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해직기자 승소…대법원 “MBC 해고징계 위법해 무효”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해직징계 무효…해고 이후 복직 때까지 매월 400만원 판결 기사입력:2015-07-09 13:51:52
[로이슈=신종철 기자] MBC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특종상을 받으며 탐사ㆍ고발 전문기자로 명성을 날렸으나 해고됐던 이상호 해직기자가 MB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9일 대법원이 “해고는 무효”라며 이상호 기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9일 MBC에서 해고됐던 이상호 전 기자가 MBC(문화방송)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등 청구소송(2014다76434) 상고심에서, 원심에서 패소한 MBC의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으로서 무효라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며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 및 징계양정의 형평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등의 사유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상호 해직기자는 MBC 복직 절차를 밟게 됐다. 또한 MBC는 이상호 기자를 해고한 다음날부터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400만원의 밀린 월급도 지급해야 한다.

◆ 이상호 기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이상호 기자는 1995년 MBC에 입사해 방송기자로 근무하며 시사프로그램에서 탐사전문기자로 맹활약했다. 실제로 MBC로부터 특종상 6회, 우수상 및 특별격려상 각 1회 수상했고, 2006년 2월에는 제37회 한국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5회의 외부 수상 경력이 있을 정도로 ‘특종기자’로 손꼽힌다.

그런데 MBC는 2011년 11월부터 자회사인 MBC C&I에 파견했고, 이상호 기자는 스마트폰용 방송인 손바닥TV의 진행 맡게 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측에 의해 전격 폐지돼, 이상호 기자는 광고영업부에서 근무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호 기자는 인터넷매체와 팟캐스트를 갖춘 ‘GO발뉴스’에 재능기부 형태로 출연하게 된다.

▲고발뉴스에서팽목항현지를취재하던이상호기자

▲고발뉴스에서팽목항현지를취재하던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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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대선을 코앞에 둔 2012년 12월 17일 이상호 기자는 트위터에 “<긴급> MBC 김재철, 김정남 단독인터뷰 비밀리 진행”, “<4보> 김재철 MBC ‘대선 3일 전 김정남 인터뷰 지시한 건 사실’ 인정” 등 파급력이 큰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음날 언론사들은 이상호 기자의 트위터 발언 내용을 전하는 기사를 보도했고, 이를 반박하던 MBC는 12월 18일 이상호 기자에 대한 파견명령을 취소하고 복귀를 지시했다.

이후 MBC는 12월 2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트위터에 올린 글과 팟캐스트에 출연한 것을 문제 삼아 이상호 기자에 대해 MBC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품위유지 위반 등의 이유를 들어 2013년 1월 15일자로 해고를 의결했다. 재심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1심 서울남부지법 판결은?


이에 이상호 기자가 MBC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등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인 서울남부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박인식 부장판사)는 2013년 11월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해고 다음날인) 1월 16일부터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400만원을 지급하라”고 이상호 기자에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먼저 “원고(이상호)가 트위터에 올린 글은 피고(MBC)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로서 취업규칙을 위반했고, 또 고발뉴스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부분도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고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트위터 발언 내용 중 피고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인터뷰를 추진했다는 부분은,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언론매체로서는 김정남(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장남)에 대한 취재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추측에 불과하더라도, 실제로 피고 소속 특파원이 김정남에 대한 인터뷰 시도를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 기자가 기자로서의 직무와 별도로 개인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행위가 현재 상당히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어느 정도까지는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로서 용인할 필요도 있다”며 “원고가 고발뉴스를 통한 팟캐스트 방송을 제공하기 10년 전부터도 개인 홈페이지나 이를 이용한 인터넷방송 등을 계속해 왔고, 피고도 이를 문제 삼은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해고 당시까지도 원고의 트위터 발언이 있기 전까지는 고발뉴스 운영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들어 징계절차에 착수하려고 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 등 피고도 이를 사실상 묵인해 왔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다년간 피고에 소속돼 근무하면서 우수기자로 대내외로부터 여러 차례 표창을 받기도 했던 점, 해고의 사유로 삼은 원고의 트위터 및 고발뉴스 출연 행위 자체로서는 해고에 이를 만큼 중대한 징계사유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의 직업이 기자라는 점과 언론매체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결국 해고는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해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임금청구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2013년 1월 16일부터 복직일까지 월 400만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명했다.

◆ 항소심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그러자 MBC가 항소(2013나77425)했으나, 서울고법 제1민사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2014년 10월 MBC의 항소를 기각하고, “피고가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해고 다음날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400만원의 지급하라”며 이상호 해직기자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재판부는 “원고가 트위터에 글을 게시한 행위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유포해 피고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는 취업규칙 제4조(직원은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에 해당하고, 제66조(징계사유) 제1항(사규를 위반하였을 때), 제2항(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 제6호(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을 때)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원고가 트위터에 글을 게시할 무렵인 2012년 12월 여권에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김정남의 기자회견을 추진 중이라는 의혹이 보도된 점, 피고의 김재철 사장이 시용기자를 통해 김정남의 단독 인터뷰를 비밀리에 진행했고 이를 선거 전날 보도할 예정이라는 내용은 피고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김정남과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해 방송사로서의 공정성이나 신뢰도가 의심받을 여지도 충분하다”고 봐서다.

또한 “원고가 출연한 방송의 빈도나 내용 등에 비춰 보면, 원고가 고발뉴스닷컴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것은 대외발표나 집회, 연설 또는 이와 유사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 등의 위반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으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재판부는 “사용자를 수사기관에 고소ㆍ고발하거나 언론에 제보한 내용이 진실한 것이거나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를 이유로 근로자를 징계해고까지 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할 것이며, 특히 공공적 성격이 강한 법인과 같은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종전 대법원 판례(94누11767)를 언급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이 사건 트위터 글이 게시된 다음날인 2012년 12월 18일 원고에 대한 파견명령을 취소하고 복귀를 지시한 다음,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한 점에 비춰 보면, 원고가 트위터 글을 게시한 행위가 해고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원고가 트위터 글을 게시할 당시 피고가 제18대 대통령 선거일로부터 3일 전인 2012년 12월 16일 허무호 특파원에게 김정남을 취재할 것을 승인했고, 허무호 특파원이 12월 1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후 12월 19일 김정남을 만나서 인터뷰 시도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설령 피고의 당시 대표이사인 김재철과 기자들과 갈등이 있어 원고가 일반인들에게 피고 또는 김재철의 신뢰도를 폄하하려는 동기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트위터 글의 주요한 목적이 공공의 이해와 이익을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아무런 근거 없이 오로지 피고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트위터 글을 게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공영방송인 피고가 트위터 글을 이유로 해고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다른 주요 언론매체의 기자들도 팟캐스트 방송을 하거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원고는 2003년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한 제2회 언론인 홈페이지 대상 공모에서 이상호닷컴으로 대상을 받았고, 기자들이 자신이 속한 언론매체의 직무 수행과 별도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 한국언론재단이 기자들의 홈페이지 운영을 장려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보면, 기자들의 소셜미디어 운영은 일정한 수준까지는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로서 용인돼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고는 피고의 ‘시사매거진 2580’, ‘사실은’ 등을 통해 탐사ㆍ고발 전문기자로 명성을 높인 사실, 원고는 2005년 7월 피고의 뉴스데스크에서 1997년 대선 당시 만들어진 ‘안기부 X파일’을 최초로 보도해 2006년 2월 한국기자협회로부터 제37회 한국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했고, 하남국제환경박람회를 고발해 한국신문방송인클럽 언론대상을 수상하는 등 입사 이래 피고로부터 특종상 6회, 우수상 및 특별격려상을 수상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가 법원으로부터 (근로자지위) 가처분 결정을 받은 이후에도 출근명령을 무시하고 고발뉴스닷컴의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하는 등 자성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가처분결정에 따라 상암동 신사옥에 출근했는데, 피고가 원고의 출입을 봉쇄한 사실, 이후 원고는 피고의 일산 구사옥에 출근했는데 사무실에는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이 전혀 비치돼 있지 않은 사실 등에 비춰 보면, 원고는 피고에 복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원고의 징계사유에 대해 해고보다 더 가벼운 징계를 내리더라도 원고가 성찰의 계기로 삼을 수 있고, 원고와 피고 모두 공통의 과제인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신뢰도 회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의 위법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실체상의 위법도 있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해고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사건은 MBC의 불복으로 대법원으로 올랐으나, 대법원도 해고가 무효가 판단에는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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