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국민들과 소통하며 ‘국민 법관’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정의당 의원인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에 대한 대법원의 성적 불량 판정으로 인한 판사 연임(재임용) 탈락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기호 판사는 2002년 2월 제주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된 후 인천지법, 서울남부지법,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를 거쳐 서울북부지법 판사로 재직하던 중 2011년 12월 16일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연임희망원을 제출했다. 판사는 10년마다 법관 연임 심사를 받는다.
그런데 판사의 연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법관인사위원회는 2012년 1월 27일 서기호 판사가 법원조직법상 연임적격 여부가 문제되는 판사로서 심의대상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서기호 판사는 2012년 2월 7일 법관인사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고, 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법관인사위원회는 서기호 판사를 연임부적격으로 의결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2년 2월 9일 서기호 판사의 연임적격 여부에 관해 대법관회의를 거친 뒤, 서기호 판사에 대한 10년 동안의 근무성적평정결과 및 법관인사위원회의 연임적격에 관한 심의결과 등을 종합할 때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하여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서기호 판사는 2012년 2월 18일 임기만료로 퇴직했다. 사실상 법원에서 퇴출당한 셈이다.
당시 서기호 판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명박 정부 비판글 ‘가카빅엿’이 탈락 사유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실제로 법원공무원들은 보복인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서기호 전 판사는 이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법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2년 5월 25일 기각 결정했다. 이에 서기호 전 판사는 2012년 8월 28일 ‘연임하지 않기로 한 결정 취소’ 청구소송을 냈다.
서기호 전 판사는 “본인에 대한 근무평정이 매년 비공개로 진행돼 이의제기나 소명 기회를 갖지 못했고, 연임심사 당시 대법원장은 본인에게 10년 동안의 연도별 근무평정결과를 제시하지도 않았으므로, 이 처분은 본인의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근무성적 불량을 이유로 연임에서 제외된 판사가 없었는데, 본인에 대한 연임심사를 하면서 ‘누적평정결과 하위 2%’를 연임부적격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또한 대법원장은 ‘현저히 근무성적 불량, 직무수행 불가능’에 관해 예측가능한 객관적인 기준을 사전에 제시한 바 없으므로, 이 처분은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기호 전 판사는 “2005년, 2007년,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사건처리 통계는 평균치 보다 조금 낮은 정도였고, 2007년에는 ‘소액재판의 매뉴얼’을 정리해 법원게시판에 올려 호평을 받았으며, 2008년에도 서울중앙지방법원 사건처리부 소속 8명의 판사들 중에서도 매우 우수한 통계결과를 보였다”며 “따라서 본인에 대한 근무평정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의 ‘중’ 및 2006년의 ‘하’만 인정할 수 있고, 나머지 평정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 전 판사는 “특히 본인이 2009년경 법원 개혁을 주장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하자 본인에 대해 계속 불리한 근무평정이 이루어졌다”며 “그러나 이는 오히려 본인이 판사로서 직무수행을 성실히 해왔다는 점을 보여주는 반대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제2행정부(재판장 박연욱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서기호 의원이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대법원장이 2012년 2월 10일 원고에 대해 한 연임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취소한다”는 소송(20112구합28773)에서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근무성적 평정제도가 평정자의 주관에 좌우돼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폐지된다면 오히려 자의적 인사로 흐를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연임결격사유조항과 판사 근무성적 등 평정 규칙이 재판의 독립이나 법관의 신분보장 규정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연임심사 과정에서 의견진술권 및 자료제출권이 충분히 보장된 이상, 원고에게 사전에 연도별 평정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거나, 원고에 대한 근무평정이 비공개로 진행된 결과 매년 이루어진 근무평정에 대해 원고에게 개별적인 이의제기나 소명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처분이 위법하게 된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다.
또 “원고는 대법원장이 ‘누적평정결과 하위 2%’를 연임부적격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판사가 수행하는 직무의 특성상 업무처리 통계에 관한 획일적ㆍ절대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와 같은 계량화된 하나의 기준에 의해 근무성적을 평정하거나 연임발령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대법원장이 원고에 대한 연임심사에 앞서 근무성적평가에 관한 예측가능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원고에 대해 합리적인 사유 없이 일반적으로 적용돼 온 기준과 다른 기준이 적용됐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원고에 대한 근무성적평정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원고는 법관으로서의 직무수행능력이나 근무실적 등이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현저히 불량한 근무성적을 보여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판사가 고도의 판단작용을 수반하는 복잡한 직무를 담당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고도의 자질이 요구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유는 판사로서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는 10년이라는 비교적 장기간 동안 누적된 평정결과를 기초로 한 판단이므로, 설령 평정대상기간 중에 일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평균치에 근접한 통계 결과를 보인 시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원고는 2009년경부터 법원 개혁을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 불리한 근무평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2009년 이전인 2006년 및 2007년에도 원고에 대해 2년 연속 ‘노력필요’ 등급이 부여됐다”고 일축했다.
한편 서기호 전 판사는 연임 탈락을 전후로 언론에 조명돼 유명세를 타며 ‘국민 법관’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2012년 4·11 총선에서 제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서울행정법원 “대법원, 성적 불량 서기호 ‘판사 연임’ 탈락 정당”
“법원개혁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이 불리한 근무평정으로 이어졌다는 주장 근거 없다” 기사입력:2015-08-18 2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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