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이태형 부장검사)는 24일 외국계 펀드매니저, 재벌가 손녀딸, 주식투자 큰손으로 행세하면서 가짜보석 등을 맡기고 ‘계좌돌리기’ 수법으로 사기범행을 일삼던 ‘김이사’ 사기조직단 7명을 검거해 3명을 구속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건축업을 하는 K(54)씨는 2009년 11월 전남 신안군의 한 낚시터에서 알게 된 ‘김이사’로부터 수백억대 비자금에 투명한 자금을 섞어 세탁하는 것을 도와주면 수억원의 이익을 준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계좌로 수천만원씩 송금돼 오는 자금에 자신의 돈 2억원을 보태 ‘김이사’에게 보내줬다.

하지만 K씨는 결국 자신의 돈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K씨는 ‘김이사’가 시키는대로 다른 피해자들에게 가짜보석과 위조어음을 전달하며 “나도 김이사를 통해 수십억을 벌었으니, 안심하고 투자해라”라고 말하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하기도 했다.

‘김이사’는 5개의 가명을 돌려 사용해가며 자신의 인적사항을 철저히 숨겨 경찰 수사에서도 실체가 드러나지 않아 자칫 영구미제로 남을 뻔했으나, 검찰에서 주범 ‘김이사’를 포함한 일당 7명을 검거해 범행 전모를 밝혀내게 됐다.

‘김이사’를 검거할 당시 주거지에서 20억원 차용증이 발견돼, 차용증 명의자 A(62)씨를 긴급 검사실로 소환한 결과, 토지개발금 40억원을 투자해준다는 말에 속아 예치금 명목으로 이미 25억원을 ‘김이사’ 일당에게 송금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추가 사기범행 5건을 더 밝혀냈다.

또 검거 시 ‘김이사’가 소지하고 있던 신분증 역시 인터넷 위조사이트를 통해 합성사진으로 위조한 것이었음을 적발했다.

뿐만 아니라 ‘김이사’ 일당들은 ‘계좌돌리기’ 거래에서 현금으로 받은 부분을 제외하고 계좌내역만으로는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피해자들이 돈을 현금 인출해 가로챘다는 허위고소까지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은 이같이 대담한 사기수법으로 피해자 8명을 상대로 총 32억원을 편취해 이 돈으로 몇 년간 호화사치 생활을 해 왔다. 실제로 ‘김이사’와 내연녀는 특별한 수입도 없이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여러 대 보유해 왔으며, 매달 1000만원 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해 왔다.

검찰은 이들 일당의 과감한 수법에 비춰 유사 피해 사례가 상당수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이사’에 대해 수배가 돼 있는 2008년 사건 4건을 포함해 면밀한 보강조사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