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손동욱 기자]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헌법은 특별히 변호인 접견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일반인 면회가 1일 1회 10~15분으로 제한된 것과 달리 변호인 접견은 시간ㆍ횟수에 제한이 없다.

그런데 변호사 접견 악용하는 소위 ‘범털’들의 실상이 공개됐다.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월부터 1년 반 동안 1000회 이상 변호사 접견을 한 구치소 수감자가 8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집사 변호사’를 고용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호사 접견을 한다는 일부 수감자들에 대한 소문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소위 ‘황제접견’이다.

8인은 모두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다. 이들의 총 변호사 접견 횟수는 1만 623번이었고, 같은 기간 서울구치소의 전체 변호사 접견 횟수는 15만 7869번으로 이들의 접견횟수가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이 기간 동안 서울구치소의 현원은 3000여명으로 이들 8인은 0.27%에 불과하다.

조사된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접견을 한 사람은 다단계 업체를 경영하며 피해자 14만 1210여명으로 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9875억원을 교부받은 주수도 전 JU그룹회장이었다. 그는 그 기간 동안 2591번, 하루 평균 4.79번의 변호사를 접견했다.

그 뒤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회사 자금 42억 5000만원을 횡령한 A씨가 1351번), 담보로 받은 주식을 임의로 매도 처분해 횡령 혐의로 입건된 B씨가 1241번 이었다.

이들은 모두 경제사범이었고, 상위 8인 중 경제사범이 아닌 사람은 유흥업소를 운영해 약 10억원의 수입을 올린 C씨가 유일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해철 의원은 “형 집행에 있어서도 빈부의 따른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정의 관념에 부합하지 않고 국민 정서에도 반한다”며 “변호사 접견권을 남용해 수감시설 안에서도 특권을 유지하는 일부 행태를 근절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