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검사에게 어느 죄로 공소제기 석명 구하지 않고 유죄 판단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07-29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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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검사에게 어느 죄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인지 등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지 않고 심리해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전주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6. 5. 선고 2026도2358 판결).

-불고불리(不告不理) 원칙상 법원은 검사의 공소제기가 없으면 심판할 수 없고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한정하여 심판해야 하므로, 검사는 공소장의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등을 명백히 함으로써 공소제기의 취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서로 다른 구성요건이나 법률적 평가를 전제로 하는 등 조화롭지 않고 부정합성을 드러내어 유․무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거나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에 이른 경우,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검사에게 공소사실 및 적용법조의 문제점이나 오류 등에 관한 석명을 구하여 공소장을 올바르게 보완하도록 한 다음 이에 따라 충실하게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17. 6. 15. 선고 2017도3448 판결, 대법원 2026. 4. 16. 선고 2025도12357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전주시 덕진구에서 핸드폰 판매업을 하는 자이다.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안 되고,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그 사정을 알고 개인정보를 제공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2023. 2. 1. 및 2023. 6. 12. B의 동의가 없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통신사 가입자에 대한 개인정보처리 업무를 담당하던 D에게 ‘통신사 조회시스템을 이용하여 B의 개인정보인 전화번호를 조회한 뒤 알려달라’고 요구하여 D로부터 그 정보를 제공받았다. 적용법조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7조, 제38조,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으로 기재되어 있다.

1심(전주지법 2024. 10. 25.선고 2024고정82 판결)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정보주체 B와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행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해당법조부분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2호가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원심(2심 전주지방법원 2026. 1. 28. 선고 2024노1621 판결)은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사실 중 일부와 적용법조에 따르면, 피고인에 대하여 ‘개인정보처리자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을 처벌하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1호, 제17조 제1항 제1호 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공소장 기재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D가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에서 정한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피고인에 대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한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그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을 처벌하는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위반죄로 공소가 제기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렇듯 공소장 기재 내용에 관한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여 공소제기의 취지가 명료하지 않고, 그로 인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도 지장이 초래될 수 있는 경우라면, 원심으로서는 형사소송규칙 제141조에 따라 소송관계를 명료하게 하기 위해 검사에게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위반죄와 구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 제1항, 제17조 제1항 제1호 위반죄 중 어느 죄로 공소를 제기하는 것인지 등에 관하여 석명을 구하고, 그에 따라 공소제기의 취지가 명료해지면 거기에 맞추어 범죄구성요건 충족 여부를 심리한 후 유․무죄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필요한 석명과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의 성립과 석명권 행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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