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청소년이 비행에 빠지는 구조적 이유"

[형사정책 브리핑] 문화적응 스트레스→우울·위축→비행 경로 확인... "정책 전환 없이는 반복 돼" 기사입력:2026-04-05 17:25:33
외국인 주민 증가와 함께 다문화 가정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다문화 가정은 41만 5584가구로 집계됐다.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문화 가정은 외국인 또는 귀화자가 한국인 배우자와 결혼해 형성된 가구를 의미한다. 다문화 가정 청소년은 성장 과정에서 두 문화 사이에 적응해야 하는 특수한 환경에 놓인다.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이 겪는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우울, 불안, 고립감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회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영우·이창배(2025, 동국대) 연구진은 '다문화 청소년의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비행에 미치는 영향: 내재화 문제의 매개효과'(<한국치안행정논집>)를 통해 다문화 청소년 비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다문화 청소년이 한국에 거주하면서 경험한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비행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 우울과 사회적 위축 등 내재화 문제가 매개 역할을 하는지 실증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

한영우·이창배(동국대, 2025)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의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우울과 사회적 위축을 매개로 비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행 다문화 정책이 결혼이주 여성 지원에 편중돼 청소년 심리 지원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며 학교 상담 강화와 또래 관계 지원 프로그램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한영우·이창배(동국대, 2025)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의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우울과 사회적 위축을 매개로 비행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행 다문화 정책이 결혼이주 여성 지원에 편중돼 청소년 심리 지원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며 학교 상담 강화와 또래 관계 지원 프로그램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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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차이 스트레스"...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져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서로 다른 문화 환경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과 적응 부담을 겪으며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다문화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보다 우울, 불안, 위축 등 내면 문제를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불안·위축 같은 내면 문제는 단순한 개인 문제를 넘어 비행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위험 요인으로 분석된다.

■ "우울이 핵심 고리"...스트레스와 비행을 연결

연구진은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비행에 미치는 과정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우울과 사회적 위축이 중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확인했다.

분석 결과,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우울 수준이 높을수록 비행 가능성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문화적응 스트레스 자체는 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 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우울은 문화적응 스트레스와 비행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 요인으로 확인됐다.

■ "위축될수록 위험"...또 다른 경로 확인


사회적 위축 역시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사회적 위축 수준도 함께 증가했고, 사회적 위축이 높을수록 비행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사회적 위축은 우울과 달리 일부만 영향을 미치는 '부분 매개' 요인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또래 관계에서 위축되고 고립될수록 스마트폰 의존이나 사이버 비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남학생·저소득일수록 비행 위험 높아

연구에서는 성별과 가정 환경도 중요한 변수로 확인됐다. 남학생일수록 비행 가능성이 높았고, 가정의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비행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개인의 심리 요인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 "문제는 적응이 아니라 구조"... 정책 대응 필요

연구 결과는 다문화 청소년 비행이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시사한다.

현재 다문화 정책은 결혼이주 여성의 적응 지원에 집중돼 있으며, 청소년에 대한 심리적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학교 현장의 다문화 교육 역시 연간 몇 시간 수준에 그쳐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심리 지원·차별 해소 병행해야"

연구진은 다문화 청소년 비행을 줄이기 위해 교육 확대와 심리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적응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교육 확대와 함께, 우울과 사회적 위축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심리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학교 상담 시스템을 강화하고 또래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문화 청소년을 별도로 분리하는 정책은 오히려 낙인과 배제를 강화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정신건강 관리가 비행 예방의 핵심"

연구는 다문화 청소년 비행의 핵심 원인이 문화 차이 자체가 아니라, 문화 적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과 사회적 위축이 증가하고, 결국 비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정신건강 개입이 비행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영우·이창배(2025) 연구는 기존 조사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또래 관계나 학교 환경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향후 연구에서 학교 환경과 또래 관계까지 포함한다면 보다 정밀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문화 청소년 문제는 단순한 '적응 문제'가 아니다. 정신건강, 사회 환경, 교육 체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다.

전문가들은 "차별과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성을 높이는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비행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연구논문
한영우·이창배(2025). 다문화 청소년의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비행에 미치는 영향: 내재화 문제의 매개효과. 한국치안행정논집, 22(1), 193-212.

김지연(Jee Yearn Kim) Ph.D.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형사정책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법심리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으로, 생성형 AI 기술 역기능 및 사용자 위험 요인 대응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 범죄자 위험 평가, 교정 개입 원칙, 형사사법 실무자 조직행동, 스토킹 범죄자 개입 등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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