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도박자금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면서 빌려줬다면, 그 대여행위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이므로 반환을 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강OO씨는 2014년 5월부터 6월까지 오OO이 개장한 제주시 구좌읍의 원룸 등지의 도박장에서 화투를 하면서 3000만원을 잃었다. 이에 강씨는 오씨에게 추가로 2000만원을 빌렸다.
강씨는 작년 7월 16일 오OO의 소개로 위 도박장에서 커피 심부름을 하는 장OO씨에게서 3000만원을 빌려 그 중 2000만원을 오씨에게 갚았다.
그런데 강씨가 돈을 갚지 않자, 장씨는 “3000만원을 변제기 2014년 9월 30일로 정해 대여했다”며 소비대차계약의 차용금 3000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강씨는 “이 소비대차계약은 도박자금에 사용할 목적으로 돈을 차용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로서 무효”라며 거부했다.
제주지법 민사2단독 이영호 판사는 지난 17일 장OO씨가 “빌려준 돈 3000만원을 돌려 달라”며 강OO씨를 상대로 낸 차용금 청구소송(2014가단15612)에서 장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례(72다2249)는 “당사자가 도박의 자금에 제공할 목적으로 금전의 대차를 한 때에는 그 대차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여서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강씨의 주장에 대해 장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맹OO으로부터 오OO이 아는 믿을 많나 분에게 돈을 대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도박자금으로 빌리는 사정을 전혀 모르고 돈을 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영호 판사는 “원고와 피고는 소비대차계약 체결 당시 전혀 모르는 사이였음에도 3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아무런 담보 없이 대여한 점, 원고는 대여금 3000만원 중 2300만원을 피고에게 송금하지 않고 오OO의 계좌로 송금한 점 등에 비춰 보면 원고는 피고가 도박자금에 제공할 목적으로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정을 알고 돈을 대여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소개자인 오OO이나, 맹OO의 보증도 없었던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이 판사는 그러면서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은 민법 제103조가 정한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에 해당돼 무효”라며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 제103조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주지법 “도박자금 알고도 빌려줬다면 대여금 무효…반환 못 구해”
기사입력:2015-07-23 17: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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