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에 대한 이 사건 발언이 형법 제311조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형법상 ‘모욕’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북부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3도15171 판결).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입주민인 피고인(60대)은 2022. 4. 3. 오전 9시 4분경 입주자 대표회장인 피해자가 아파트 동대표들에게 부녀회장을 최순실에 빗대어 나쁜 사람이라고 표현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알게 되자 화가 나, 아파트 주민들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 피해자를 지칭해, ‘이런 사람은 유언비어 날조지요. 또 부녀회장이 최순실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가톡이 돌아나니네요, 개XX가 쓴 내용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어 공연히 피해자를 모욕했다.
(쟁점사안) 피해자에게 악감정을 가진 사람이 피해자가 쓴 '최순실판 국정농단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는 취지 비방 문자에 대해 화가 나 격렬한 표현을 쓴 것은 모욕죄인지.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작성한 카카오톡 메시지는 피해자가 아니라 관리사무소 직원을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모욕죄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6. 9. 선고 2022고정1286 판결)은 '개XX' 표현이 피해자를 지칭한 표현이라는 점을 인정해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는 점, 모욕의 정도가 심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약식명령의 벌금액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판시 카카오톡 메시지를 작성하기 약 10분 전에 ‘이런 X같은 문자가 돌아다니네요 회장인 사람이 주민자치를 농단한 사람이라 해놓고 자기가 주민을 농단하니 욕이 쳐 나오네요’(08:53경), ‘그래놓고서는 여기에 있는 몇몇분들을 불순분자 취급하니 ...(생략)...’(09:01경)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발송한 바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지칭하여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메시지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ㆍ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에 해당하여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원심(2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9. 21. 선고 2023노980 판결)은 1심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피고인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아니라, 피해자 지칭하여 이 사건 메시지를 보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메시지가 카카오톡 단체방에 게시된 전후의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부정적ㆍ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어떠한 표현이 개인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이거나 상대방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예의에 벗어난 정도이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을 나타내면서 경미한 수준의 추상적 표현이나 욕설이 사용된 경우 등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으로 볼 수 없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대법원 2022. 8. 31. 선고 2019도7370 판결 등 참조).
피해자는 아파트 동대표 등 입주민들에게 부녀회장과 관련하여 ‘최순실판 국정농단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한편 피해자가 아파트 입주민들을 고소한 사실이 있는데, 이 사건 메시지 전·후로 아파트 주민들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는 피해자의 고소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다수의 글이 게시됐다.
문제된 메시지는 피해자가 부녀회장을 부정적으로 표현한 것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하거나 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 단순한 욕설로 피해자의 주관적 감정을 상하게 할 만한 표현에 불과할 뿐,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에 대한 모욕 사건 유죄 원심 파기환송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기사입력:2026-08-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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