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대법원이 내놓은 2015년도 법관 임용 방식을 놓고 변호사들과 법학전문대학원생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법조계가 시끄럽다.
논란의 핵심은 대법원이 판사 임용 지원자들의 사법연수원 성적과 법학전문대학원 성적을 서류심사하고, 또한 법학전문대학원 졸업한 지원자에 대해서만 법률서면(판결문) 작성 평가 즉 필기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반발하고, 여기에다 대한변호사협회까지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왜 반발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 대법원 ‘2015년도 상반기 법관 임용 계획’ 공고 뭘 담았길래?
먼저 대법원은 지난 7월 17일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위철환)를 통해 그리고, 21일에는 법원행정처장 명의로 변호사 등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신규 임용하기 위한 ‘2015년도 상반기 법관 임용 계획’을 공고했다.
판사 임용자격은 판사ㆍ검사ㆍ변호사(2개 직에 있던 재직한 사람은 재직기간 합산)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과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서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종사한 자,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자로서 공인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의 직에 있던 자이다.
또 사법연수원을 2011년 또는 2012년에 수료하고 2015년 4월 1일 기준으로 임용자격을 갖춘 사람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2012년에 졸업하고 2015년 7월 1일 기준으로 임용자격을 갖춘 사람도 지원 자격이 있다.
임용절차는 지원자의 임용신청→서류심사→법률서면 작성→중간임용심사→실무능력평가면접→인성검사→법조윤리면접→인성역량평가면접→최종면접→최종임용심사→대법관회의 동의→임명의 과정을 거쳐 판사로 임용될 예정이다.
법관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는 오는 9월에 있는데, 사법연수원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성적, 법률사무 종사경력, 공익활동 경력, 자기소개서 등을 심사하게 된다.
또한 법률서면 작성 평가도 실시한다. 법원행정처는 민사ㆍ형사 각 재판기록을 검토해 사건의 결론과 논거 중심으로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과 쟁점파악능력, 사실인정능력, 논증능력, 법률문장 작성능력 등 지원자의 기본적인 법률소양과 법적사고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문제는 서류심사에서 사법연수원 성적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성적을 심사하고, 또한 법률서면 작성 평가에 대해서는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지원자에 대해서만 실시한다는 것이다.
◆ 서울변호사회 “대법원 법관임용 계획 반대”…헌법소원도 준비
이에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는 지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조경력 3년 이상 5년 미만이어야 하고 ▲1차 서류전형을 실시하며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에게만 필기시험을 부과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법원의 ‘2015년도 상반기 법관임용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서울변호사회는 “법조일원화는 충분한 사회적 경험과 연륜을 갖춘 법관으로부터 재판을 받도록 하려는 취지”라며 “굳이 3~5년 단기 경력자를 따로 선발하는 것은 법조일원화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법조일원화 취지를 생각한다면 원칙적으로 법조경력 10년 이상인 사람 중에서 판사를 임용해야 하고, 10년 이상 법조경력자만으로 필요한 법관 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에 법조경력이 높은 순서대로 법관을 임용하는 것이 법조일원화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서울변회는 “따라서 법관 임용 3~5년 경력자를 별도로 임용하는 이번 법관임용 계획은 법조일원화의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예정한 법관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에 대해서 서울변호사회는 특히 할 말이 많아 보였다. 기본적으로 “1차 서류전형의 목적이 무엇이며, 기준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변회는 “서류전형을 통해 사법연수원 혹은 로스쿨 성적이 낮은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학벌을 보기 위한 것인가. 혹은 남성을 더 많이 임용하려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법원이 내부적으로 판사로 임용해서는 안 될 사람의 목록을 만들어 놓고, 서류전형에서 그런 사람들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서울변회는 “법원이 서류심사에서 사법연수원 또는 로스쿨 성적을 요구하는 것에 비춰 볼 때 서류전형은 기본적인 법률지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하지만 3~5년 전의 과거 성적을 현재의 법률지식으로 추정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며, 기본적인 법률지식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법연수원 출신 및 로스쿨 출신들에게 모두 동일한 필기시험을 보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변호사회는 그러면서 “만약 서류전형을 통해 성적 이외의 요소를 평가하고자 한다면, 이는 매우 자의적인 평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법원은 유념해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서류전형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서울변호사회는 “로스쿨 출신에게만 추가로 법률서면 작성 시험을 부과하는 것은 법원이 사법연수원 출신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변회는 “법률지식은 법관에게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인 자질이고, 법관인사규칙 역시 법관 선발 시 법률지식 및 법적사고능력을 참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사법연수원 출신에게도 로스쿨 출신과 ‘동일한’ 법률서면 작성 시험을 보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임용계획 공고에 따라 법관을 선발하면서 출신에 따라 다른 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될 소지마저 있다는 게 서울변회의 판단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따라서 우리는 법원이 법관임용을 함에 있어서 ▲서류전형을 폐지하고 ▲사법연수원 출신에게도 로스쿨 출신과 동일한 법률서면 작성 시험을 부과하며 ▲쿼터제를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며 “법원은 이번에 발표한 ‘2015년도 상반기 법관임용 계획’을 철회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법관임용 계획을 마련해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서울변호사회는 이 같은 새 법관 임용 방식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로스쿨 학생협의회 회장 “로스쿨 출신만 필기시험은 부당한 차별”
대법원의 이 같은 2015년도 법관 임용 선발 계획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 서지완 회장도 사법연수원과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투 트랙으로 판사를 선발해 사법연수원 출신에게만 시험을 면제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는 의견을 표시하며 반발한 바 있다.
사법연수원 출신과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모두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에게만 필기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은 로스쿨생이 사법연수생에 비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사법부가 로스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는 이유다.
◆ 대한변협, 청년변호사들 의견 대법원에 제출하기로 결정
앞서 대법원은 지난 7월 18일 대한변협에서 2015년도 법관 임용 방식에 대한 설명회 자리를 가졌는데, 대한변협은 이번 법관 임용 계획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7월 28일 대한변호사협회 상임이사회에서는 대법원의 ‘2015년도 상반기 법관 임용 계획’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양재규 부협회장이 청년변호사들의 의견을 모아 사법연수원 제41기 회장 명의로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하도록 결정했다.
변협의 결정에 따라 양재규 부협회장은 7월 28일 저녁부터 3일간 청년변호사들의 의견을 모았고, 302명의 청년법조인들이 공정한 법관선발을 위한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하는 안에 찬성한다는 의사를 이메일로 표시했다.
이에 사법연수원 41기 자치회장을 역임한 양재규 부협회장 등은 지난 1일 대법원 인사총괄심의담당실을 방문해 ‘공정한 법관선발을 위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제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양 부협회장은 의견서 제출 후 대법원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대법원이 서류심사에서 사법연수원 성적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성적 등을 기준으로 1차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은 사법시험 출신과 변호사시험 출신을 구분해 양자 간 합격인원을 할당하려는 것으로서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이 공고한 단기경력법관 선발방식은 법관선발의 공정성을 저해하므로, 공정한 법관선발을 위해서는 사법시험 출신이건 변호사시험 출신이건 가리지 말고 모든 지원자에 대하여 동일한 필기시험을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양재규 부협회장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배출된 상황에서 법관선발이 공정하려면, 서류심사에서 사법시험 출신과 변호사시험 출신 사이에 인원을 할당하는 이원적 선발방식을 채택할 것이 아니라, 사법시험 출신과 변호사시험 출신 모두에게 판결문 작성시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대법원에 제출한 <공정한 법관선발을 위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의견서 전문
지난 17일 대법원은 ‘2015년도 상반기 법관 임용 계획’을 공고하였는바, 이에 의하면 3년 이상 5년 미만의 단기 법조경력 지원자에 대하여는 법관인사위원회의 서류심사를 거치되, 그 중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지원자에 대하여는 법률서면 작성평가를 실시한다고 한다. 그리고 서류심사를 함에는 사법연수원 또는 법학전문대학원 성적, 법률사무 종사경력, 공익활동 경력, 자기소개서 등이 평가기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류심사와 법률서면 작성평가의 방식은 법관선발의 공정성을 저해하므로, 공정한 법관선발을 위해서는 사법시험 출신이건 변호사시험 출신이건 가리지 말고 모든 지원자에 대하여 동일한 필기시험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이 공고한 선발방식에 대하여,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쿼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반대의견을 표명하였고, 로스쿨학생협의회장도 투 트랙으로 판사를 선발해 사법연수원 출신에게만 시험을 면제하는 것은 부당한 차별이라는 의견을 표시하며 반발하였다. 지원자들이 속한 두 집단의 어느 쪽도 이원적인 법관선발방식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서류심사의 주된 요소인 사법연수원 성적과 법학전문대학원 성적은 상호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실무능력 면에서 두 집단에 동일하게 적용될 평가기준이 없으면 서류심사에서 쿼터제를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법관선발의 첫 번째 관문인 서류심사에서 3년 내지 5년 전의 성적을 기준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법조일원화의 취지에도 반한다. 법조일원화는 풍부한 경험을 쌓은 변호사들을 판ㆍ검사로 임용하자는 것인데, 변호사로서 3년 내지 5년의 경험을 쌓는 동안 실무능력의 변화가 있을 것임을 고려하면 법관선발 시에 실무능력 평가를 새로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공고에 의하면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률서면 작성평가는 재판기록에 대한 검토보고서 작성방식과 기본적인 법률소양 및 법적 사고력에 대한 평가인바, 이는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선발할 때 필요한 평가일지는 몰라도 경력법관을 선발할 때 필요한 평가는 아닐 것이다. 법관의 주된 업무가 실체적ㆍ절차적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문을 작성하는 것임을 고려하면, 재판연구원 선발과는 달리 경력법관 임용시에는 고도의 전문지식을 요하는 민·형사 판결문 작성능력을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나아가 판결문 작성능력 등 고도의 실무능력을 갖춘 지원자들을 상대로 공정성ㆍ청렴성ㆍ의사소통능력ㆍ품성ㆍ적성ㆍ공익성 등을 요소로 하는 인성평가를 다각도로 진행하여 법관의 직무수행에 적합한지 여부도 가려내야 한다.
덧붙여 지적하자면,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중 변호사법 제21조의2 제1항에 따라 ‘대한변호사협회에서 2012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연수를 받은 사람’은 개업이 금지되는 위 연수기간 동안 연수를 받았다고 해도, 위 연수기간을 법원조직법 제42조(임용자격)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변호사’의 직에 재직한 기간 또는 제2호에서 말하는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기간’이라 볼 수 없어서, 2015. 7. 1.을 기준으로 ‘3년 이상 재직’이라는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연수를 받은 사람과 법무관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에서 6개월간 법률사무에 종사한 사람 사이의 차별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따라서 ‘3. 임용기준’ 중 ‘법학전문대학원을 2012년에 졸업하고 2015. 7. 1. 기준으로 제1항의 임용자격을 갖춘 사람’ 부분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이 이번에 단기경력법관의 임용절차와 평가항목을 공개한 것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지만,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미흡하거나 부당한 점이 많으므로, 대법원은 단기경력법관의 선발방식을 일원화하는 등 ‘2015년도 상반기 법관 임용 계획’을 다시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014. 8. 1.
사법연수원 제41기 회장 양재규 외 302명
대법원 ‘판사 임용’ 법조계 시끌…사법연수원과 법학전문대학원 차별?
사법연수원ㆍ로스쿨 성적으로 서류심사, 법학전문대학원 출신만 판결문 작성 평가 필기시험 기사입력:2014-08-04 12: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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