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6일 특전사 출신에 전두환 신군부에 항거하다 투옥되는 등 하드코어 경력을 갖고 있는 문재인 의원이 대중에게는 부드러운 이미지가 컸는데, 광화문 단식으로 이미지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조국 교수와 문재인 의원은 대표적으로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TV 찬조연설을 한 인연이 있다.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학생 시절 총학생회 총무부장으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구속, 바로 강제 징집돼 특전사로 군복무. 제대 후 전두환 신군부 반대로 구치소 수감 등의 ‘하드코어’ 경력을 갖고 있지만, 근래까지 대중에게는 부드럽고 합리적 이미지가 더 컸다”며 문재인 의원이 대학생 시절부터 최근까지 걸어온 길과 대중에게 각인된 이미지를 짚었다.
조 교수는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는 ‘유약하다, 무르다’는 부정적 이미지로 순식간 반전된다. 그런데 이번 단식으로 그의 이미지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조 교수는 “과거 YS(김영삼)와 DJ(김대중)는 각각 1983년과 1990년 단식을 통해 정국을 돌파했다”며 “그런데 이는 ‘병원단식’이었던 바, 이보다 ‘거리 단식’이 더 힘들고 위험하다. 게다가 1953년생 우리 나이로 62세 사람이 하는 단식”이라고 비교했다.
아무래도 주위 환경과 조건이 좋지 않은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중인 문재인 의원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서 잠깐.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유가족의 뜻이 반영된 세월호 특별법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하다 40일째인 지난 24일 실신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문재인 의원은 이 같이 목숨을 건 단식을 진행하는 김영오씨를 살리겠다는 신념으로 “내가 대신 단식할 테니, 단식을 중단해 달라”며 지난 19일 김영오씨 옆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병원에 후송된 김영오씨가 미음조차 거부하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어, 문 의원 역시 27일로 단식 9일째를 맞고 있다.
그런데 김영오씨에 대한 목숨을 건 단식을 폄훼하는 유언비어가 나돌자, 세월호 유가족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하는 원재민 변호사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그의 진정성 있는 단식을 강조하는 글을 올렸다. 원 변호사는 그 글에서 광화문 광장 천막의 열악한 조건을 자세히 설명했다.
원재민 변호사는 “광화문 광장은 단식을 하기에 최악의 장소였다. 대로변이어서 차들이 밤새도록 쌩쌩 달렸고, 지하에서는 지하철이 지나갔다. 항상 소음, 진동, 먼지가 있었다. 저는 노숙은 하지 않고 밤에 귀가했는데, 집에 돌아오면 머리털, 얼굴에 먼지가 가득했다. 그곳에서 주무시는 아버님들은 끊임없는 소음 때문에 가는귀가 먹고, 먼지 때문에 기관지가 상했다. 찌는 듯한 더위를 막지 못하는 천막 안에서 헐떡이고, 폭우가 쏟아지면 천막 틈과 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빗물을 걸래로 닦아내야 했다. 그런 환경에서 유민이 아버님은 40일을 버티신 것”이라고 전했다.
조국 교수는 바로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62세의 나이로 벌써 9일째 단식을 진행하는 문재인 의원의 진정성을 주목해, 문 의원의 이미지 변화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조 교수는 “일전에 말했지만, ‘나이브한 개량주의자’인 나는 단식, 삭발, 혈서 이런 투쟁방식 싫어한다”며 “그렇지만 문 의원 단식 지지한다”고 지지를 보냈다.
그는 이어 “그에게 미안하지만 또한 무슨 욕이 어디서 날라 올지 모르겠지만, 이 말을 해야겠다”며 “김영오씨가 미음을 먹기 시작하기로 결정할 때까지 버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나는 (문재인 의원) 위로 방문이라도 해야겠다. 가는 김에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정의당, 진보당 의원들께도 위로 인사드리고”라고 밝혔다.
조국 교수는 끝으로 “아무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들이 단식투쟁을 벌여야 뭐가 바뀌니...”라고 개탄하며, 청와대를 향해 쓰디 쓴 메시지를 던졌다.
◆ 문재인 의원은 누구?
문재인은 1953년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 남항초등학교를 나와 명문인 경남중학교와 경남고를 다녔다. 경남고 시절 문과 전체 수석을 하며 학업에 빼어난 두각을 나타냈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가정형편이 극도로 어려워져 방황하며 서울대 진학에 실패했다.
이후 학원의 대명사격이었던 ‘종로학원’ 입학시험에서 1등을 하며 학원비를 면제받고 재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서울에서 재수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이에 1972년 4년 전액 장학금을 제시한 경희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당시 경희대 문과 전체 수석이었다.
경희대 법과대학 학생 시절인 1975년 총학생회 총무부장으로 학생운동을 주도하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투옥,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됐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1975년 6월 풀려난 문재인은 두 달 뒤 강제로 징집됐고, 훈련소에서 특전사로 차출됐다. 1978년 특전사령부 제1공수 특전여단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하지만 문재인은 복학 후에도 1980년 전두환 신군부에 항거하다 청량리구치소에 수감됐다. 당시 사법시험을 준비해 왔던 문재인은 경희대 조영식 총장의 신원보증 아래 제22회 사법시험을 치렀고,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 통지서는 서울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서 받았다. 이런 경우는 과거도 현재도 문재인이 처음이다.
문재인 의원은 “사법시험 합격은 1980년 5ㆍ18 계엄 확대 때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구속돼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을 때 발표가 났다. 그때만 해도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바로 ‘영감님’이라고 불리던 문화가 남아 있을 때였는데, 내가 유치장에 갇혀 있으니 경찰은 축하차 온 학생처장, 법대동문회장 같은 분들이 유치장으로 들어와서 함께 소주파티를 할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급기야는 유치장 안에서 외부 인사들과 함께 노래까지 불렀으니 여러모로 착잡하고 비분강개한 기분속의 기쁨이었고, 어쨌든 그 덕분에 며칠 후 석방됐고, 제 삶에서 극적인 전환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문재인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는 인권변호사와 시민활동가로 활약한 박원순 서울시장, 고시 3관왕 출신인 고승덕 전 의원, 조영래 인권변호사 등이 있다. 연수원 시절에도 문재인은 빼어난 두각을 나타냈다. 실제로 사법연수원 수료 할 때 법무부장관상을 수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학생운동 전력 때문에 사법연수원 12기 수료 때 성적이 차석으로 밀렸다는 후문이다. 물론 차석도 대단한 일이다. 본인이 원하면 판사나 검사로 임관할 정도의 빼어난 성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학 시절 유신반대 시위를 하다 학생운동으로 구치소에 수감되는 등 시위 전력 탓에 판검사 임용의 꿈은 좌절됐다. 김앤장과 같은 대형로펌에서 영입 제의가 있었으나 문재인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은 그해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 지역에서 합동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변호사를 시작했다. 그의 첫 직장이었다.
이후 오랫동안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 부산 YMCA 이사, 민주사회를 위한 부산ㆍ경남 변호사모임 대표, 부산 NCC 인권위원, 불교 인권위원, 천주교 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사)노동자를 위한 연대 대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하며 인권변호사로 활약했다.
또 1985년 부산민주시민협의회 상임위원, 1987년 부산 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등을 맡으며 시민사회운동을 계속해 나갔다. 1995년에는 법무법인 부산을 설립했고, 2002년에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부산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며 자연스럽게 노무현과 함께 정치권에 발을 들어놓게 됐다.
문재인 의원은 자신이 가장 즐거웠던 일을 사법시험에 합격한 때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를 꼽는다.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 2004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2007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노무현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국민장의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2010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문재인 의원은 2012년 4월 제19대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그해 12월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조국 교수 “YSㆍDJ와 다른 광화문 단식 문재인 이미지 변화 변곡점 될 것”
반정부 시위 구속…강제징집 특전사…전두환 신군부 반대로 수감 등 ‘하드코어’ 경력…그런데 부드럽고 합리적 이미지 기사입력:2014-08-27 16: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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