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법원홈페이지)
이미지 확대보기망인(1936년생)은 송동마을에 있는 비닐하우스에 거주했는데,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한 다음날인 2011년 7월 28일 오후 4시5분경 쏟아져 내려온 토사 등에 매몰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러자 망인의 외아들인 원고는 피고(서초구, 서울특별시, 대한민국)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2014가합553790)인 서울중앙지법 제37민사부(재판장 고연금 부장판사)는 2015년 11월 12일 “피고 서초구는 원고에게 2758만6350원(장례비 258만6350원 + 망인에 대한 위자료 2000만원 상속 + 원고에 대한 위자료 500만원) 및 이에 대해 2011년 7월 27일부터 2015년 11월 12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일부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 산사태 발생 당시 망인이 75세여서 이미 가동연한도 경과해 일실수입과 과실수 손해 등은 피고 서초구의 과실과 원고 주장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산사태 당시 송동마을을 포함한 우면산 일대 산사태위험지역의 주민들에게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안전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지시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해 망인이 사망했으므로, 피고 서초구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원고와 피고는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2015나2070950)인 서울고법 제14민사부(재판장 정종관 부장판사)는 2016년 11월 24일 피고의 항소(1심패소부분)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 서초구는 원고에게 1200만원(=망인에 대한 위자료 상속분 1000만원 + 원고에 대한 위자료 200만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7. 27.부터 2016. 12.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원고의 항소와 서초구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했다.
그러자 원고와 피고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피고의 위법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고 피고(서초구)의 상고는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고는 이 사건 산사태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망인의 안위를 걱정하면서 망인과의 연락을 유지해 왔고, 피고가 산사태 주의보 내지 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 사실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면, 망인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던 원고로서는 망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이를 거절할 만한 이유도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또 “피고가 송동마을 일대 주민들에게 지역방송이나 앰프방송, 통반조직 등을 이용하여 대피를 권고했다면 그 사실이 망인의 지인들을 통해 망인에게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피고의 담당공무원들이 산사태 주의보ㆍ경보를 발령하고 망인을 비롯한 송동마을 일대의 주민들을 대피하게 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피고의 소속 담당공무원들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