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거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닐 경제적 형편이 못 되는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을 만들고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줄 것을 호소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고시생모임)은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은 갈 수 없지만,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시생모임은 먼저 “저희들은 사법시험이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을 만들고, 오늘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로스쿨은 한 해 평균 등록금이 1500만원에 육박한다. 고려대 로스쿨은 1년 등록금이 무려 2074만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고 로스쿨에 진학할 수 있는 사람은 상위 20% 뿐”이라며 “저희들은 그렇게 높은 등록금을 낼만한 경제적 능력이 되지 않고, 장학금을 준다고 하지만 아무도 장학금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시생모임은 “특별전형이 있다고 하지만 고작 6.1% 뿐이고, 이들은 주로 기초생활수급자 혹은 차상위계층”이라며 “특별전형 대상이 아닌 나머지 94%의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어려움 없이 로스쿨에 갈 수 있다는 것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또 “올해 사법시험 1차시험 응시자 수는 약 4000명이었는데, 이들 수험생들이 로스쿨 장학금 제도를 몰라서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분들은 아예 로스쿨 응시 자격조차 가질 수 없다. 이 분들은 로스쿨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며 “저희들은 경제적 이유로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호소했다.
고시생들은 “저희들은 신분상승을 위해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 법조인이 더 이상 ‘용’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법조인은 이제 우리 사회의 여러 직업 중 하나”라며 “그런데 왜 유독 대학원을 나와야지만 법조인이 될 수 있고, 왜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 해에 1500만원이나 되는 비용을 더 내야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문했다.
특히 “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는 로스쿨 교수님들은 사법시험 합격률이 3%라고 하면서 저희를 고시낭인이라고 부른다”며 “하지만 저희들에게 등록금 1500만원의 로스쿨은 합격률 0%의 시험”이라고 반박했다
고시생들은 “오히려 입학만 하면 75%의 합격률을 보장해 주는 로스쿨이야말로 가진 자에게만 특혜를 주는 제도다. 그래서 ‘현대판 음서제’라고까지 불린다”며 “로스쿨은 그들에게는 너무도 쉬운 제도이지만 저희에게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좌절의 장벽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는 낭인이 아니다. 저희는 꿈을 위해 도전하는 젊은이들”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저희들이 사법시험에 도전하는 것이 인생의 낭비로 보여도, 저희들에게 사법시험 응시는 꿈을 향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고시생모임은 “그런데도 누군가가 저희들의 도전을, 열정을 무의미한 ‘낭인’의 시간으로 규정짓는다면 그것은 개인의 존엄한 자아실현 과정을 짓밟는 것”이라며 “고시낭인 방지를 위해 사법시험을 없애겠다는 것은 ‘자율과 조화’를 강조하고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반한다”고 반발했다.
고시생들은 “저희들은 로스쿨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법시험만 존치시켜 달라는 것이다. 저희들 같은 경제적 약자도 법조인에 도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사법시험이 존치된다고 해서 피해를 보는 국민은 없다”며 “오히려 사법시험을 폐지하는 것이, 저희 4000명 수험생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공무담임권을 침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님들께 호소합니다! 현재 계류 중인 사법시험 존치 법안을 어서 통과시켜 주십시오. 이상민 법사위원장님,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법사위 간사 전해철 의원님! 사법시험 존치 법안이 국회에서 심사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고시생모임은 “국민의 75%가 사법시험 존치를 원하고 있다. 사법시험을 존치한다고 해서 ‘사법개혁’이라는 참여정부의 업적이 빛을 잃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추진한 정책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과감히 개선하려는 용기에 더욱 박수를 칠 것”이라고 설득했다.
고시생들은 “장학금이 있으니까, 특별전형이 있으니까 문제없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저희들을,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그런 주장이 거짓임을 알리기 위해 저희들이 나섰다. 장학금이 있어도, 특별전형이 있어도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저희 4000명 수험생들이 바로 사시존치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국민 여러분!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주십시오. 대한민국이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을 보장해 주는, 공정한 기회의 나라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사법시험 고시생모임 “돈 없어 로스쿨 갈 수 없지만, 법조인 되고 싶다”
“로스쿨은 경제적 약자에게 좌절의 장벽…우린 고시낭인 아니다. 사법시험 응시는 꿈을 향한 도전…사법시험 존치해야” 기사입력:2015-08-08 14: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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