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확인 요청에 '이의없음'… 조영훈號 로봇산업진흥원, 인건비 정산·복무 관리 부실

국비·시비 3억3400만원 수탁과제 정산 대응 부실…통장 잔액으로도 회수금 충당 못 해

외부기관 파견 직원 외부강의 등 35건 미신고…산업부 감사서도 복무·예산 집행 부실 지적
기사입력:2026-11-05 18:15:00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조영훈 원장. 사진=로봇산업진흥원 홈페이지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조영훈 원장. 사진=로봇산업진흥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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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국비와 시비 3억3400만원이 들어간 수탁과제에서 인건비를 한도보다 많이 지급해 정산 과정에서 회수금을 떠안게 됐다. 회계법인의 확인 요청에도 충분한 경위 파악과 소명 없이 '정산결과 이의없음'을 통보했으며, 통장 잔액으로도 회수금을 충당하지 못해 추가 납부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탁과제 정산 부실에 외부강의 등 35건 미신고까지 잇따라 드러나면서, 조영훈 원장 체제가 예산 집행과 직원 복무 전반의 관리 부실을 바로잡을 수 있을지 경영 책임론이 제기된다.

◆ 3억3400만원 규모 과제에 '깜깜이' 관리...회계법인 확인에 "이의없음"

5일 알리오 경영공시에 따르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특별감사 결과, 참여연구원 변경 통보내용과 연구비통합관리시스템(RCMS)의 인건비 지급내역을 대조·확인하는 과정에서 누락이 드러났다. 참여연구원 3명의 변경 통보내역에는 참여 시작일이 2023년 4월 1일로 기재돼 있었지만, RCMS에는 인건비 지급월이 같은 해 3월 1일부터로 입력돼 있었다. 다른 참여기간 2건은 RCMS의 인건비 지급월 항목이 기재되지 않았다.

감사 대상은 2023~2024년 수행한 수탁과제다. 1차년도 사업비는 2억200만원(국비 1억4140만원·시비 6060만원), 2차년도는 1억3200만원(국비 9240만원·시비 3960만원)으로 총 3억3400만원이다. 감사는 2026년 6~7월 진행돼 7월 13일 결과가 확정됐다.

정산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위탁 회계법인은 인건비 계상률을 초과해 지급된 금액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진흥원 담당 부서는 발생 원인에 대한 충분한 확인과 소명, 책임자 보고 및 별도 이의제기 검토 없이 회계법인에 '정산결과 이의없음'을 통보했다.

인건비 한도 초과로 발생한 회수금은 통장 잔액만으로 충당할 수 없는 규모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통장 잔액을 제외하고도 추가 납부해야 할 금액이 발생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인건비 한도 초과액과 통장 잔액, 추가 납부액이 모두 비식별 처리돼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담당자 교체 과정의 인수인계 체계도 미비했다. 감사보고서는 인수인계서 작성과 주요 업무 전달 등의 관리체계가 부족했고, 과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시스템도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른 처분 요구는 과제담당자 경징계(견책), 담당팀장 경고, 과제책임자인 본부장 경고였다. 과제담당자의 정산 대응 미흡뿐 아니라 팀장과 본부장의 관리·감독 소홀도 지적된 것이다.

감사보고서에는 담당 부서가 인건비 한도 초과 원인에 대한 충분한 확인과 소명, 책임자 보고 없이 회계법인에 이의가 없다고 통보한 사실이 기재돼 있다.

◆ 외부기관 파견 직원, 외부강의 등 35건 미신고

진흥원이 같은 해 실시한 외부강의 신고 이행실태 감사에서도 내부통제 문제가 확인됐다.

2026년도 일반감사 결과보고서(감사26-6호)에 따르면 감사 대상 기간인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임직원 2명이 외부강의 등 총 36건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35건이 감사 대상 기간 중 외부기관에 파견된 직원 1명에게 집중됐다.

진흥원 임직원 행동강령 제38조 제2항은 사례금을 받는 외부강의 등을 마친 날부터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경우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감사실은 8월 18일부터 9월 18일까지 감사 대상 기간에 재직한 임직원 104명에게 국세청 홈택스 소득자료를 제출받아 외부강의 신고 내역과 대조했다. 그 결과 미신고 2명 36건 외에도 지연신고 5명 5건을 확인했다. 미신고자 2명 가운데 1명만 소명자료를 제출했고, 지연신고자 5명은 소명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감사실은 임직원 행동강령의 조치기준에 따라 35건 미신고자에게 징계, 1건 미신고자에게 경고, 지연신고자 5명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외부기관에 파견된 직원의 복무와 청렴·신고 의무 등을 관리할 주체 및 처리절차가 명확하지 않았던 점도 지적됐다. 감사실은 파견직원 관리 주체와 절차를 명확히 하고 관련 부서에 안내하도록 통보했다.

◆ '깡통로봇' 국감 이어 산업부 감사서도 관리 부실

진흥원의 사업관리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2025년 10월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비 6억8000만원이 투입된 노인요양병원 간호보조로봇 실증사업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2025년 4월 민원 이후 진행된 현장조사에서 2024년 11월 중간점검 당시 확인됐던 로봇 일부가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거나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진흥원이 현장 확인 없이 업체가 제출한 사진 자료로 시정 여부를 확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올해 산업통상부가 실시한 기관운영 종합감사에서도 예산 집행과 직원 복무 관리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진흥원은 출장여비를 과다·과오 지급하거나 동일 출장에 대해 중복 지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일반경쟁입찰 대상인 단일 공사를 분리해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사례도 확인됐다.

산업부는 지난 7월 8일 부적정 업무 처리와 관련해 경고 4명·주의 32명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기관 차원에서는 기관주의 3건·경고 1건, 권고 1건, 통보 11건과 52만9000원 환수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 감사 직접 요청한 조영훈 원장…잇단 관리 부실에 후속조치 부담

조영훈 원장은 지난 4월 1일 취임해 5월 21일 수탁과제 특별감사를 직접 요청했다. 해당 과제는 취임 전인 2023~2024년 수행됐지만, 이후 확정된 자체감사에서는 과제관리시스템 마련과 외부 파견직원 관리절차 정비가 요구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와 올해 산업부 감사에서도 사업·예산·복무 관리 문제가 잇따라 지적된 만큼, 조 원장 체제에서는 감사 후속조치 이행과 내부통제 체계 개선이 경영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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