심(원심2019노1112)인 서울고법 제6형사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2019년 11월 22일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만을 받아들여 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2명의 보호자들과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들의 보호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이 법원에 제출한 점, 과거 벌금형으로 한 차례 처벌받은 외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가 사망아동의 부모에게 지급한 범죄피해자 유족구조금 중 일부(400만 원)를 1심에서 상환했고, 당심에 이르러 추가로 100만 원을 상환한 점, 피고인이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혼자서 고령의 노모와 어린 딸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위탁받은 영유아를 돌보는 일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면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2020년 2월 27일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0.2.27. 선고 2019도17688 판결).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학대행위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견가능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리고 피고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봤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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