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지목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에 대해 공분을 나타내며, 문재인 대표를 향해 “(청와대와) 단호히 싸워 반드시 사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반드시 고영주 사퇴시켜야 한다. 말로만 ‘사퇴’ 요구하지 마라.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부정하는 자에게는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며 “지지자들에게는 성과와 승리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행동을 촉구했다.

조국 교수는 특히 “청와대가 임명한 고영주의 극우 막말, 청와대의 (안심번호제) 김무성-문재인 합의 부정 등은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의 정면 부정”이라며 “한동안 지켜보고 있었으나, 민주공화국의 시민으로 또한 법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법학자로서 도저히 못 참겠다”고 공분했다.

조 교수는 “야당, 이런 꼴을 보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묵인이나 관용의 사안이 아니다. 본때를 보여야 한다”며 “이런 사안을 놓고 싸우는 것을 ‘낡은 진보’라고 생각한다면, 야당 그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사자인 문재인은 제1 야당 대표로서 단호히 결연히 싸워야 한다. 말로만 ‘사퇴’ 요구하지 마라”며 “이는 광폭 통합 정치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은 문재인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고 이사장은 문재인 대표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애썼고, 부림사건 변호인을 했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또한 “대법원이 좌경화됐다”는 발언도 지적을 받자, 고영주 이사장은 “문재인, 제1야당 대표와 한명숙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받고 사법부 전체를 부정했는데 거기에 비하면 ‘사법부가 일부 좌경화됐다’는 제 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일 트위터에 “고영주 이사장은 나뿐 아니라, 많은 무고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았던 분입니다. 마음에 안 들면 법원도 좌경화됐다고 비난했죠. 이런 극단적인 편향이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이라며 “문제는 박근혜정부가 이런 분들을 많이 중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변호인’ 영화의 부림사건은 고문으로 용공 조작됐다는 것이 재심 무죄판결로 확인됐다. 그러나 고문, 기소, 유죄 판결한 경찰관, 검사, 판사 누구도 반성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고영주 이사장에게 바라는 것은 딱 하나, 피해자들에게 사과라도 하라는 것”이라고 사과를 촉구했다.



부림 사건은 1980년대 부산에서 발생한 전두환 정권의 대표적인 공안사건이다. 당시 노무현 변호사가 사회과학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불법체포ㆍ감금ㆍ고문을 당한 학생ㆍ교사ㆍ회사원들의 변호인을 맡았다. 이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가 <변호인>이다. 고영주 이사장은 당시 검사로서 부림 사건 수사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